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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칼럼] 한국대학신문
[기고]'사학분쟁조정위원회 제 역할 하고 있나'
정영철 순천대교수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이하 사분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부패 족벌재단의 입장을 대변해 그들의 손을 들어준다면 해산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심지어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아니라 사학분쟁조장위원회라는 말까지도 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분위 위원 간의 입장차로 접점을 찾지 못했던 지난 1기 때에 비해 2기 사분위는 의사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분위 안팎에선 1기 때부터 끌어오던 4개 대학 정상화 문제를 조속히 마무리 짓자는 얘기가 나온 바 있다. 하지만 정작 조속한 정상화를 주장하던 해당 대학들은 깊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도 비리로 물러난 구재단의 복귀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우려는 한때 대학 민주화의 성공 사례로 평가되던 상지대 학생들의 수업거부와 교직원의 천막농성이 대표적이고 단적인 예가 될 수 있다. 조선대·광운대·세종대도 사정은 마찬가지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우리나라 고등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절대다수의 대학들이 사학이라는 사실과 사학 재단의 대부분이 족벌 부패 비리에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은 교과부도 잘 알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내재되어 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한국 사회 전반의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인권이 무너져 내린다는 평가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는 일부 진보 개혁진영만이 아닌 국민 대다수가 공감하는 평가다. 특히 지난 YS·DJ·노무현 정부를 거치는 동안 몇몇 부실부패·족벌 사립대들에서 대학의 민주화가 진행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민주화가 진전된 대학들에서는 대학운영의 건전화·투명화가 일정 부분 성공을 거뒀다. 특히 최근 사분위 구성원들이 보수적 인사들로 대체된 이후에는 과거의 족벌 부패 비리 사학재단의 복귀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다 결국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사학재단의 재산권과 자율성은 교육의 공공성 못지않게 존중돼야 한다. 하지만 사학재단의 재산권과 자율성의 존중이 재단 설립자와 그 측근들의 자의적 학교 운영까지 용인하라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사학 분규가 계속 반복되고 있는 현실은 대부분 재단측의 부패와 비리 그리고 그들의 전횡 탓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분규가 되풀이되는 사학의 정상화를 꾀할 때 먼저 고려돼야 할 것은 비리 관련자를 학교 운영에 다시 참여시키지 않도록 제도를 보완하는 것이다. 파렴치한 범죄 행위를 저질러 학교운영으로부터 배제된 구재단의 복귀를 허용하는 결정권을 가진 사분위는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판단이다.

이런 점에서 사분위의 잇단 결정은 결코 온당하다고 할 수 없다. 문제는 사분위의 결정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데 있다. 교과부가 사분위의 결정에 재심을 요청할 수는 있으나 사분위가 똑같은 결정을 내리면 어쩔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사분위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고 법적 구제를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사학법을 개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갖게 된다. 차제에 사분위가 사학의 공공성과 재단의 사유재산권 보호를 조화시키는 균형 잡힌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고쳐야 할 것이다. 사분위도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 최소화와 안정적 교육환경 조성 도모라는 설치 목적에 충실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 훨씬 설득력을 가질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칼럼 | 입력 : 10-05-10 오후 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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