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3개국 대학생 의식조사를 통해 각국 대학생들의 사고와 의식이 현저히 달라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수준의 큰 차이를 드러내는 결과를 얻게 됐다. 수확이라면 큰 수확이다.
국가관에서만 보더라도 중국 대학생들의 국가애와 충성도, 자부심은 한국과 일본이 감히 따라갈 수도 없는 수준이다.
이것은 정치체제와 사회환경에 분명 관련된 것이며 국가중심적인 사고를 강요받으며 성장해 온 중국 대학생들에게는 당연한 결과일지 모르지만 한국과 일본 대학생이 중국 대학생들의 이같은 투철한 국가관을 알게 된다면 소스라치게 놀라며 “왜 그래야 하나”라고 되물을 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본지의 이번 조사결과를 한 방송국에서 집중 보도했을 당시, 해당 방송사의 담당기자는 대학생들에게 왜 그러한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보는지 물은 모양이었다. 학생들은 딱 그렇게 반문했다.
“전쟁이 나면 정치인들이 제일 먼저 도망갈 텐데 제가 왜 굳이 전쟁터에 나가야 하나요?”
“정치인들이 제일 먼저 도망갈 것”이라는 말은 그만큼 우리 한국의 대학생들에게 정치인들은 신뢰를 완전히 상실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평상시 국가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며 비상시 국민을 안전히 대피시키고 국가의 주권을 수호해야할 책임이 있는 정치권에 대해 ‘절대 그럴리 없는 사람들’로 낙인을 찍은 것이다. 정권이 교체돼도 변함없이 정치비리, 금품수수 관련 수사가 검찰의 중요 업무가 되고 특검제도를 통해 정치인과 경제인이 대거 구속되는 현실이 대학생들에게 강한 불신을 심은 것 또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왜 제가 굳이 전쟁터에 나가야 하나요?”라는 그 말에 본 기자가 되묻고자 하는 것은 “그럼 같이 도망갈 건가요?” 혹은 “그럼 이 땅은 누가 지키나요?”가 될 것이다. 문제를 분명 보기는 하는데 해결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의지는 전혀 찾을 수 없다.
이같은 의식구조는 어떤 삶을 살고자 하는 지 알아보는 질문의 답변으로 정확히 이어진다.
한국 대학생들은 ‘즐기면서’ 그리고 ‘부유하게’ 살고 싶다고 말한다. 충실하게 보람되게 봉사하며 사는 삶, 젊은이다운 도전적인 삶보다는 즐길만큼 풍족하게 살고 싶다는 것. 빈부격차와 이로 인한 갈등이 가장 시급한 해결 과제이자 가장 첨예한 갈등구조라고 인식하면서도 이를 해결하거나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숙고하기 보다는 그들도 부유하고 풍족해서 즐길 수 부류에 속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 대학생들의 의식이 달라져야할 것이다. 불신집단으로 지목된 정치인과 언론인들도 다름 아니다. 이번 조사의 가장 큰 의의라면 우리의 모습을 중국과 일본에 비춰 이처럼 문제를 세심히 읽을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본지의 한중일 대학생 의식조사는 올해 처음 테이프를 끊었다. 앞으로 매년 같은 시기에 실시될 예정이며 국가간 비교의 횡적인 조사 뿐만 아니라 각 국의 의식변화와 그 흐름도 살펴볼 수 있는 종적인 조사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이번 조사의 담당기자로서 동북아를 이끄는 3국의 교류와 이해 증진에도 아무쪼록 보탬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