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염색체 분열, 심혈관계 발달 등에 핵심적으로 관여하는 ‘Ubr1 단백질’ 한 부분인 UBR박스의 구조와 기능을 최초로 밝혀냈다. 연구 결과는 세포 내에서 발생하는 염색체 분열, 인체 면역 결핍 바이러스 복제, 식물체 노화 등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전망이다.
13일 고려대에 따르면, 이 대학 송현규 교수(생명과학)<오른쪽 사진> 연구팀은 Ubr1 단백질 아미노-말단의 한 부분인 UBR박스가 지금까지 알려진 단백질과 전혀 다른 구조를 갖고 있음을 구명했다. 이 같은 특이한 구조로 인해 양(+)전하를 띠는 ‘기질’(효소와 특이하게 결합해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분자)을 인식한다는 사실도 함께 알아냈다.
이 연구 결과는 ‘네이처’지 자매지인 ‘네이처 구조분자생물학지(Nature Structural and Molecular Biology)’ 온라인판 9월 13일자에 속보로 게재됐다. 연구의 중요성과 독창성을 인정받아 ‘소식과 전망(News & Views)’에도 별도로 소개되는 등 주목을 받고 있다.
송 교수팀이 구조를 밝혀낸 Ubr1 단백질은 세포 분열 등에 관여하는 매우 중요한 단백질 중 하나다. 처음 발견된 지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구조 정보가 없어 학계에서는 이 단백질이 세포 내에서 어떻게 기질을 인식하는지 구명하고자 노력해왔다.
송 교수팀은 UBR박스가 ‘단백질 접힘(folding)’의 형태를 갖추고 있음을 처음 발견했다. 또한 돌연변이가 있으면 심각한 정신발달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Ubr1 단백질 중 하나의 UBR박스에 존재하는 형태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완전히 다른 삼차원 구조를 갖추고 있음을 밝혀냈다.
이에 대해 지난 1989년 Ubr1 단백질을 최초로 발견한 미국 칼텍(Caltech) 알렉산더 발샤브스키(Alexander Varshavsky) 교수는 “지금까지 Ubr1 단백질의 구조를 구명하려고 노력해왔으나 진척이 없었다”면서 “이번 연구는 전체 Ubr1 단백질이 아닌 한 부분(UBR박스)에 대한 것이긴 하지만, Ubr1 단백질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중대 성과”라고 평했다.
송 교수도 “이번 연구로 Ubr1 단백질이 관여하는 수많은 세포 생리학 반응의 분자적 원리를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특히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생체 내 아미노-말단 기질을 찾고 이해하는 기초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