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홈 > 뉴스 > Zoom in

목록
프린트 스크랩
“아집 버리고 대학 국제화 나서야”
강단 떠나는 어윤대 前고려대 총장 고별강연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전 고려대 총장)<사진>은 지난달 31일 고려대에서 열린 퇴임 고별강연에서 “고려대 총장 재임 시절 국제화 성과를 인정받아 세계 200위권 대학이 돼 기뻤다”고 회상했다.

이어 “아직 갈 길이 멀다. ‘아집’을 버리고 대학 국제화에 박차를 가해야 할 때”라며 “대학은 상아탑을 벗어나 실천·실용화의 장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료 교수와 제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강연자로 나선 어 회장은 고려대 총장을 지내며 느낀 보람과 아쉬움, 바람 등을 털어놨다.

어 회장은 “2003년 총장으로 취임하며 고려대를 세계적 대학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는데, 2005년 ‘QS-더 타임즈 세계대학평가’에서 200위권 안에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마침 연세대와 일본 와세다대·게이오대 총장들과 함께 있던 자리에서 평가 결과를 전해들어 무척 뿌듯했던 기억이 난다”고 덧붙였다.

어 회장은 연구실적 강화 등 교수들의 노력이 절대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교수들에게 논문을 2~3배 요구하고, 저명 해외 저널에 실리는 논문을 많이 쓰도록 유도했다. 세계적으로 연구하는 대학(Research University)으로 알려진 게 컸던 것 같다”고 되짚었다.

영어강의 확대를 비롯한 교양강의 강화, 이공계 중점 지원도 실질적 변화의 성과로 꼽았다.

그는 “수업의 약 60%를 영어강의로 진행하는 경영대학을 비롯해 고려대 전체의 영어강의 비율이 높아진 게 해외에도 많이 알려져 국제화가 잘 된 대학으로 평가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교양강의와 이공계 등 취약점을 개선하는 데도 힘썼다고 밝혔다. 어 회장은 “하버드대 교양강의 시스템을 도입해 전 교양과목을 전임 교수가 강의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공계 쪽이 시설도 부족하고 교수도 부족하다고 판단, 건물과 지하주차장 등 인프라 구축과 함께 3년 반 동안 이공계 교수를 무려 150명 가량 뽑는 등 전폭적으로 지원했다”고도 했다.

아쉬운 점으로는 몇몇 분야에서 국제화가 미진했던 부분을 꼽았다. 그는 “고려대를 한국학의 세계적 메카로 발전시키고자 했는데 쉽지 않았다.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라며 “국제화 노력에 ‘아집’이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어 회장은 “국내 인문학 분야라 할지라도 과감히 외국인 교수를 뽑아 외국어로 논문을 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국어국문학과에 외국인 교수 T.O까지 배정했는데 2~3년이 지나도 임용하지 않았다. 외국인 교수의 자질이 지금은 다소 부족하더라도 한국학의 미래, 인문학의 세계화를 내다보는 ‘열린 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어 회장은 또 “대학은 상아탑에 머무는 것을 넘어 실천·실용화가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스스로도 학문적 아쉬움이 남지만 금융계 자문 활동 등 사회 참여의 경험이 KB금융지주 회장이 된 지금을 있게 했다고도 했다.

그는 “세계 어느 대학에 견줘도 뒤지지 않는 대학이 된 만큼 고려대 출신 교수와 학생들이 빨리 노벨상을 수상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하며 강연을 끝맺었다.

한편 이날 강연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지만, 강연 장소 밖에선 일부 고려대생들이 “총장 재임 때 등록금 폭등을 방관하는 등 ‘신자유주의 전도사’ 역할을 했다. 고별강연을 열 자격이 없다”며 피켓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사진 : 한명섭 기자 prohanga@unn.net

김봉구 기자 (paper81@unn.net) | 입력 : 10-09-01 오전 2:35
ⓒ 한국대학신문(http://unn.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목록
프린트 스크랩
이 름 내 용 비밀번호

1

최신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