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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칼럼] 한국대학신문
[기고] 센카쿠 열도 분쟁과 독도
동북아역사재단 이명찬 연구위원

올해는 일본의 한국 강제병합 100년이 되는 해다.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는 지난 역사를 성찰하고 새로운 미래를 도모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학계, 시민사회에 걸쳐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8월 10일 발표된 일본 총리의 담화는 높아진 한국의 위상과 한일관계의 중요성을 일본 정부가 인식한 결과라 평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좀 더 진전된 한일관계가 기대된다.

하지만 한일관계는 여전히 한계를 내포하고 있는 양국관계다. 한일 양국 간 역사 갈등 중 가장 상직적인 현안은 독도 영유권과 관련한 갈등이며, 이는 현재 진행 중인 역사 현안이다. 이는 온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그간 축적해 온 한일 우호 관계를 일시에 냉각 퇴보시킬 수 있는 파급력을 지니고 있다.

독도는 엄연히 한민족의 땅이자 대한민국의 영토다. 수천 년 넘도록 한민족의 고유한 영토였고 현재 한국이 정당하게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 사람들은 독도를 다케시마(竹島)라고 부르며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한다. 차이가 있다면 이 작은 섬을 한민족은 100% 한민족의 땅이라고 믿는데 반해, 일본 사람들은 99%가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하거나 일부는 잘 모르겠다고 하고, 1% 정도의 사람들은 한민족의 땅임을 인정한다.

최근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중ㆍ일 간의 외교적 갈등은, 중ㆍ일 양국의 단순한 영유권 갈등을 넘어서, 중국의 급성장과 일본의 장기적 침체의 결과가 초래한 동아시아 국제정치의 구조적 변동이 시작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이 분쟁의 전개과정을 곰곰이 되새겨 보면, 일본이 독도문제로 도발해 올 때 현명하게 대처함에 있어 타산지석이 될 것이다.

9월 7일 오전 센카쿠 열도 주변의 일본 영해 내에서 불법조업의 혐의가 있다고 일본이 주장하는 중국 어선에 대해 일본의 해상보안청은 어업법에 근거해 출입 검사를 하고자 무선 등으로 여러 차례 정선을 요구했으나 어선은 계속 도주했고, 나아가 다른 순시선 ‘미주기’호에 선체를 충돌시켰다. 해상보안청은 이를 의도적인 해상보안관의 출입검사 방해로 보고 공무집행방해혐의로 어선 선장을 체포했다.
어선 선장의 체포에 대해 중국은 16일까지 9일간 다섯 차례나 주중 일본대사를 불러 항의하고 여덟 차례 성명을 발표하는 등 일본에 대해 전례 없는 압박을 가했다. 일본경제에 대한 ‘압력’ 행사로, 외환시장에서의 엔고(円高) 유도, 중국으로부터의 일본관광 억제, 중국 국내에서의 일본 기업에 대한 사업인가 지연, 중국 국내 인프라 개발 사업에서의 일본 기업 배제, 일본 제품의 불매운동 등을 전개했다.

이에 압박감을 느낀 일본은 24일 나하지검의 차석검사가 돌연 처분 보류로 중국 어선 선장을 석방했고, 석방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일본 국민에 대한 영향, 일ㆍ중 관계 등을 고려한 판단”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는 25일 선장의 석방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영토와 주권, 중국 국민의 인권을 현저하게 침해한 것에 대해 강렬한 항의를 표명한다”고 성명을 발표했고, 나아가 일본측에 사죄와 배상을 요구했다.

센카쿠 열도에 대한 일본 정부의 대응은 여론으로부터 외교적 실패로 규정됐고, 그 비판은 “중국이 강하게 나오면 무릎을 꿇는 약한 일본이라는 이미지가 세계로 퍼지게 될 것”이라는 것이었다. 정권기반이 취약한 일본의 간 나오토 정부는 독도에 대한 한국의 실효지배에 비판적인 일본 여론에 휘둘릴 가능성이 높아져, 센카쿠 열도 문제에 의해 자극된 일본 여론이 독도영유권에 대한 강력한 주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ㆍ일 간 센카쿠 열도 분쟁과 한ㆍ일 간 독도문제는 서로 유사한 면을 가지면서도 확연히 다르다. 이 두 사안은 일본의 센카쿠 열도에 대한 영토편입의 실질적 계기가 1895년 청일전쟁이었으며, 독도에 대해서는 1904~1905년 러일전쟁을 전후한 시마네현 고시였다는 점에서 역사적 유사성을 갖는다. 그러나 다음의 이유들로 이 두 문제는 차이점을 보인다. (1) 센카쿠 열도는 역사적으로 ‘가해자’인 일본이 지배해 ‘피해자’인 중국인의 감정적 반발을 크게 사고 있지만, 독도는 ‘피해자’인 한국이 지배하고 있다. (2)센카쿠 열도 주변에는 중ㆍ일 간 어업 중간수역이 없으며 풍부한 석유가스자원이 매장되어 있는 반면, 독도 주변은 한ㆍ일 어업협정 중간수역에 속하며 메탄하이드레이트 자원이 풍부하다. (3)센카쿠 열도는 일본 해상보안청의 순시선이 순찰할 뿐 군경의 주둔이 없는 반면, 독도는 한국 경찰이 주둔해 오고 있어 두 상황은 실효적 지배의 정도에 차이가 있다. (4)센카쿠 열도는 미ㆍ일 안보조약의 대상이지만 독도는 대상이 아니다.

중ㆍ일 간 센카쿠 열도 분쟁은 서로 다른 체제의 국가가 대치했을 때 사건이 어떻게 전개되고, 어떤 해결책을 찾아내는가 하는 것을 보여 준 예다. 독도를 둘러싼 한ㆍ일 대립은 민주주의 국가 간의 대치 속에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면에서는 외교적 압박에 일사불란할 수 있는 중국보다 한국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그러나 1965년 한일회담 결과 합의된 '분쟁해결에 관한 교환 공문'에 의해 독도에 대한 무력침공, 한국의 동의 없는 조정, 이 두 가지 모두가 차단됐다. 또한 ‘국제분쟁의 해결수단으로써 전쟁을 방기’한 일본의 평화헌법과 전수방위 원칙의 상존으로 인해 일본자위대가 무력으로 독도를 점령하는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와 같은 객관적 인식에 바탕을 둔 자신감을 갖고 독도에 대해 보다 냉정하게 대응해야 한다. 한국에 필요한 것은 일본의 사소한 도전에 대해 과민 반응함으로써 독도를 국제분쟁화시키는 게 아니라,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점차적으로 조용히 강화시켜 나가는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칼럼 | 입력 : 10-10-25 오전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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