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권후보 1순위로 꼽히는 고건 전 총리는 23일 연세대에서 "창조적 실용주의:불확실성 시대를 헤쳐가는 신뢰의 리더십"을 주제로 한 강연을 통해 보수와 진보로 대립되는 현 정권을 비판했다. 고 전 총리는 '창조적 실용주의 리더십'으로 이분법적인 이념 구도를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전 총리는 "압축성장을 했기 때문에 현재는 불확실성 시대이며 그에 따른 위험이 내재돼 있다"면서 "이념 전쟁으로는 시대의 위험에 대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 전 총리는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두고 진보와 보수가 경합을 벌이는 상황은 역사적 진전이라고 할 수 있지만 양극화에 이르렀다면 이는 정체인 셈”이라며 "이념에 사로잡힌 리더십은 우리 사회가 처한 다중적 위험에 대처하는데 도움은 커녕 해가 되는 리더십"이라고 지적했다.
고 전 총리는 이어 "길은 항상 가운데 있고 대립 구도에서 양자 택일하지 말자"며 "역지사지 관점에서 공통분모를 찾아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고 전 총리는 '창조적 실용주의 리더십'을 그 해법으로 제시했다. 고 전 총리가 주장한 창조적 실용주의 리더십은 △원활한 소통 △성과주의 △중도노선 △지속가능한 혁신 추구 △세계로 열린 개방의 리더십 등으로 요약된다.
고 전 총리는 "본프레레 전 감독은 열심히 하긴 했지만 서로 소통이 원활하지 못해 실패했다"면서 "하지만 아드보카트 감독은 소통에 충실해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고 전 총리는 또 "창조적 실용주의는 총론보다는 각론, 말보다는 실행이 중요하다"며 "똑똑한 정부는 일하고 성과를 올리는 정부이며 국정 수행 시에는 실사주의 관점에서 정책을 수립하고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 전 총리는 "좌, 우를 이으면 간선이 만들어지는데 왜 평면만 생각하느냐"면서 "간선의 중앙점을 찾자는 것이 아니라 평면을 이을 수 있는 간선에 대해서도 생각할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열린 강연에서는 "대권 후 구체적인 로드맵에 대해 말해달라", "관료 출신인데 국정을 수행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중도를 표방했는데 신당합류설 등은 정치적 색깔이 있는 것 아닌가" 등 대권과 관련한 질문들이 쏟아져 대권후보 1순위로서의 고 전 총리에 대한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에 대해 고 전 총리는 대권행보에 대한 직접적인 발언은 피하면서도 과거 서울시장 재직 시 성과들과 개인 미니홈피를 언급하는 등 우회적으로 '자기 알리기'에 나섰다.
고 전 총리는 "방향을 정한 로드맵이 나온다면 이를 뒷받침해줄 행동계획들이 있어야 한다"면서 "로드맵과 행동계획을 위해서는 사회구성원들과의 소통도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행정관료 출신으로 느끼는 것은 관편의주의가 아닌 민편의주의, 밀실행정이 아닌 개방행정이 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서울시장으로 재직할 때 오픈시스템을 개발했는데 UN에서 이 모델을 채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