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여의 총장 공석 사태를 끝낸 동덕여대의 새 출발이 순탄치 않다. 동덕여대는 총장 초빙과 내부 심사, 후보자 소견발표회 등을 거쳐 지난 10일 김영래 아주대 교수를 총장으로 선임했다. 김 신임총장은 23일 임기를 시작했으나, 총학생회(이하 총학)가 본관 로비를 막고 ‘출근 저지’에 나서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총학을 비롯한 교수협의회(이하 교협), 전국대학노조 동덕여대 지부(이하 직원노조) 등 구성원들이 반발하는 것은 절차상의 문제 때문이다. ‘사전 합의’와 달리 이들이 이사회에 추천한 후보 중 총장이 선임되지 않았다는 게다. 동덕여대 측은 ‘소통 부족’이라는 입장이다. 이사회에서 정식 합의된 사항이 아니며, 이들 단체 외의 구성원 의견도 배제됐다고 설명했다.
돌파구는 있을까. 24일 만난 김 신임총장은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빚어진 문제인 만큼 구성원을 하나하나 만나 오해를 풀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사회와의 관계 설정, 구재단 복귀 문제 등 우려하는 부분은 소신껏 부딪쳐나갈 것”이라며 “구성원의 총의를 모으는 데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7년여에 걸친 학내 분규와 갈등을 풀고 이젠 힘을 모을 때”라고도 했다.
- 총학생회가 출근 저지에 나섰습니다. 어떻게 해결할 생각인지요.
“지난 7년간의 학내 갈등을 끝내고 새로 시작하려는 때에 문제가 생겨 유감스럽습니다. 총장 선출 절차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구성원 간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 그렇게 보고 있어요. 총장으로 선임된 다음날인 11일 교협·총학·직원노조 대표를 만나 선출 과정에 대한 입장을 들었습니다. 오랜 시간 학내 갈등이 이어지며 생긴 문제점 표출의 한 방식일 수 있어요. 다양한 의견을 듣고, 여러 소통 경로를 통해 대학이 발전하는 계기로 삼을 생각입니다.”
- 학내 구성원 화합이 최우선 과제로 보입니다.
“이번처럼 투명하고 민주적인 방식의 총장 선출은 동덕여대 역사상 처음인 걸로 압니다. 모두 27명이 총장 초빙에 응모했고 이사회가 후보를 5명으로 압축한 뒤 구성원들에게 알렸죠. 이어 소견 발표와 질의응답을 공개적으로 진행한 뒤 총장이 최종 선임된 겁니다. 충분히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합니다. 다만 총장 선임 과정에서 이사회와 구성원 간 협의가 원활히 진행되지 못한 점은 아쉬워요. 결국 소통으로 풀어가야 할 부분이라고 봅니다.”
-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성원과 소통해나갈 계획인가요.
“구성원 하나하나 만나 터놓고 얘기하려고 합니다. 연구실 문 두드리고 직접 만나 얘기하다 보면 각종 오해도 풀리겠지요. 권위적 총장이 아닌, 봉사하고 섬기는 총장이 되고자 노력할 겁니다. 사실 학생들이 본관 로비를 막고 있는 와중에도 길을 터줘 오늘(24일) 교무회의를 주재하고 왔어요. 총학이나 교협, 직원노조도 대화의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는 것이지요. 사전에 의견을 조율한 뒤 3단체 대표들과 다시 만나면 해결책이 나올 것 같습니다.”
- 구성원들은 ‘구재단 복귀’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소견발표회에서 이미 밝힌 바 있습니다. 재단을 비롯해 외부 압력에 굴하지 않겠다고 약속합니다. 교수·직원·학생·동문 등 대학 구성원 총의를 최대한 존중해 대학 운영계획에 반영하는 게 총장의 임무죠. 구재단 쟁점이 대학 발전에 마이너스가 된다면 언제든 대학 구성원의 대표자인 총장으로써 역할을 소신껏 수행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정관이 개정되면 즉시 대학평의원회를 설치해 구성원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할 예정입니다.”
- 장기 발전계획 ‘비전 2020’을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3대 여대 진입을 목표로 올해 안에 ‘비전 2020’ 동덕여대 발전위원회를 구성해 액션 플랜을 마련할 겁니다. 그중 하나로 ‘DDLP(Dongduk Dynamic Leadership Program)’를 꼽고 싶어요. 여성의 리더십과 사회 참여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는데요. 이에 발맞춰 여성 리더를 기르는 데 많은 재원을 투자할 겁니다. 동문을 포함한 사회 저명이사와의 멘토링 시스템을 확립, 학생들의 대학생활 뿐 아니라 사회 진출에도 가이드가 되도록 할 계획입니다.”
- 구성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있다면요.
“학내 갈등과 분규가 그간 이어져 왔습니다. 그러면서 이사회와의 협의나 대학 운영과 관련한 문제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상호소통과 이해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저는 아주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본부 보직도 맡았지만 직선 교협회장으로 갈등 상황을 해결했던 경험도 있어요. 국내에 매니페스토 운동을 도입하는 데 앞장서기도 했죠. 제 약속을 믿고 의견을 나누며 동덕여대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데 동참해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