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만 해도 일부 대학에서 총장 선거 시 직원 참여 비율을 놓고 교수회와 직원단체가 합의점을 찾지 못해 선거가 결국 파국에 이르기도 했다.
오는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에 총장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대학에서 벌써부터 교수회와 직원단체의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하니 안타까운 마음이다.
총장 선거는 이사회나 당국의 일방적인 총장 임명에 반발한 구성원들의 대학 민주화 운동을 통해 현재의 직선제로 탈바꿈됐다. 이 과정에서 중심축 역할을 했던 장본인들은 교수들이며 따라서 오랜 기간동안 교수들은 총장선거의 주체가 돼왔다.
그러나 최근 수 년 사이 총장선거는 교수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직원들을 중심으로 총장선거 문호 개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그 결과 많은 대학에서 총장선거에 직원 및 학생 참여를 일정 부분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2002년부터 올해까지 총장선거를 치른 대학들 중 강원대, 경상대, 금오공대, 부경대, 연세대, 영남대, 제주대, 충남대, 충주대, 한국해양대 등은 교수 인원 대비 평균 10%~20% 선까지 직원(일부의 경우 학생 포함)들의 참여를 허용했다.
이렇게 볼 때, 우선 ‘총장선거는 교수들만의 몫’이라는 주장은 대세에 맞지 않는 발상이다. 비록 교수들이 총장선거 직선제 쟁취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그들 스스로가 소수에 의해 독점된 총장선거를 거부했듯이 또 다른 독점구조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지만 총장 선거를 독점해 총장과 학교 전체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하겠다는 교수들의 ‘빅 브라더 야욕’에 대한 비난 여론도 무마될 수 있다.
또 총장 선거에서 직원 또는 학생 참여를 보장하는 대학들이 점차 늘고 있다 해도 참여비율을 보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선거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선에서 참여비율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대부분의 경우 직원까지만 투표에 참여토록 하고 아직 학생과 조교, 시간강사들에게는 참여 기회를 주고 있지 않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총장선거에 구성원들의 참여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성과는 ‘일단 급한 불부터 끄고 보자’는 식으로 이뤄진 것들이 많아 대립과 갈등의 발생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따라서 중요한 점은 전 구성원이 참여하는 합리적인 총장선거방식을 제도적으로 마련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교수는 욕심을 버리고 직원, 학생은 과격한 투쟁 자세를 버려야 한다.
또 학교 당국 및 재단은 총장 선거가 임박해서가 아니라 평소 이를 위해 앞장 서 노력해야 한다. 이렇게 될 때, 국·공립대 총장 선거에 정부가 메스를 들이대겠다고 나설 이유도 없을 것이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몇 몇 대학에서 총장선거를 치른다. 현재로서는 총장선거가 파국과 축제의 갈림길에 서 있는 것 같다. 부디 과거의 우를 반복하지 말고 총장선거를 축제의 장으로 만들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