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에서 연재하는 칼럼입니다.
최근 대학의 저작물 이용에 대해 보상금을 지급하는 문제가 대학가에서 이슈가 되고 있다. 대학에서 수업을 진행함에 있어 대학(교원)과 학생은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교원은 타인의 논문을 복사해 학생들에게 배포하거나 서적 일부를 강의안에 사용하거나 수업시간에 동영상을 학생들에게 보여줄 수도 있는데, 교원의 이러한 저작물 이용에 대해 보상금을 지급하라는 것이다. 학생이 수업을 위해 저작물의 일부분(성질상 부득이한 경우에는 전부)을 복제하거나 전송하는 경우에는 보상금 지급이 면제된다.
저작권은 창작물에 대해 인정되는 배타적 권리이므로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하고자 하는 자는 저작권자에게 ‘사전에’ 이용 허락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당사자간 이용 허락을 위한 협의를 기대할 수 없거나 공익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저작권은 제한될 수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교육기관이 저작물을 이용하는 경우이다. 곧 대학은 수업을 위해 저작권자에게 이용 허락을 받지 않고 저작물을 복제·배포·공연·방송·전송하는 방법으로 이용할 수 있으나, 저작물을 이용한 후에는 저작권자에게 이용료(보상금)를 지급하도록 한 것이다. 이용의 대가를 지급함으로써 저작권자에게는 창작에 대한 보상을 하고, 이용자에게는 저작권 침해 우려를 불식시키는 이점이 있다.
대학이 지급해야 할 보상금의 수준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가 정해 고시하는 기준에 따른다. 일정한 자격을 가지는 단체(보상권리자인 저작권자로 구성)가 보상금을 징수하고, 징수한 보상금 중 관리비를 제외한 전액을 저작권자에게 분배한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12월에 만들어진 이러한 수업 목적 보상금제도는 최근 문화부가 보상금 기준을 고시하고자 하면서 대학가에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보상금제도는 대학의 저작물 이용에 대한 저작권 침해를 부정하지만 이용에 대한 보상금 지급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보상금제도에 의해 대학은 저작권 문제로부터 해방돼 저작물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고 저작권자는 창작에 대한 보상을 받게 된다. 상당수 교원들이 수업을 위한 저작물 이용에 있어 저작권 침해를 우려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데, 보상금제도는 이러한 우려를 해소해준다. 또한 권리자는 징수된 보상금을 분배받아 재창조를 할 수 있어 콘텐츠 생산 및 유통에 있어서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킨다.
저작권자가 각 이용자에 대해 개별적으로 보상금을 징수할 경우 엄청난 비용이 들 수밖에 없으므로, 보상금제도 하에서는 양자의 중간매개체인 단체를 통해 보상금 지급과 분배가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일정한 자격과 능력을 가진 단체에 의해 보상금의 지급·분배가 되므로 투명성을 기대할 수 있고, 단체의 회원이 아닌 자도 단체를 통해 보상금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저작권자와 이용자의 관계는 대체로 우호적이지 않으므로 수업 보상금제도와 관련된 최근의 논란은 그리 놀라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보상금제도는 저작권자와 이용자 모두에게 혜택을 가져다주는 제도이므로 이를 경원시할 필요는 없다. 또한 대학은 저작물의 이용자인 동시에 최대의 생산자이므로 징수된 보상금으로부터 가장 많은 수혜를 받을 수도 있다. 물론 보상금 수준은 저작물 이용자가 수용가능한 정도의 합리적인 것이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저작물 이용에 대한 대가 지급을 인정할 정도로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을 이유로 교육 현장에서 소송이 횡행하는, 권리자와 이용자 모두 패배자가 되는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은 없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