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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칼럼] 한국대학신문
[기고]학력지상주의가 문제다
강주홍 (국무총리실 교육정책과장)
지난해 사교육비는 21조원을 넘어섰다. 28조원인 국방비에 버금가려는 규모이고 대다수의 국민을 힘겹게 만드는 지출항목이다.

교육문제에 관해 두 가지 주요한 편견이 있다. ‘공교육이 정상화되면 사교육을 없앨 수 있다’, ‘교육문제는 교육부의 문제이다’가 그것이다. 공교육이 정상화되어도 현재의 사회적 보상구조에서는 사교육을 줄일 순 있지만 없애기는 어렵다. 학습보충보다 끊임없이 상대적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사교육을 더 받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공교육의 정상화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이는 당연한 과제이지만 이것이 곧 사교육비 경감과 등식을 이루는 것은 아니다.

사교육 유발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결국 능력보다는 눈에 보이는 학력이 높을수록 사회적 보상이 더 커지는 ‘학력지상주의’가 결정적이다. 학력지상주의는 사회적으로 과다한 학력 취득에 매달리게 해 자원배분을 왜곡하고 결국 국가잠재성장력까지 훼손시키고 있다. 학력지상주의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이의 수혜자들이 적극 나서야 하고 정부는 이를 촉진하는 유인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껏 사교육대책이 큰 성과를 내지 못한 이유는 학력지상주의를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을 위주로 접근한 탓이 크다. 학력지상주의의 최대 수혜자는 기업과 대학이다. 기업 특히 대기업의 입장에서는 가만히 있어도 학력경쟁 관문을 거쳐 입사하려는 사람이 많은데 굳이 이를 마다하지 않으려 하겠지만 학력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는 상황에서도 능력있는 고졸자에게 일정 일자리를 할당해 기회를 주어야 한다. 학력지상주의가 완화돼 사교육비가 경감되면 가처분소득 증가, 소비 증가로 이어져 기업매출이 늘고 인건비도 일정부분 줄일 수 있다.

대학은 정부의 간섭이 최소화되는 방향에서 원하는 학생을 자율적으로 선발하여야 하지만 선발방법이 중등교육을 정상화하는데 도움이 되고 불필요한 사교육비 유발을 최소화하도록 늘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한다. 대학은 학교체계 중 영향력이 제일 큰 상급학교이고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들어간 중등교육 졸업생을 공급받는다는 측면에서 이러한 책무성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교육문제는 교육부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관심과 지원으로 해결해야 한다. 교육은 결국 우리 국가사회를 유지?발전시키는데 필요한 인적자원을 길러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앞서의 기업과 대학과 더불어 학부모와 지역사회는 중요한 교육관련 주체이다. ‘공교육의 최대의 적은 옆집 아줌마’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듯이 사교육이 팽배한 원인에는 사교육 열풍을 무비판적으로 답습하는 경향이 크게 작용한다. 내 아이만을 위한 이기적인 학부모의 모습에서 탈피해 없는 시간도 쪼개 학교운영에 참여하며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를 보다 더 나은 교육환경으로 만드는 활동에 적극 참여하여야 한다.

공교육을 내실화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협력도 필수적이다. ‘애 하나 키우는데 공동체가 필요하다’는 말이 있듯이 지역사회에 있는 교육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학교와 사회간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 지자체, 지역기업?대학, 지역NGO 등이 갖고 있는 물적·지적자산을 학교에 지원하고 예컨대 학교는 방학동안 유휴 학교건물을 사회적 활동에 제공함으로써 서로 윈윈할 수 있다고 본다.

학력지상주의는 능력중심의 보다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꼭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교육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기업, 대학, 학부모, 지역사회 등 사회 구성원 모두의 총체적인 노력이 필요하고 각자의 권리 주장과 함께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무성을 잊지 않아야 한다.
한국대학신문 칼럼 | 입력 : 10-05-17 오전 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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