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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전원 실패...‘프리-메드’ 과정 어쩌나
대학들 “의전원 준비과정 유지 여부” 고심
대구가톨릭대, CU인재학부 수시모집 중단
조선대는 기초의과학부 모집정원 감축키로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의 의대 복귀 자율화가 학부교육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의전원 진학을 목적으로 개설된 ‘프리메드(Pre-Med)’ 과정이 존폐 위기에 처한 것이다.

■대구가톨릭대, 수시모집 포기=22일 대학가에 따르면, 대구가톨릭대는 2011학년도 수시모집에서 CU인재학부 신입생을 뽑지 않는다. 지난해 첫 신입생을 뽑은 지 1년 만에 모집이 중단된 셈이다. 성한기 입학처장은 “의치전원의 미래가 불투명하고, 약대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CU인재학부의 수시모집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구가톨릭대 CU인재학부는 의치전원·약학대학·로스쿨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을 신입생으로 선발했다. 그러나 상당수 의전원이 의대 복귀 의사를 밝히고 있고, 약대조차 ‘폐쇄형(통) 6년제’로의 전환이 검토되고 있어 일단 수시모집을 하지 않은 것이다.

이 대학은 의전원 설치 대학들의 의대 복귀 동향을 살핀 뒤 CU인재학부의 정시모집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의전원·의대 병행 대학은 다음달 20일까지, 의전원 완전 전환 대학은 10월 22일까지 교과부에 학제전환 계획 등을 제출해야 한다.

만약 상당수 대학들이 의대 복귀를 결정하면, CU인재학부의 유지가 힘들 것이라는 게 이 대학의 관측이다. 성한기 처장은 “많은 대학들이 의대복귀를 하겠다고 해서 정시모집까지 안하게 되면 CU인재학부에 설치된 기초 의치·약학 전공이 폐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고민은 대구가톨릭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재 의전원을 운영 중인 27개 대학 가운데 건국대·가천의과학대·부산대·인하대 등 4~5개교 정도만 의전원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머지 대학들은 의대복귀를 희망하고 있다.

따라서 의전원 진학을 주목적으로 개설된 프리메드 과정의 운영이 어려워 질 수 있다는 게 대학들의 고민이다. 현재 8개교에서 운영되고 있는 치의학전문대학원(치전원)도 학교방침이 ‘의전원→의대’ 전환으로 결정되면, 이를 따라갈 것으로 관측된다.

■“의전원 목표로 들어온 학생들 혼란”=삼육대 박두한 기초의약학과장은 “우리 학과는 입학할 때부터 의치전원이나 약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이 온다”며 “의치전원이 대거 의치대로 복귀할 경우 학생들의 진로에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만약 약대까지 학제가 ‘2+4’에서 ‘통 6년제’로 바뀐다면 (학과운영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구가톨릭대처럼 수시모집을 중단하진 않았지만, 점차 모집정원을 줄여나갈 계획을 가진 대학도 있다. 조선대는 의치전원·약대 진학을 목표로 지난해 개설된 기초의과학부의 모집정원을 올해 입시부터 축소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대용 기획조정실장은 “현재 기초의과학부 입학정원이 100명이지만, 올해 입시부터 정원을 축소할 예정”이라며 “기초의과학부 재학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모집정원 규모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순천향대는 ‘아너스 프로그램’을 손 볼 예정이다. 비교적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모아 특별 교육을 시키고 있는 ‘아너스 프로그램’의 진로 트랙이 바뀌는 것이다. 순천향대 관계자는 “공직자·대기업·의치전원·해외유학·로스쿨 등 총 5개 트랙으로 구성된 트랙에서 의치전원의 유지 여부는 불확실해졌다”며 “올해까지는 의치전원 트랙을 운영하지만, 내년 트랙이 전면 개편되면서는 아마 (의전원 트랙이) 폐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조변석개’하는 교육정책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영남대 배정한 천마인재학부장은 “국가 정책에 맞춰 프리메드 과정을 만들었는데, 다시 의대로 환원을 시킨다고 하니 학생들의 혼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대학으로서도 많은 재원을 투자해 특수한 학과를 만들었는데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을 전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영남대 천마인재학부 내에 설치된 의생명과학전공은 의전원·약대 진학을 목표로 한다.

■“프리메드 일단 유지” 대학도=반면 ‘의전원 유지’를 택할 것으로 보이는 본부 입장에 따라 학부에서도 프리메드를 유지하겠다는 대학도 있다. 인하대는 지난 2007년 개설, 의전원 진학을 목표로 하는 기초의과학부를 일단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조남희 교무처장은 “인하대는 의전원제도를 고수하겠다는 분위기”라며 “본부에서 의전원을 고수한다면 타 대학에 비해 기초의과학부가 받는 타격도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학들이 의전원을 폐지해도 자교를 비롯해 몇몇 대학이 유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오히려 차별성을 가질 수 있다는 판단이 엿보인다.

일단 의대 복귀가 대세가 되더라도, 의전원이 일정기간 유지되는 만큼 일단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대학도 많다. 의대·의전원 병행대학은 현재 대학 1학년생이 전문대학원에 입학하는 2014학년도까지 현 체제가 유지된다. 2015년이 돼야 의대로의 전환이 가능하단 얘기다. 아울러 의·치전원(완전전환)은 현재 고교2학년이 전문대학원에 입학하는 2016학년도까지 현행 체제를 유지하고, 2017학년도부터 의·치대로 전환할 수 있다.

경희대 강철훈 동서의과학과 교수는 “아직 의대 전환 대학의 숫자가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확실한 건 향후 5년 이상은 의전원이 유지된다는 것”이라며 “만약 모든 의전원이 의대로 전환된다면 자연계열 연구자 양성이라는 (동서의과학과) 본래의 취지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신하영·민현희 기자>
신하영 기자 (press75@unn.net) | 입력 : 10-07-29 오전 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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