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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원성 쌓이는 학생식당
'고급화'내걸고 가격올려 부담 가중
일부 '1인 9000원'레스토랑 추진도

“배고프고 돈 없을 때 찾는 곳이 학생식당이었어요. 갈수록 높아지는 등록금에 용돈이라도 절약하려고 학교식당을 찾았는데, 이제는 학생식당마저 부담스럽네요.”

대학 학생식당에 고급화 바람이 불고 있다.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탈바꿈하면서 ‘학생식당’=‘값이 싸다’는 틀도 깼다. 교내 고층건물 스카이라운지에는 고급 레스토랑이 들어서는 경우도 있다. 주머니 가벼운 학생들 사이에선 “누구를 위한 식당의 고급화”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총학생회에서도 고급 식단에 잇단 제동을 걸며 ‘보편적 학생식당 사수’에 나섰다.

대학 식당 고급화 바람=지난 1월 연세대에서는 학생회관 2층 고름샘 학생식당을 고급 레스토랑으로 개조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학생식당의 외주업체인 아워홈과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은 1인당 5000∼9000원에 토론 공간과 음료, 음식을 제공하는 차별화된 고급 레스토랑을 만들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외에도 경희대·가톨릭대 등 일부 사립대 학생식당에는 이미 5000원대 식단이 등장, 외부식당의 가격과도 별반 차이가 없다.

학생식당 고급화의 바람은 국립대에도 불었다. 충북대는 지난 3일 고급 학생식당 ‘별빛 레스토랑’을 개소했다. 기존의 학생식당을 개조해 확장, 리모델링한 것이다.

널찍하고 고급스러워진 식당 분위기와 함께 함박 커틀렛·치즈커틀렛 등 7000원짜리 고가식단도 등장했다. 다른 메뉴도 △분식류 3000원 △한식류 4500~5000원 △양식류5000~7000원 등으로 대학가 주변 식당보다 500원~1000원 정도 비싸다.

교내 고층 건물 스카이라운지에 고급레스토랑이 들어서는 경우도 있다. 가톨릭대 150주년 기념관 16층 스카이라운지에는 ‘리베르따’라는 고급 레스토랑이 자리하고 있다.

학생식당의 외주업체인 미셸푸드가 운영하는 곳으로 음식 가격은 1만원 이상. 교내에 위치했다는 것 외에 외부 고급 레스토랑과 차이점은 없다. 학생뿐 아니라 교직원, 인근 주민들이 주 이용객이다. 공주대도 2005년부터 교내 기숙사 18층에 ‘금강 스카이라운지’라는 고급 레스토랑을 운영, 1만원 대의 양식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대학내 식당의 변화에 대해 관계자들은 "수요자의 요구에 맞춘 변화"라고 설명한다. 다양한 메뉴의 음식을 원하는 학생들이 늘어난 만큼, 학생식당도 기존의 저렴한 이미지에서 탈피, 값을 높이더라도 양질의 다양한 음식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충북대 학생처 관계자는 “학생들이 다양한 메뉴를 원하는 데 싼 음식만 제공할 수는 없다. 고급 레스토랑의 개소는 수요자의 요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한 변화”라고 설명했다.

총학생회 고가식단에 제동=그러나 학교측의 수요자 예측은 빗나간 듯 보인다. 학생들 사이에선 고가 식단에 대한 불만이 새어나오고, 각 대학 총학생회는 학교측에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 연세대 총학생회는 지난달 28일 대의원총회를 열고 학생식당의 밥 값이 측정된 근거를 제시하라며 교내 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측에 개선책을 요구했다.

연세대 학생복지위원회 이태영(정치외교학과 4)씨는 “이미 학생식당의 기본 밥값도 3000원을 넘어서 학생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며 “생협과  위탁업체인 아워홈이 학생회관 2층 고름샘 식당의 메뉴·가격·리모델링 여부 등에 대해 재논의 중이다. 최대한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방향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개관한 충북대 고급 학생식당에도 제동이 걸렸다. 학생들의 의견수렴 없이 식단이 짜여진 것이 문제가 됐다. 충북대 총학생회 학생은 “식당이 개관하고 나서야 가격이 비싸다는 것을 알았다. 고가 식단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상당수 제기돼 학교 측에 시정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톨릭대 총학생회 성인영(심리학과 2)씨도 “학생식당 위탁업체가 일방적으로 바뀐 후, 값은 올랐는데 맛은 더 없어졌다”며 “학생들의 불만이 많은 만큼 학교측에 계속적으로 개선 요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교내 고급 레스토랑이 학생들 사이에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가톨릭대 한 학생은 “교내 스카이라운지에 고급 레스토랑이 들어섰지만 돈이 없는 학생들은 한 번도 이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학교에 굳이 고급 레스토랑이 들어와 학생들 사이에 위화감을 조성할 필요가 있나”라고 비판했다.

결국 학생들이 학생식당에 원하는 것은 양질의 저렴한 식단이다. 값 비싼 고급 식당은 이미 대학가 주변에 즐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생식당은 소수를 위한 고급화보다 누구나 부담 없이 배고픔을 달랠 수 있는 ‘보편적 식당’으로 남아야 한다는 데 학생들은 입을 모은다.

연세대 이태영씨는 “학생식당은 밖에서 만날 수 있는 세련되고 트렌디한 일반 식당과 달라야한다”며 “대학은 주머니 가벼운 학생들이 비싸지 않은 식사를 건강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충북대 김해경(심리학과 2)씨도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종종 학생식당을 찾았다"며 "고가 식단보다 저렴한 음식 메뉴를 다양화 하는는 편이 학생들 입장에선 더욱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여진 기자 (dike@unn.net) | 입력 : 10-05-14 오전 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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