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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가 대학 분식회계 조장
"유가증권 투자손실 50% 넘을 때만 결산 반영" 지침
"적립금 주식투자 권고 따른 손실 은폐 의도" 지적
일부 사립대의 분식회계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가 대학에 투자 손실을 은폐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과부가 지난해 3월 ‘투자손실 50% 이상인 경우만 결산에 반영’하도록 하는 공문을 각 대학에 내려보냈기 때문이다.

교과부는 지난해 3월 “투자유가증권의 시가가 취득가액의 2분의 1이하로 된 경우에는 시가로 평가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전국 대학에 내려 보냈다. 바꿔 말하면 투자손실이 50% 미만일 땐 결산에 포함시키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이는 기존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에 대한 특례규칙’이 투자유가증권의 시가가 취득가액의 2분의 1이하인 경우에는 시가로 평가할 수 있게 돼 있는 점을 상기시켜 준 것이다. 그러나 2007년 교과부가 대학 적립금의 절반을 유가증권에 투자할 수 있게 규제를 풀면서, 주식·펀드 투자로 손실을 보는 대학이 늘어나자 교과부가 이를 은폐하려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상민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대학의 유가증권 투자를 허용해 적립금의 주식·펀드 투자를 유도했지만, 정작 손실 규모가 커지자 각 대학에 공문을 보내 50% 이상 손실만 결산에 포함시키도록 했다”며 “사실상 손실을 축소·은폐한 의혹이 짙다”고 지적했다.

이런 비판이 제기되자 교과부는 지난해 12월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에 대한 특례규칙’을 개정했다. 올해 3월 1일부터는 투자 수익과 관계없이 모든 투자유가증권을 시가로 평가해 결산에 반영토록 한 것이다.

그러나 개정된 규칙은 올해 3월 1일부터 적용됐다. 대학들이 지난해 손실을 본 액수가 50% 미만일 때는 사실상 축소·은폐가 가능했단 얘기다. 한 사립대 교수는 “교과부는 펀드 투자 문제가 불거진 당시 재무회계 규칙을 개정하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개정안은 내년 2월 회계결산보고서에 반영된다”며 “대학들이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펀드에 투자한 내역을 은폐하고 위장할 수 있도록 교과부가 빌미를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주대가 그런 경우다. 아주대는 교비 233억원을 16계좌에 나눠 펀드에 투자하고 손실을 본 뒤 이를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 대학이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한 지난해 교비결산보고서에는 펀드 투자를 '예금'으로 분류, 매입 가격만 기재했다. 이는 투자유가증권 손실이 50% 이상일 경우에만 결산에 반영시키도록 한 기존 '재무·회계 규칙에 대한 특례규칙'을 악용한 사례로 지적된다. (본지 745호 1면 참조)

문제는 다른 사립대도 이 같은 허점을 악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대학의 선택에 관한 문제로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당시 대학들의 요구에 따라 적립금 가운데 2분의 1 범위 내에서 유가증권에 투자를 할 수 있는 제도적 길을 만들어 놓은 것”이라며 “투자 여부는 대학의 의사결정에 따라 선택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유가증권 투자에 관한 특례규칙을 알려 줬을 뿐, 손실 은폐나 분식회계를 조장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러나 사학진흥재단 관계자는 “당시 경기상황이 좋았기 때문에 대학이 펀드·주식투자로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을 교과부가 간과했던 것 같다”며 “지난해 12월 이를 현 시가로 평가토록 개정한 것은 대학들의 투자손실과 교과부가 이를 은폐하려 했다는 지적이 일자 뒤늦게 대응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대학들의 펀드 투자 내역과 손실 현황을 공개한 이상민 의원은 오는 7·8월 중 또 한 번 대학들의 펀드투자 내역과 손실 현황을 공개할 예정이다.
송아영 기자 (songay@unn.net) | 입력 : 10-05-20 오후 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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