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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대중이 미술사 쉽게 접할 수 있어야”
[인터뷰] 유홍준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

“우리나라 미술이 중국의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에 콤플렉스를 느끼는 반응이 있다. 이해되는 면도 있지만 훌륭한 문화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발전할 수 없다. 당시 우리나라는 수용자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선진 문화를 받아들여 발전을 이룬 것이다. 비유하자면 우리나라는 ‘당당한 지분을 가진 주주’로 동아시아 문화에서 큰 부분을 차지했다고 할 수 있다.”

유홍준 교수의 대표 저작은 지난 1993년 펴낸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다. 일반 대중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유적 답사의 새로운 길을 제시해 200만부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가 됐다. 유 교수가 최근 출간한 <한국미술사 강의>는 그 연장선상에 있다. 차별화된 점이 있다면 대학에서 직접 강의하며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결과물이란 점이다.

그는 “지난 학기 수업 중 학생들이 미술사를 공부하는데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같은 책도 좋지만 한국미술사에 관한 책이 절실하다는 학생들의 반응에 집필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70년대 이후 한국미술사에 대한 저서는 많이 나왔지만 건축·조각·회화·공예 등 각 분야를 하나로 아우르는 통사(通史)가 없었다는 점도 고려했다.

유 교수는 “각 분야별 연구는 ‘저공비행’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국내 미술사학계는 저공비행만 한 셈인데 폭넓은 시점에서 미술사를 바라보는 고공비행을 해야 할 시점”이라며 “통사 저술은 여러 분야를 섭렵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일관된 관점으로 쓰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폭넓은 시각으로 미술사를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미술이 중국의 영향을 받았다고 해서 사대주의로 비하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는 “당시 문화는 중국에서 우리나라를 거쳐 일본으로 흘렀다”며 “이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며 동아시아 전체의 시각에서 미술사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미학과에 입학한 그는 ‘미술사’에 흥미를 느꼈다고 했다. 대학생 시절 “한국미술사는 시대정신이나 양식에 관한 언급 없이 유물의 나열에만 치중하는 것 아닌가” 하고 고민하기도 했단다. 그런 젊은 날의 흥미와 고민들이 문화재청장, 추사기념관 명예관장을 역임하며 문화 유산 대중화에 앞장서는 지금의 유 교수를 있게 했다.

그에게선 여전히 미술사를 좋아하는 청년 시절이 엿보인다. 미술사 예찬에 여념이 없는 모습은 여느 문학청년에 뒤지지 않는 ‘미술청년’이다. 유 교수는 “미술사가 문화사의 70% 이상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며 “한 시대의 문화를 정확히 표현할 뿐 아니라 시간이 흘러도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중과의 접점을 넓히고자 노력하는 그답게 지식인들의 저술에 관한 아쉬움도 내비쳤다. 지식인들이 대중적 글쓰기를 외면했다는 게다. 그는 “어려운 내용의 전문 서적은 많은데 대중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글은 부족하다. 저술이 학술적 업적으로만 평가되고, 어렵게 써야 인정받는 풍토 때문”이라며 “인문학과 대중의 거리를 줄이려면 일반 대중이 쉽게 전문지식을 접할 수 있는 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재홍 기자 (duncan21@unn.net) | 입력 : 10-10-07 오후 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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