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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행정 서비스 ‘F학점’
부처 간 소통 없어 학생 만족도 낮아
정기 대화 등 해결책 모색에도 ‘박차’

최근 각 대학이 학생 만족도 제고에 팔을 걷었으나, 여전히 많은 학교에서는 사소한 행정 서비스조차 신속하게 제공되지 않아 학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대학 관계자들은 학생 서비스의 질을 저하시키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를 각 부처 간 소통의 부재에서 찾는다. 이에 따라 부처 간 소통을 활성화하는 등 보다 명쾌한 행정 서비스 제공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대학들이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학생 만족이 최우선이라더니…. 말로만?”

오늘날 많은 대학들이 ‘학생 만족’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학생들은 작은 학사 행정 한 가지를 해결하는 것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특히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행정 서비스를 받기 위해 여기저기 담당 부서를 찾아 헤매야 하는 번거로움을 대학 행정에 대한 가장 큰 불만으로 꼽는다. 다음은 최근 1년여 동안 대학 행정 서비스에 불편함을 느꼈던 학생들의 사례 중 일부다.

△사례1: 경기도 소재 대학 3학년인 박모(23)씨는 지난해 교환학생 파견 당시 대학의 허술한 행정 처리로 눈앞이 캄캄했다. 학교의 지시를 따라 교환학생 신청서를 과사무실에 제출하고 현지 대학으로 가 보니 단기 연수생으로 등록돼 있어 곤혹을 치른 것이다. 박씨는 신청서를 제출했던 과사무실에 전화해 다급히 물었지만 국제교류처에서 관장하는 업무여서 알 수 없다는 말만 들었다. 이에 따라 박씨는 국제교류처에 문의했으나 이곳에서 역시 과사무실에 물어야 하는 내용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이에 따라 결국 박씨는 현지 대학의 유학생 담당 부서를 찾아가 정황을 설명했고, 외국 대학측의 연락을 받고서야 본교는 사태 수습에 나섰다.

△사례2: 지난 2008년 부산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는 한모(27)씨는 최근 이직에 필요한 졸업·성적증명서를 떼는 과정에서 애를 태웠다. 당연히 인터넷으로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으나, 출신 대학에 전화 문의한 결과 직접 방문해야 한다는 답변을 들었기 때문이다. 다급해진 한씨는 주위 사람들에게 다른 방법이 없는지 물었고, 지인의 도움을 받아 인터넷을 통해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었다. 학교측의 부정확한 설명에 불만을 느낀 한씨는 전화를 걸어 따졌지만 대학에서는 “당시 담당자가 자리를 비운 상태여서 다른 업무를 보는 직원이 잘못 알려 준 것 같다”는 말만을 되풀이할 뿐이었다.

이외에도 많은 학생들이 수강신청, 휴학·복학, 외부 장학금 신청, 교환학생 학점 인정 등 대학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행정 서비스를 제공받는 데도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소통 부재 등 문제 … 해결책 모색에 ‘박차’

이처럼 학생들에게 원활한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대학 관계자들은 부처 간 소통의 부재를 든다. 부서 간 소통이 없으니 서로의 업무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학생들은 한 가지 일을 처리하는 데도 여러 곳을 돌아야 한다는 말이다.

서울 한 대학 직원은 “같은 부서 내에서도 업무가 다르면 별다른 대화를 하지 않는데, 다른 부서와는 어떻겠느냐”며 “학생들이 요구하는 행정 서비스는 이렇게 보면 이 부서, 저렇게 보면 저 부서에서 해결해야 하는 일인 경우가 많다. 각 부처 간 대화가 없고, 서로의 업무에 대해 명확히 구분해 놓지 않으니 중간에서 학생들이 곤혹을 치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대학 직원은 “사실 일을 하다 보면 자기 업무 외의 것들에는 신경을 쓰기가 어렵다. 특히 학생들을 직접 상대하는 부서 직원들은 학기 초에는 일인당 하루에 100번이 넘는 상담을 할 때도 있어 일일이 모든 것을 챙기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따로 시간을 내 타 부서와 소통하는 게 쉽지 않다. 대학 차원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정기적으로 시간을 정해 부처 간 소통을 유도하는 대학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전남대의 경우 지난 2008년 8월 김윤수 총장 취임 직후부터 매주 수요일 오전 1~2시간씩 교수·직원들이 참여하는 ‘티타임’을 진행, 각 부처 관계자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티타임에는 전남대 교수·직원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총장은 물론 각 부처의 장들이 필수적으로 함께 참석해 서로 간 의견을 조율해 나가고 있다.

학내 소통을 활성화하는 것에 더해, 학생 서비스와 관련된 각 부처를 한 공간에 모아놓은 대학도 있다. 학생들이 행정 서비스를 받기 위해 담당 부서를 찾아다녀야 했던 불편을 실질적으로 해소해 준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경희대는 올해 서울캠퍼스 청운관 1층에 학생지원과·장학팀·취업진로처·바로처리실·여학생과·직업능력개발팀·보건소·연대본부·성폭력상담실·학생생활연구소·미래문명원 등 11개 부서를 통합한 ‘학생생활지원Zone’을 신설했다. 경희대 관계자는 “학생생활지원Zone은 학생 수 1만 명 이상의 국내 대학에서는 아직 찾아보기 어려운 형태”라며 “학생생활지원Zone에서는 학생들이 실질적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어 편리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갑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자신의 저서 <대학혁신>을 통해 “대학 차원에서 공통서비스 부서를 구성해 교수·학생 등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학생종합서비스센터·학사종합서비스 체제 등을 마련하면 행정 업무의 중복과 분산을 줄이고 행정 서비스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현희 기자 (mhhph@unn.net) | 입력 : 10-05-25 오전 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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