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학생들이 130여억원이 넘는 기부를 해 온 정석규 신양문화재단 이사장에 대한 사은 행사를 열었다. 30일 오후 4시부터 근대법학교육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신양 할아버지를 위한 감사 이벤트’가 그것이다.
정석규 이사장은 1998년 신양문화재단 설립 이래 10여년간 100여회에 걸쳐 133억원을 모교인 서울대에 기부했다. 서울대는 정 이사장의 기부금을 △인문대·사회대·공대 신양학술정보관 건립 △난치병 연구기금 △의대 연구기금 △기금교수 초빙기금 등으로 활용해 왔다.
특히 서울대는 정 이사장의 기부로 학생 175명에게 장학금 혜택을 줄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인지 그는 학생들 사이에서 ‘신양문화재단 이사장’이란 호칭 대신 ‘신양 할아버지’로 불린다.
정 이사장은 1952년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고무제품 국산화·선진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국내 고무산업 발전에 기여한 기술 경영인으로 1988년엔 신양문화재단을 설립, 장학사업을 펴고 있다. 사업 성공으로 큰 부를 이뤘지만, 매일 20년 된 양복과 구두 차림으로 공대 신양정보관에 마련된 재단 사무실로 출근한다. 점심도 학생식당에서 해결하는 등 검소한 생활을 지키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정 이사장은 “사람은 혼자서 살 수 없다. 내가 이 사회에서 얻은 재산은 여러 사람들의 도움으로 얻어진 것이니 이를 환원하는 것은 당연한 순리”라고 말했다. 사업 성공 비결에 대해서는 “남들이 하기 쉬운 평범한 길보다는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어려운 길을 선택해 꾸준히 파고 들어가는 노력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학생들은 정 이사장의 뜻을 기리기 위해 2개월에 걸쳐 자발적인 모금 활동을 폈다. 총 600여명이 모금에 참여, 1200만원이 넘는 모금액이 모였다.
학생들은 모금액 중 1000만원을 관악구 지역 어려운 중고생을 위한 장학금으로 기부할 계획이다. 서울대 학생들이 운영하는 무료 공부방 운영을 위해서도 지원된다. “릴레이 기부를 실천하는 게 신양 할아버지의 뜻에 보답하는 길”이라는 게 이번 행사의 취지다.
이날 행사에선 200여명의 학생들이 직접 그린 정 이사장의 모자이크 초상화와 감사편지를 전달했다. 특히 모자이크 초상화는 학생들이 3일동안 직접 그린 그림조각 280개를 이어 붙여 만들었다.
재학 중 정 이사장의 장학기금을 받았던 경제학부 졸업생 조승연씨는 영상 편지를 통해 “사람에게 투자하는 게 가장 수익률이 높다는 말이 있다”며 “할아버지의 도움을 받았으니 더 훌륭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문주용(25·화학생물공학부 석사과정)씨가 학내 인터넷 게시판에 ‘정 이사장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자’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게 계기가 돼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