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가 상반기 마감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교육과학기술위원회(이하 교과위)는 법안처리율 최하위권이라는 오명과 함께 상반기를 마감할 전망이다. 이에 교육계와 대학가에서는 교과위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으며 하반기 교과위의 분발을 주문하고 있다.

■법안처리율 ‘최하위권’ 불명예=본지가 13일 기준으로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통해 15개 상임위원회(총 16개 상임위원회 중 국회운영위원회는 제외)의 상반기 법안처리율을 분석한 결과, 교과위는 여전히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과위의 법안처리율은 25.95%(접수 470건 중 처리 122건)로 보건복지위원회(7.86%)·행정안전위원회(20.93%)·여성가족위원회(25.88%)등과 함께 최하위권에 해당됐다. 이는 교과위와 법안접수 건수가 비슷하거나 많으면서도 50% 이상의 법안처리율을 보인 기획재정위원회(62.78%)·지식경제위원회(58.18%)·국토해양위원회(51.43%)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정쟁’에 발목 잡혀 ‘오명’ 자초=교과위가 법안처리율 최하위권이란 오명을 얻게 된 데는 여야 간 대립, 즉 정쟁이 주된 이유로 꼽히고 있다.
교과위는 상반기에 진행된 두 번의 국정감사에서 2008년에는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 문제로, 지난해에는 정운찬 총리 문제로 여야가 팽팽히 맞서며 파행을 겪은 바 있다. 또한 교과위는 지난 2월 임시회에서도 세종시 수정안·교육감선거 개입 의혹·경기도교육청 집중감사 등의 안건을 두고 여야가 대립, 전체회의가 무산되는 등 상반기 동안 전체회의가 수차례 난항을 겪었다.
심지어 지난해 12월에는 한나라당 교과위 위원들이 전원 위원직 사퇴를 결의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결국 교과위는 정쟁에 발목 잡히면서 법안 처리라는 본연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고 법안처리율 최하위권이라는 오명을 자초하게 됐다.
■여야는 상대 탓만, 교육계·대학가는 분발 주문=이 같은 교과위의 현실에 대해 여당은 야당에게, 야당은 여당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형국이다.
실제 한나라당 교과위 의원들은 위원직 사퇴 결의 당시 “더 이상 민주당의 독선적 파행 운영으로 중요한 민생법안이 표류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이르러 뼈아픈 결의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민주당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민주당 소속인 이종걸 교과위원장은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청와대의 눈치를 보면서 교과위 예산과 법률을 직권상정하기 위해 교과위 파행을 배후 조종했다”고 맞받아쳤다.
하지만 교과위 파행과 법안처리율 최하위권이란 오명은 여야의 공동책임이라는 게 교육계의 시각이다. 즉 여야가 상대 탓만 하는 것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과거 어느 상임위보다 교과위가 불량 상임위라는 비난과 함께 실질적으로 활동을 못한 결과가 나타났다”며 “교육 상임위는 정쟁에서 벗어나 국가의 백년대계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하지만 정쟁의 핵심으로 여야가 교육을 똑같이 다루고 있다”고 비판했다.
상황이 이러하자 하반기 교과위의 분발과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법안 처리 지연으로 행정에도 차질을 빚고 있는 대학가에서는 교과위가 더 이상 직무유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인천대 법안이나 서울대 법안, 국립대 법안 등은 대학가에서는 매우 중요한 법안”이라면서 “교과위가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줘야 대책을 세울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최근 여야는 5월 임시국회를 열고 지난 4월 임시회 때 처리하지 못한 기업형 슈퍼마켓(SSM) 규제법 등 36개 민생법안을 처리키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