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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탈락 대학 재임용 갈등 잇따라
근무태도 등 문제 삼아 탈락시키자 교수들 반발
“로스쿨 유치 실패 후 인건비 줄이기”란 분석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유치 경쟁에서 탈락한 대학에서 교수 재임용과 관련된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 로스쿨 유치 당시 경쟁적으로 채용한 교수들을 구조조정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갈등이라는 지적이다.

■재임용 탈락 놓고 법적 공방=29일 대학가에 따르면, 로스쿨 탈락 대학에서 교수 재임용과 관련해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대전의 사립대학인 H대는 현재 법대 교수들과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학교 측으로부터 재임용 거부 결정을 받은 교수 2명이 학교법인을 상대로 ‘재임용 거부결정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엔 교수들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심사를 청구, 소청위가 재임용 거부 처분을 취소하라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당시 소청위는 학교가 교수들에게 심사평정 재심 기회를 부여하지 않는 등 절차적 하자가 있었음을 지적했다. 소송을 제기한 A 교수는 “재임용 기준에 미달되지 않았음에도 학교 측이 사소한 것을 문제 삼아 재임용에서 탈락시켰다”며 “학교에 보고를 하지 않고 해외 출장이나 외부 강의를 했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고 주장했다.

소송을 제기한 교수들은 이 대학이 로스쿨 유치에 주력하던 지난 2007년 9월 임용됐다. 이후 H대가 로스쿨 유치 경쟁에서 탈락하고, 교수들은 계약기간이 만료된 지난해 8월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했다.

재임용 탈락 이유에 대해선 교수들과 학교측의 주장이 엇갈린다. 교수들은 “교육·연구·봉사와 관련된 재임용 기준을 모두 만족시켰다”고 주장하고 있고, 학교측은 근무 태도를 문제 삼고 있다. 이 대학 교무처장은 “잦은 휴강으로 인해 기본적인 근무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계약기간 2년 동안은 계속 채용 할 지의 여부를 평가하는 기간이기 때문에 근무 태도가 좋지 않으면 재임용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A 교수는 “로스쿨 유치를 위해 대대적으로 채용했던 교수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외부 강의는 정규 수업시간 이후인 금요일 오후에 나갔는데 이를 보고 안했다는 등의 사소한 이유로 재임용에서 탈락시킨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대학은 로스쿨 유치를 준비하면서 교수 13명을 신규 채용했다. 로스쿨 탈락 이후 변호사 출신 교수 3명이 이직을 했지만, “학교가 남은 10명의 교수에 대해서도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을 것”이란 게 A 교수의 전언이다.

■“로스쿨 탈락 후 사소한 이유로 해임”=로스쿨 탈락 대학에서 나타나는 재임용 갈등은 이 대학만이 아니다. 충남의 S대에서도 학교측과 갈등을 겪던 B교수가 지난 8월말 그만 둔 일이 있었다. B 교수는 “재임용을 둘러싼 학교측과의 시각 차이로 사표를 내게 됐다”고만 밝혔지만, 주위의 시각은 다르다.

학계에선, 로스쿨 탈락 이후 구조조정을 고심하던 대학측이 B 교수의 제자와의 관계를 문제 삼아 사직을 종용했다는 후문이다. 법학계 관계자는 “B 교수의 경우, 학교측에서 여제자와 문자를 주고받았다는 점을 문제 삼아 사직을 강요한 것으로 안다”며 “결국 B교수가 사표를 내면 이를 없었던 일로 해주는 조건으로 학교를 그만 둔 것”이라고 전했다.

충북의 C대학에서도 교수 해임과 관련한 마찰이 있었다. 지난 2008년 8월 학교로부터 해임을 당한 D 교수가 이에 불복해 교원소청심사위에 이의를 제기하자, 학교 측에서 징계위를 열어 또 다시 해임을 추진했다. 그러자 D교수가 사표를 쓰고 교수직을 그만 뒀다. 

D 교수는 “소청위에서 소명기회를 주지 않았다는 등의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하자 학교측이 징계위를 다시 꾸려 해임을 추진했다”며 “교원 성과급과 연결된 연구 실적을 제출하는 과정에서 날짜를 잘못 기입한 것이 문제가 됐던 건데 더 이상 싸움을 하고 싶지 않아 스스로 그만뒀다”고 말했다. 해임을 당할 만한 문제는 아니었지만, 법적 다툼을 벌이면서까지 학교에 남고 싶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는 “만약 로스쿨 유치에 성공했다면 그 같은 문제로 자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사 겸직 못하도록 압박해 사직”=이 같은 일에 대해 해당 대학들은 로스쿨 탈락과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로스쿨 설립에 실패한 대학들이 교수 인건비 부담을 줄이려는 의도가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2007년 로스쿨 유치경쟁을 벌였던 대학들은 인가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최소 20명의 전임교원을 확보했다. 교원 1인당 학생 수도 12명을 맞춰야 인가가 가능했다. 가뜩이나 △법대 전용건물 △법학전문도서관 △모의법정 △세미나실 △기숙사 등을 설치하느라 과잉 투자를 했던 대학 입장에선 교수 인건비가 만만치 않은 후유증으로 남게 됐다. 

서울의 한 법과대학장은 “로스쿨 유치를 자신하지 못했던 일부 대학에선 교수 채용시 계약기간을 2년 정도로 잡고 교수들을 임용했다”며 “이후 로스쿨에서 탈락하자 인건비를 줄이려는 대학과 재임용을 받으려는 교수 간 마찰이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변호사 자격을 갖춘 실무교수들은 로스쿨 탈락 이후 학교에 눈치가 보여 스스로 사직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서울의 사립대학인 K대에서는 변호사 자격을 갖춘 C교수가 지난 학기 교수직을 사임했다. 본인의 의사에 따라 사표를 쓰고 나간 형식을 취했지만, 주변에선 로스쿨 탈락과 연결시킨다. 이 대학 법대 교수는 “학교 측이 C 교수에게 변호사 활동을 아예 못하도록 압박하자 C 교수가 사표를 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변호사 활동을 계속해야 실무경험도 쌓고 학생 교육에도 도움이 될 텐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신하영 기자 (press75@unn.net) | 입력 : 10-09-29 오후 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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