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 전기 ‘신도비(神道碑, 2품 이상 사대부 관인(官人)의 사후 촌락 입구에 세운 비석)’ 탁본 30여종이 국내 대학 박물관에서 처음으로 기획전시된다. 성균관대 박물관(관장 이준식)이 13일부터 오는 12월 13일까지 석 달 동안 ‘조선전기 신도비전’에서다.
기획전에는 고려 때에는 없었던 국왕 신도비(태조·태종 구·신비 2종, 세종) 4종의 탁본을 비롯해 황희, 율곡 이이 등 조선을 대표하는 고위 관료 등 유학자 신도비 30여종의 탁본이 전시된다. 세종의 신도비는 조선초 최고의 명필로 불리는 안평대군의 글씨여서 특히 눈길을 끈다. 이외에 한명회·김종직·김굉필·이현보·조광조·김정·이언적·성혼·이이·김성일·김장생 등의 신도비도 공개된다.
조선 선비의 가장 큰 영예는 평생의 저작을 사후에 제자나 후손들이 정리해 간행하는 문집(文集)이었으나, 대부에게는 현직·증직을 포함한 2품 이상의 관인들에게만 해당되는 신도비(神道碑) 건립이 가장 큰 영예로 여겨진다.
대유학자인 퇴계 이황은 자신의 묘갈(墓碣)을 스스로 지었고(오른쪽 사진), 선조의 중신 심수경은 우의정에 오른 인물이지만 신도비 대신 묘갈명을 자찬(自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