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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수능 개편 ‘기대’보단 ‘반발’
수시, 입학사정관전형으로 유도...전형 부실화 우려
“탐구영역 축소...일부과목 고사, 국영수 강화” 관측
성적위주 선발방식서 수준별 출제방안 실효성 의문

대교협 중장기 대입선진화 연구회가 19일 내놓은 ‘2014학년도 수능시험 개편방안’(이하 수능개편안)에 대해 ‘기대’ 보다는 ‘반발’의 목소리가 높다. 1994년 수능시험이 도입된 이후 20년 만에 시도되는 대규모 개편이지만, 사교육비 경감에 대한 기대보다는 부작용이 우려되는 것이다.

이날 발표된 수능 개편안의 골자는 크게 6가지다. △수능 수리영역과 같이 국어·영어에서도 난이도가 낮은 유형(A형)을 도입하는 방안 △사탐과 과탐 과목은 최대 ‘4과목 선택’에서 각 ‘1과목 선택’으로 축소 △수능시험 연 2회 실시 △예비대학 프로그램(UP)을 대입전형 자료로 활용하는 방안 △대입 공통지원서 양식 개발 등 지원방식 일원화 △대입 수시전형 단순화를 통한 입학사정관제로의 유도 등이다.

이 가운데 대입 공통지원서 개발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대학마다 서로 다른 지원 양식으로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이 느끼는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입학사정관전형 부실화 가능성=그러나 수시 전형을 입학사정관제로 유도하는 방안은 벌써부터 회의적 반응이 나온다. 수시모집 인원이 대학 전체모집인원의 60%를 넘어서는 상황에서 입학 사정이 과연 쉽겠느냐는 우려에서다. 올해 수시 모집인원은 전체의 61.6%로 23만5250명에 달한다. 각 대학마다 입학사정관 채용을 확대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사정관 수가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서류·면접평가가 면밀히 이뤄지겠느냐는 지적이다. 전형과정의 부실화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특히 우려되는 부분은 탐구 영역의 선택과목 축소와 예비대학 프로그램이다. 현행 수능에서는 11개 사회탐구 영역 과목에서 최대 4과목을 응시한다. 과학탐구도 8개 과목에서 최대 4과목을 볼 수 있다.

이날 나온 수능 개편안은 탐구영역에서 한 과목만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사회탐구는 지리·일반사회·한국사·세계사·경제·윤리 등 6개 과목 중 1개를 선택, 응시하게 된다. 과학탐구는 물리·화학·생명과학·지구과학 등 4개 과목 중 1개를 선택해 응시하면 된다.

■탐구영역 일부과목 고사 우려도=응시과목이 1과목으로 제한됨에 따라 특정과목 쏠림현상이 나타날 수 있고, 일부 과목의 경우 고사될 우려가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날 논평을 통해 “응시과목이 1과목으로 제한됨에 따라 특정과목에 선택이 편중될 가능성이 높다”며 “일부 과목들은 수업운영 자체가 어려워져 고사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과학 탐구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들 경우 입시에서 좋은 실적을 내기 위한 고등학교가 많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때문에 일선 고교에서 교육과정의 자율편성권한을 악용, 국·영·수 과목이 강화되고, 탐구 과목은 부실화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는 것이다. 

제2외국어영역의 경우엔 수능시험에서 아예 배제되는 방안이 제시돼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개편안에선 현재 선택과목으로 돼 있는 제2외국어를 수능에서 제외하고, 입학사정관제를 활용하거나 학회·유관기관에서 평가해 대입에 적용하는 방안(1안)과 현행유지안(2안)이 제시됐다.
  
연구진은 1안의 채택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이 경우 고등학교에선 제2외국어과목의 수업시수를 현재보다 더욱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다양한 외국어교육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숙명여대 프랑스언어과  조항덕 교수는 “2009개정교육과정의 목표가 글로벌 창의인재 육성인데, 현재도 선택영역으로 돼 있는 제2외국어를 수능에서 아예 배제하는 것은 그 목표를 역행하는 것”이라며 “이는 고교와 대학의 제2외국어교육 황폐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예비대학 프로그램(대학과목선이수제)의 대입전형 활용은 사교육비 조장이 우려된다. 이날 개편안에선 “고려할 수 있다”는 정도로 거론됐다. 그러나 향후 이를 대학입학전형과 연계할 경우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날 발표한 논평을 통해 “대학과목선이수제(AP 또는 UP)를 입시전형의 한 요소로 인정해줄 경우, 사실상 대학교과목의 선행학습이 될 것”이라며 “별도의 학습 부담과 사교육 조장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는 일부 학생들의 선택 영역이었던 부분이 입학전형과 연계되는 순간 경쟁적인 선행학습으로 변질될 것이란 지적이다.

■수능 수준별 출제엔 ‘물음표’=수능 수준별 출제 방안은 실효성에 물음표가 찍힌다. 국·영·수의 경우 수능 A형이 현행보다 쉬운 수준으로 출제된다. B형은 현행 수능의 난이도를 유지한다. 개편안에선 B형은 최대 2개 과목만 응시토록 했다. 이는 상위권 대학이 국·영수· 전 교과에 걸쳐 B형 성적을 선호해도 제도적으로 이를 2과목으로 억제, 학생 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성적 우수자를 선호하는 대학의 특성에 따라 문과이면서도 국어A를 요구하고, 수학은 B형을 요구할 수 있다. 실제로 일부 상위권 대학에서는 인문계 논술에서 수리문제를 출제하고 있다. ‘영·수 사교육 편중’ 판도에 별 영향을 못 줄 가능성이 제기되기 되는 이유다. 이날 논평을 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대학별 입학정책과 연계되지 않는 한 수험생 부담 완화와 사교육비 경감에 도움 될 수 없다”고 지적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대학입장에서도 난위도가 쉬운 A형 수능의 경우 ‘하위권 대학’이란 인식을 줄 수 있어 선택을 꺼릴 것이란 전망도 제시했다.

수능을 2회 실시하는 방안은 학생 입장에선 기회가 2번 주어진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 그러나 치러야할 사회적 비용이 많다는 점과 2번의 시험에서 난이도를 유지하는 문제가 숙제로 거론된다. 교총은 “수능을 준비하는 11월 한 달 동안, 교육청과 시험장으로 사용되는 학교교육은 마비될 것”이라며 “지난 1994년 당시 수능을 2회 실시하면서 난이도 조절에 실패, 이후 시험을 한 차례만 실시하게 된 사례를 짚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열린 수능개편안 세미나에서 참가자 일부는 패널 발표 도중 ‘수능체제 개편안 결사반대’, ‘기형적 수능개편 웬말이냐’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펼쳐보였다. 일부 학생들은 세미나가 끝난 후 수능개편안을 반대하는 피켓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교과부는 이날 발표된 수능 개편안을 토대로 약 2개월간의 의견수렴과정을 거쳐 올해 안에 최종 개편안을 결정할 방침이다.



 

신하영 기자 (press75@unn.net) | 입력 : 10-08-19 오후 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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