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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이 있는 대학교육이어야"
[인터뷰]강우정 한국성서대 총장
"수치화된 결과 연연말고 내면 성찰 필요"
한국성서대는 ‘작지만 큰 대학’이다. 한해 모집 정원은 고작 240명에 그치지만 최근 5년간 취업률이 평균 85%를 웃돌았다. 2004년에는 기독교 대학에서는 유일하게 특성화 우수대학에 선정된 바 있다.

성서대를 7년째 이끌고 있는 강우정 총장의 리더십이 주목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강 총장은 이같은 결과보다는 대학의 목표인 기독교 신앙을 가진 사회적 리더를 얼마나 양성했는지를 평가해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최근 들어 대학들이 ‘수치화’된 결과물에 연연하면서 정작 개개인의 영혼에 대한 교육은 외면당하고 있다”며 “이제는 시선을 돌려 그 결과물의 진실한 내용이 뭔지, 되돌아봐야한다”고 말했다.

8일 성서대 총장실에서 대학 운영 전반에 대한 그의 의견을 들었다.

-총장 재임 7년째를 맞고 있다. 그동안의 성과를 평가한다면.

“입학률이나 충원율, 학생성적 등 수치적인 면에서는 만족하지만 우리 대학이 추구하는 ‘사람을 변화시키자’는 목표에서는 아직 성과를 말하기는 어렵다. 구체적으로 우리대학은 기독교적 신앙을 가진 사회 리더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인데 그 이념에 얼마나 부합했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지난해 학생들이 졸업하면서 각자 설교를 하는 내용을 들어보니 자신의 존재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들을 보며 기뻤다. 요즘 젊은이들이 취업문제 등 현실적인 부분에만 연연하는데 이런 모습을 보게 돼 만족스러웠다”

-법대를 졸업한 뒤 기자생활을 했다. 성서대 총장으로 첫 취임했을 때 어떠했나.

“오랜 시절 ‘나는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도망치듯 살아왔다. 설립자인 아버지는 찢어지는 가난 속에서 마치 구국운동을 하듯 학교를 운영해왔다. 나보다 훨씬 신앙이 깊었던 부모님과 형제들이 세상을 떠난 뒤에야 그동안 걸어온 길은 내 길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돈도 명예도 없지만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총장 취임 초기에는 매일 매일이 두려웠다. 좋은 뜻으로 와서 일하겠다고 하는데 직원들은 외면하고 학생들이 기도회를 열고 압력을 가하기도 했다. 제발 오늘 하루만 버틸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면서 살았다. 하지만 결국 섬김의 정신으로 그 사람들의 종이 되기로 결심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학교 구성원의 신뢰도 얻었고, 이제는 학교처럼 좋은 곳이 없다고 생각한다."

-특성화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교육당국으로부터 특성화 사업으로 선정된 ‘건강가정 지원 사업’이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 물론 정부가 지원하지 않더라도 이 사업은 꼭 해야 하는 일이다. 교수들에게도 나라가 도와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도와주지 않는다고 안할 수 없는 것이므로 반드시 해야 할 일임을 강조하고 있다”

-입학정원이 240명에 그친다. 기독교 대학으로서 학생모집의 어려움이 뒤따를 것 같은데.

“평균경쟁률이 5대1이상으로 학생 충원율은 100%를 기록하고 있다. 숫자상으로만 봤을 때 전혀 부족하지 않다. 하지만 복음전도사 양성이라는 학교 목표에 부합하는 뜻 있는 학생을 찾는데 어려움이 많다. 특히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 교회를 가는 것은 엄두도 못 내는 현실이기 때문에 믿음을 갖고 있는 훌륭한 기독교인을 찾기가 쉽지 않다”

-사학법 재개정 문제에 대한 생각은.

“사학법 자체가 왜 있어야 하는지 의문이다. 대학은 설립자의 이념에 따라 가르치는 곳이다. 물론 일부 대학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문제점들이 있을 수 있다. 개방형 이사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취지가 오히려 대학의 설립 이념을 구현하지 못하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대학정책이 모두 땜질식이다 보니 문제를 풀어갈 수가 없다. 사학법 문제는 결국 새로운 사람들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봐야지만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대학 문제는 대학에 맡겨야 한다."

-대교협 등의 대학평가에 대한 의견은.

“대학교육협의회의 평가는 기본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평가는 더 나은 양질의 교육을 위한 것이다. 다소 고통스럽긴 하지만 이런 계기를 통해 개선의 여지가 생기고 직원과 교수들에게도 꼭 해야 한다는 자극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교육부가 고등교육평가원을 별도로 만든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는 획일화된 평가가 우려되는 부분이다. 예를 들어 구조조정에 의지가 있는 학교에 평점을 더 준다는 항목이 있다면 정원이 240명인 우리대학은 1~2명을 줄인다고 해서는 소용이 없는 것이다. 교육부가 내세운 평가 항목 한 줄 한 줄에 대학 총장들은 귀를 세우고 있을 수 밖에 없다”

-남은 임기 동안 목표가 있다면.

“우리 대학은 99% 보다 1%를 중시한다. 예를 들어 사회복지학과 졸업생 중 75%가 자격증을 취득하고 나머지는 못했을 때 우리는 그 25%에 대해 고민하고 격려한다. 남은 1년은 그런 마음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취임하면서 약속했던 세 가지를 꼭 실천하겠다. 학교의 정체성 확립과 교직원 처우개선, 장학금 수혜 확대 등이다. 특히 교직원들의 여건이 아직도 열악한 데 최소한 가정에서만큼은 성서대에서 일하는 게 부끄럽지 않도록 개선해나가려고 한다.

-대학 사회에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대학의 위기라고 하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대학의 위기는 총장의 위기인 것 같다. CEO형 총장이 돼야 한다는 논리는 '숫자’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이다. 고시 합격자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들이 어떤 학생인지에 대해 아는 것이 총장의 책임이다. 우량품을 만들어내는 것보다 그 내용물이 어떠한지를 돌아봐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대학인의 한 사람으로서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부미현 기자 (mhbu@unn.net) | 입력 : 07-03-09 오전 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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