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월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전문대학 학사제도 개선 시범사업 대학을 발표, 다양한 개선 아이디어들이 도출됐다.
올해 선정된 프로그램은 △서울예술대학의 예술장인(Professional) 양성을 위한 학사학위전공심화과정 혁신적 운영 △순천제일대학의 현장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하이브리드 교육과정 운영 △장안대학의 시간제 등록을 통한 학제적 성인학습학과 운영 △계명문화대학의 CPS(Cumulative Point System)를 활용한 4T-6S 현장실습제도 △서강정보대학의 성인학습자 선행학습 인정체제 등이다.
전문대학 학사제도 개선 시범 전문대학 선정은 개별 전문대학이 운영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는 우수 직업교육 프로그램을 발굴·확산해 특성화를 유도하는 사업이다. 이번 사업 선정에서는 학과 간 융복합에 대한 개선책과 성인 학습자를 타깃으로 한 아이디어들이 나왔다.
■ IT·외국어 등 이종 분야 접목 = 장안대학의 ‘시간제 등록을 통한 학제적 성인학습학과 운영’은 학과 간 결합을 통해 지역주민을 비롯한 성인 학습자를 받아들이자는 아이디어다. 해외취업형·창업지원형·자격증 취득형·산업체 요구형·자아실현형 등 5개 모델을 만들고, 수준별로 학급을 편성한 후 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가르치는 게 목적이다.
5개 모델은 2개 이상 학과의 연합을 통해 수요자들이 요구하는 커리큘럼을 개발했다. 예를 들어 IT학과의 경우 기술이 있어 국내에서 구직을 할 수 있지만, 해외 취업에는 한계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이를 위해 외국어학과를 접합하는 방식이다. 창업지원형의 경우 창업 관련 기본과목을 가르치지만 동시에 프랜차이즈학과 과목도 가르친다.
정호신 경력개발지원처장은 이에 대해 “성인 학습자에 맞는 5개 유형을 개발하고 기존 학과들을 접합한 후 눈높이에 맞는 학습 수준을 진행하는 것”이라며 “한 분야만 배우는 게 아니라 관련 학과까지 함께 배워야 한다. 시간제 등록생을 위해 학과들을 유연하게 접목해 이른바 ‘트렌드’에 맞는 과목을 개설한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예술대학의 ‘예술장인 양성을 위한 학사학위전공심화과정 혁신적 운영’ 역시 여러 전공을 합쳐 시너지 효과를 높였다. 예술은 물론 과학기술을 접목하는 ‘토털 아트’를 지향하는 교과로 구성하고, 교육내용은 현장실무 교육과정으로 구성했다. 이와 함께 대학의 부속기관인 ‘예술창조센터(ACC)’와 ‘예술공학센터(ATEC)’를 중심으로 전공심화과정을 유기적으로 통합한 게 특징이다.
강석만 학사지원팀 주임은 이에 대해 “디지털시대는 융합의 시대다. 시대의 흐름을 반영해서 만들었다”면서 “예술전문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대개 단편적 기술 중심으로만 예술을 바라보는 경향이 있어 이를 교정하고, 동시에 장르 간, 예술과 타 분야와의 융복합을 통해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예술창작 역량을 길러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수업 세분화해 실습 늘려 = 순천제일대학의 ‘현장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하이브리드 교육과정 운영’은 기존 4학기 수업을 8학기로 쪼개 세분화한 게 특징이다. 오양현 학사운영처장은 이에 대해 “1텀(term)씩 수업을 쪼개면 수월한 수업이 많다. 예를 들어 엑셀 프로그램 교육의 경우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게 더 효과적이다. 공업수학도 1년 동안 가르치기보다는 2텀 정도로 빨리 끝내는 게 능률적이다”고 말했다.
지난 2004년 멀티미디어학과에서 시작했다가 효과가 높아 현재 총 23개 과 중 20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오 처장은 이에 대해 “일부 학과는 절반 이상 텀 방식으로 운영된다. 전체적으로는 수업의 20~30%가 이런 방식”이라며 “그렇지만 유아교육과 같은 경우는 이렇게 시행이 힘들기 때문에 학과 특성에 따라 조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업을 텀제로 바꾸다보니 교수들의 업무가 늘어나는 단점이 있지만, 수업시간과 현장실습 학점을 늘릴 수 있는 것은 큰 장점으로 꼽힌다.
계명문화대학의 CPS를 활용한 4T-6S 현장실습제도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계명문화대학의 경우, 현장실습 1회를 3학기에 걸쳐 진행하고 있다. 현장실습 학점은 한 학기 2학점으로 3학기 동안 6학점을 채워야 하는데, 이걸 확장했다. 방학 기간 동안 아르바이트 등도 인정해 주는 방식으로 바꾼 것. 4T는 교육·체험·글로벌·인턴 등 현장실습의 종류를, 6S는 실습의 단계를 뜻한다.
교무부의 김지영씨는 “현장실습을 1회로 짧게 하면 학생들에게 별 도움이 안 돼 3학기에 걸쳐 진행토록 한 것”이라며 “CPS는 ‘누적포인트 시스템’을 뜻하는데 이를 통해 학생들의 사회경험 등을 독려하며 학점으로 인정해 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성인학습자 위한 개선책 = 서강정보대학의 ‘성인 학습자 선행학습 인정체제’는 고졸 직장인을 타깃으로 했다. 현직에 종사하다 보니 많은 시간을 낼 수 없는 점에 착안, 직장생활 등 경력을 학점으로 인정하는 것. 경영과 건설토목과 등 2개 학과에서 진행한다.
김영빈 교학처장은 “산업체에 바로 취직한 직장인들의 경우 대학 진학을 못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야간대학에 들어온 학생 중 직장인이 절반을 넘는다. 이런 학생들의 경우, 현장경험을 통해 전문대학의 교육과정 일부를 이미 취득한 사례가 많았다”며 “이런 내용을 포트폴리오로 만들어 관리 지도하고, 미리 학점으로 인정해 주자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 처장은 “이럴 경우 바쁜 직장인들이 좀 더 수월하게 야간대학을 다닐 수 있다”며 “독일이나 미국의 경우 직장인들이 시험을 보고 합격하면 학점을 인정해 주는 제도가 있는데, 이런 제도를 벤치마킹했다”고 덧붙였다.
포트폴리오는 직장에서 배운 내용과 대학의 교재에 나온 내용을 학생과 교수가 직접 작성해 매칭한다. 2년 과정 80학점 중 20%인 16학점 정도를 인정받을 수 있어 직장인들의 부담을 줄였다.
한편 전문대교협은 5개 대학에 대해 운영 중 중간평가를 통해 2013년 이후 최종평가로 2개 대학을 우수대학으로 선정한다. 우수대학은 교육역량강화사업을 비롯해 재정지원사업 등에서 일정 점수 이상의 가점을 받는다. 다만 연구비나 운영비는 대학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에 대해 담당자들은 “예산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영빈 서강정보대학 교학처장은 “사업을 추진하다 보면 장학혜택이나 연구비, 운영비 등이 들어간다”면서 “전체 전문대학의 학사제도 개선을 위한 사업이다 보니 보조를 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기중·조용석 기자 gizoong·chojuri@un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