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래에 발생할 채권을 양도할 수 있도록 민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박사학위 논문이 나왔다. 장래 채권 양도에 관한 박사학위 논문으로는 국내 최초다.
논문의 주인공은 20일 영남대 2009학년도 후기대학원 학위수여식에서 법학 박사학위를 받는 김창구(56) 씨<사진>. 한 법무법인 공증실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김 씨는 법원 일반직으로 근무하면서 쌓은 재판 실무와 채권 양도, 집행 실무 분야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장래채권양도의 공시에 관한 연구’란 논문으로 이 분야에서 처음 학위를 취득하게 됐다.
김 씨는 논문에서 400여 건의 판례를 정리해 제3자에 대한 채권의 우선순위 여하에 따른 문제점들을 분석했다. 그는 장래 채권을 양도할 경우에도 부동산등기와 같은 공시제도를 도입할 것을 주장했다. 특정되지 않은 미래의 채권을 양도하면서 ‘등기’ 공시를 통해 양수인과 채무자를 함께 보호하자는 취지다.
이를 위해 김 씨는 기존 민법의 개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거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도록 민법이 개정돼야 채권을 담보로 활용하려는 개인·기업이 자금을 유동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민법은 공시 방법에 대한 특별한 규정이 없다. 때문에 채권 양도나 ‘장래 채권 양도’에 나설 때 이중양도 등의 문제점을 막을 방법이 전무한 실정이다.
김 씨가 이 분야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외환위기 당시 장래 채권은 있지만 부동산이 없어 자금을 융통할 수 없는 사례를 접하면서부터.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해 7년여 만에 박사학위 논문을 완성했다.
김 씨는 “장래 채권은 양도 당시 채무자도 채권액도 정해지지 않아 통지를 할 수 없으므로, 아무도 장래 채권을 양도받으려 하지 않는다”며 “채권을 양도할 때 부동산처럼 등기를 할 수 있으면 제3자인 채권자에 대한 우선순위가 보장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이나 일본 등은 이미 이와 관련한 제도를 도입·시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장래 채권 관련 제도를 정비해 자본 유동성 확보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영남대는 20일 일반대학원 학위수여식 개최를 비롯해 8개 특수대학원별로 2009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을 열었다. 이날 영남대는 박사 83명과 석사 462명, 학사 1298명에게 학위를 수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