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진출, 한국 정부에 바란다.
중국 하얼빈 사범대 캠퍼스와 소주 캠퍼스가 정식 개교했을 때, 대진대 관계자들은 일제히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중국 캠퍼스 설립으로 차이나 러쉬의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는 사실도 중요했지만 지난 2년간 숱한 어려움을 잘 견뎌냈다는 사실도 컸기 때문이다.
배규한 대진대 소주 캠퍼스 학장은 “제도적 뒷받침이 미비한 상황에서 정말 어려운 순간들을 훌륭히 극복해냈다”고 자평했다.
국내 대학들의 중국 진출을 가로막는 걸림돌은 어떤 것들일까? 우선 중국 진출과 관련된 국내 상황부터 살펴보자. 현재 대학들의 중국 진출 시 적용되는 관계 법령은 △교육법 제24조(학교의 설립·경영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의 인가를 받아 국내·외에 분교를 설치할 수 있다) △2005년 2월 1일 개정된 ‘국내 대학과 외국 대학과의 교육과정 공동운영에 관한 규정’ 등이다.
관계 법령상으로만 볼 때는 대학들의 중국 진출을 크게 저해하는 요소는 발견되지 않는다. 그러나 실제 중국 진출을 추진하는 대학들의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먼저 분교 설치와 관련해서는 교육법 제24조에 따라 법인이 설립 주체가 된다. 이와 관련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중국 현지에 분교를 정식으로 인가받아 설치한 대학은 없는 상태다. 대진대 중국 캠퍼스는 일종의 교육 및 거주 공간을 의미할 뿐, 분교 개념은 아니다. 신라대가 중국 요동대와 설립한 ‘중한국제교류학원’ 역시 합작대학이라기보다는 합작 교육과정으로 보는 것이 옳다.
하지만 실제 외국 분교를 설치할 만큼 재정적으로 여력 있는 법인이 드문 상태에서 결국 대학이 중국 진출의 주체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감안할 때, 분교 설치 주체를 법인으로만 한정하는 것은 비현실적일 수 있다. 법인의 투자를 거칠 경우, 투자와 운영이 분리되기 때문에 신속하고도 직접적인 효율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
‘국내 대학과 외국 대학과의 교육과정 공동운영에 관한 규정’도 검토가 요구된다. 대학들은 이 규정이 명확한 지침을 가지고 있지 않은 관계로 분교나 공동운영 시 어떤 학과를 설치해도 되는지, 그렇지 않은지 등에 대한 판단을 분명히 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또 국내 대학들의 적극적인 중국 진출을 위해서는 중국 학생들의 국내 진출에도 어려움이 없어야 하는 것이 원칙. 하지만 중국 유학생에 대한 법무부의 비자발급 규정이 상당히 엄격해 자칫 국내 대학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반감을 야기할 여지가 있다는 것도 문제다.
한인희 대진대 대외협력처장은 “국내 대학들이 중국 진출 시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면서 “대학들의 중국 진출이 국가 정책과도 맞물려 있는 현실에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교육투자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진출, 중국 정부에 바란다.
그렇다면 중국의 경우는 어떨까? 주한 중국대사관 교육처에 따르면 국내 대학들의 중국 진출과 관련해 적용되는 중국 현지 관련 규정은 ‘중화인민공화국 중외합작 교육조례’와 ‘중화인민공화국 중외합작학교 운영조례 실시방법’ 등이다.
중국 정부는 해외 교육자본에 대해 모두 개방한 상태로 해외의 적극적인 투자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교육처의 설명이다.
하지만 문제는 국내 대학이 중국 대학과 합작교육과정을 개설했을 시, 중국 현지에서 얻어진 수익은 한국으로 송출될 수 없고 합작교육기구의 운영과 시설에 재투자돼야 한다는 점이다. 만일 운영 잔고에 대한 수익배분을 하게 되면 ‘중화인민공화국 중외합작학교 운영조례’에 따라 개선 명령과 경고, 벌금이 부과되고 책임인원에 대해서는 행정처분이 내려진다.
이 같은 사실은 국내 대학들에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중국 현지의 수익배분을 할 수 없다는 것은 국내 대학들로서는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꼴이 될 수 있다. 비록 합작교육과정이 ‘2+2’, ‘3+1’ 형태로 진행돼 추후에 중국 학생들이 한국에서 수학할 경우, 국내 대학들이 수익을 올릴 수 있기는 하지만 단기 수익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것은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다.
또 국내 대학들이 중국 진출의 새로운 활로로 적극 추진하고 있는 분교 설립의 경우, 중국 교육부의 비준이 매우 어려운 현실이다. 중국 산동대에 분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경원대에 따르면 분교 설립을 위해서는 중국 중앙정부에 속한 중앙교육위원회, 성과 시에 속한 교육위원회나 교육국의 신청과 비준을 받아야 하나 방대한 행정조직으로 인해 처리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있다.
현재 중국 정부의 까다로운 비준 절차를 통과한 사례는 산동성 연대 한인 국제학교가 대표적. 그러나 이 경우도 처음부터 정식 허가를 받은 것은 아니며 한국인들의 지속적인 중국정부에 대한 협조 요청과 각 기관의 끈질긴 노력으로 5년 만에 가능했다.
따라서 국내 대학들이 연대 한인 국제학교를 쉽게 모델로 삼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실제 호서대가 이와 유사한 형식으로 중국 진출을 꾀했으나 실패, 중국 위해시에 호서대 취업센터 형식의 사무실을 개설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허유원 경원대 대외협력처장은 “행정적 수속과 처리의 간결화, 투자에 따른 재산권 또는 사용권이 보장돼야 한다”며 “비영리 사업임을 감안해 면세 등의 우대 조치는 물론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부문과 교육인원을 담당하는 노동행정부문의 유기적 연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