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화 칼럼
서정화
[서정화 칼럼] 한국고등교육정책학회장, 홍익대 교육학과 교수
입학사정관제, 이대론 안 된다
서정화 본지논설위원·한국 고등교육정책학회장
입학사정관제는 대학이나 모집 단위의 특성에 맞는 인재를 선발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지난 2008년부터 시행 중이다. 2010년 현재 90여 개 대학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입학사정관 수도 350여 명에 이른다.
시범단계를 지나 서서히 확대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아직은 그 성과나 효과를 판단하기에 이르다. 다만 학교생활기록부를 비롯해 수능성적, 고교에서의 각종 활동 등 다양한 스펙을 활용해 적격자를 선발, 교과 성적 위주의 학생 선발로부터 다양하고 창의적 인재를 선발하고 키우려는 데 부합하는 제도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은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
입학사정관제가 더욱 효과적으로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그동안의 시행과정과 내용을 다시 한번 점검·확인할 필요가 있다. 지난 6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입학사정관제 문제가 불거져 도마 위에 올랐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동안 제기된 문제점들은 대체로 다음 몇 가지로 집약된다. 우선, 도입 초기부터 쟁점으로 떠올랐던 ‘공정성’과 ‘투명성’이다. 최근 언론에 제기됐던 공무원 특채와 유사하게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과연 엄정하고 투명하게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다.
또, 입학사정관제도 도입·운영과 관련한 내용도 거론된다. 대학입시에 매달리게 만드는 중등학교 교육이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학교 교육프로그램 운영의 과정과 결과를 대학입학 전형에 반영하는 데 얼마나 도움을 주고 있느냐 하는 제도 자체와 관련된 것이다. 말하자면 다양하고 창의적인 교육프로그램 운영 과정과 결과를 입학전형에 제대로 반영하는가에 대한 물음에 현재 답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사정관제도가 더욱 확대·정착되려면 다음 몇 가지 주요 쟁점들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 먼저 각 대학에서는 입학사정관을 선발하고 임용하는 데 있어서 평가에 관한 전문지식뿐 아니라 중등학교 교육에 대한 현장 이해와 경험·기술을 지닌 유능한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대부분 대학에서는 인건비 등을 고려해 20~30대 젊은 사정관 위주로 선발·임용하고 있는 것 같다. 회사원·종교인·작가·연구원이 45%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이 중등학교 교육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점검해야 한다.
국가 차원에서도 입학사정관의 전문적 자질과 경력을 감안해 입학사정관 후보자들을 뽑고 교육·훈련해 유능한 인력풀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표준교육과정을 개발하고, 대교협 등이 전문교육을 시켜 자격증 소지자를 배출해 대학이 필요로 하는 후보인력을 배출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또한 입학사정관제 도입·운영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대하는 일도 중요한다. 대학 자체로 사정관 수를 늘려가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는데, 엄격한 자격기준을 설정해 유능한 인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뒷받침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중등학교에서는 창의적 교육프로그램을 개발, 제공하고 이를 이수시켜 대학의 특성과 인재상에 맞는 학생들을 배출해야 함은 물론이다.
입학사정관제는 사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대학입학 전형과정에서 유리한 게 아니라 학교 교육을 정상적으로 받은 학생들을 선발하는 시발점이 되는데 새로운 물꼬를 트는 기제가 돼야 한다. 그러려면 그동안 시범 운영한 결과를 토대로 치밀하고도 실행하기 수월한 보완책들이 나와야 할 것이다.
서정화 칼럼 | 입력 : 10-10-25 오전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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