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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개편에 대학 사회계열 ‘뿔났다’
사회탐구영역 과목 6개로 통합…1과목만 응시
"통합과목 간 유사성 없고, 과목 선택권만 줄어"

2014학년도 수능시험개편안이 발표된 가운데, 사회계열 교수·학생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수능시험에서 탐구영역의 비중을 대폭 축소하고, 사회탐구영역의 과목을 11개에서 6개로 통합한데 따른 비판이다. 통합과목 간 유사성이 없고,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만 제한한다는 지적이 많다.

19일 대교협 산하 중장기대입선진화 연구회가 발표한 '2014학년도 수능시험개편안'에 따르면 사회·과학 탐구영역의 비중이 대폭 줄었다. 기존에는 각각 최대 4과목까지 선택, 응시했다면 개편안에선 사탐·과탐 1과목씩만을 선택할 수 있다.  

특히 사회탐구영역의 경우엔 기존 11과목이 6개 과목으로 통합됐다. 이에 따라 기존 11개 사회과목은 △지리(한국지리+세계지리) △일반사회(법과 정치+사회·문화) △한국사 △세계사(세계사+동아시아사) △경제 △윤리(생활과 윤리+윤리와 사상) 등 6과목으로 통합됐다. 수험생들은 이 둘 1개만을 선택, 응시하면 되는 것이다.

연구회는 유사과목을 통합한 문제를 출제함으로써 수험생들의 종합적인 능력을 평가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대학의 사회계열 교수와 학생들은 통합된 사회탐구과목 간 유사성이 없고, 학생들의 선택권만 축소됐다고 지적한다. 또 사회탐구영역 중 일부과목만을 통합한데 따른 ‘형평성’ 논란도 제기된다. 사실상 특정과목에 선택이 편중돼 나머지는 고사될 수 있다는 우려다.  

모경환 서울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사회문화와 법과 정치가 하나로 통합됐는데, 대체 이 과목들 간에 무슨 유사성이 있느냐”며 “강제로 과목을 통합해 가르치면 제대로 된 학습이 불가능해 학생들의 학업능력을 저하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모 교수는 또 “사회탐구영역에서 한 과목만 선택하도록 하는 체제가 문제”라며 “이는 사회교과를 하나도 택하지 않고도 사회계열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사회탐구영역 중 일부과목만을 통합한데 따른 ‘형평성’논란도 제기된다. 이철우 경북대 사회과학대학장은 “대학의 교육학과에도 여러 전공이 있는데, 어떤 전공은 중요하고 어떤 전공은 중요치 않다는 판단을 누가 내리겠느냐”며 “여러개를 다 배우고 통합해 하나로 시험을 보는 것과 하나를 배우고 하나만 시험을 보라면 무엇을 선택하겠냐”고 반문했다.

예비 교사인 사범대생들도 불만은 마찬가지다. 충북대 이태우(지리교육과)씨는 “탐구영역의 개별과목을 통합한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일부과목은 통합해서 시험을 보고, 경제 등 특정과목은 독립시킴으로써 결국 특정과목의 시험을 보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실상 ‘경제’와 ‘한국사’와 같이 통합되지 않은 특정과목으로 학생들이 몰리면서, 나머지 과목은 고등학교는 물론 대학에서도 고사될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한 고교 교사는 “지리교사가 되고싶어 사범대에 가도 티오(TO)가 잘 나지 않는다”며 “현안대로라면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선택권 축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인천대 윤리 담당 교수는 “학생들에게 10개 과목을 가르치고 이 중 한 과목을 선택토록 하는 것이 맞지, 6개 과목 중 1과목을 선택토록 하는 것은 학생들의 선택권을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우 교수도 “수능이 국영수 중심이다 보니, 지역의 소규모 학교의 경우 아예 두 개 이상 사회과목이 개설되지 않아 학생들의 선택권은 제한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이번 수능개편안 연구에 참여한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수능시험은 수험생의 최저학력기준 판단 위주로 초점이 맞춰진 것”이라며 "입학사정관제가 점차 확대되는 만큼, 사탐과목의 경우엔 수시모집에서 입학사정관제 등 특기자 전형으로 모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홍여진 기자 (dike@unn.net) | 입력 : 10-08-20 오전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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