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체질개선 대변혁 예고
학장직선제 폐지등 정치색 차단...연말까지 세부방안 마련
국립대에 대변혁이 예고되고 있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가 법인화·국립대 학장 직선제 폐지·교대 총장 선출제도 개선·경영정보공시제 도입 등을 담은 ‘국립대 선진화 방안(이하 선진화 방안)’을 발표한 것. 이번 선진화방안은 그동안 진행돼왔던 국립대 구조개혁의 통합버전이자 국립대의 대대적 변화를 위한 전방위 압박 카드로 간주되고 있다.
■ 학장 직선제 폐지·경영정보공시제 도입 = 선진화 방안의 핵심은 체질개선을 통한 국립대의 경쟁력 강화와 책무성 제고다. 이를 위해 교과부는 △지배구조 선진화 △교직원 역량 강화 유도 △운영시스템 효율화∙자율화 △경쟁적 환경 조성을 중심으로 세부 계획들을 실행할 예정이다.
지배구조 선진화와 관련해 교과부는 연내에 서울대·인천대 법인화 법안의 입법을 추진한 뒤 지방 거점 국립대의 법인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그동안 직선제로 운영되던 국립대 학장 선출은 총장 임명제로 전환되며 교대 총장 선거 역시 직선제에서 간선제로 전환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교직원 역량 강화 유도를 위해서는 우선 교수들을 대상으로는 호봉제 대신 성과 연봉제가 도입되고 교원초빙위원회를 구성, 헤드헌팅 방식의 채용을 허용하는 등 교원 임용 방식이 다양화된다. 직원의 경우 현행 교과부에서 파견하는 사무국장을 총장이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도록 했으며 직원들의 직무 역량 제고를 위한 지원도 확대된다. 특히 교과부는 국립대들이 행정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행정 운용 효율화 실적을 국립대 교원배정·재정지원과 연계할 방침이다.
또한 운영시스템 효율화·자율화와 관련해서는 국고 일반회계와 기성회 회계를 통합한 교비회계 설치, 국립대 운영경비의 총액 출연, 국립대 재정·회계법의 연내 국회 통과 등이 추진되고 경쟁 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경영정보공시제 도입 등이 추진된다.
■ 교과부, 국립대 압박 왜? = 교과부가 전방위적으로 국립대 압박에 나선 이유는 국립대가 정부 지원을 받음에도 불구, 경쟁력이 떨어지고 그동안의 구조개혁 성과가 미흡하다는 판단에서다.
교과부 관계자는 “국립대는 주요 운영 경비가 정부로부터 지원되며 각종 재정 지원 사업을 통한 지원액도 상당하지만 국가 경쟁력 수준을 고려할 때 경쟁력은 낮다”며 “통·폐합, 입학정원 감축 등 구조개혁을 추진했지만 비경쟁적 환경과 비효율적 운영체제로 인해 국립대의 주도적 노력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교과부에 따르면 산업대·교대 등을 제외한 일반 국립대 24개교는 전체 4년제 일반대학의 14.1%에 불과한 반면 지난해 BK21사업에서는 41.8%, WCU 사업에서는 39.2%, 교육역량강화사업에서는 37%를 각각 지원받았다. 그러나 상위 사립대와 비교했을 때 국립대는 학생취업률·전공취업률·전임교원당 SCI 논문수·교원당 외부 연구비 등에서 상대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외부 평가에도 불구, 국립대는 내부적으로 경쟁시스템 부재·비효율적 행정운용·파벌 조성 등 각종 부정적 요인들이 내재돼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교과부는 국립대 체질 개선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 전방위 압박이라는 초강수를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 선진화 방안 향후 전망은 = 그러나 교과부의 의도대로 선진화 방안이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교과부가 국립대 개혁의 핵심 카드로 꼽고 있는 법인화 관련 법안과 국립대 재정·회계법의 국회 통과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정부·여당이 법 통과에 총력을 기울인다 해도 야당의 반발에 발목잡힐 경우, 법 통과 시점은 차일피일 미뤄질 수 있다. 또한 국립대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특히 성과연봉제, 국립대 학장·교대 총장 직선제 폐지 등은 국립대 교수사회와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사안들이다. 이렇게 볼 때 향후 1~2개월이 선진화 방안의 향방을 좌우할 기로가 될 전망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확정된 추진 과제는 즉시 업무 소관 부서별로 세부 실행 계획을 작성, 추진할 것”이라면서 “이해관계자와 대학의 의견수렴이 반드시 필요한 과제는 공청회·전문가 의견 수렴·정책연구 등을 통해 연말까지 세부 추진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성민 기자 bestjsm@unn.net
ⓒ 한국대학신문(http://unn.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