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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환 칼럼] 경상대 경제학과 교수
[시론]현대건설 매각, 어떻게 해야 하나
장상환 본지 논설위원·경상대 경제학과 교수
현대건설 인수를 둘러싸고 현대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이 각축하고 있다. 자금사정이 나은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9월 27일 현대그룹 인수 참여를 발표하면서 현대건설 인수를 통해 원자력발전소와 주택, 자동차에 이르는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대건설의 글로벌 성장기반도 마련할 수 있다고 했다.

현대그룹은 현대자동차가 현대건설을 인수할 경우 계열 건설사와 합병하고 대주주가 지분을 처분해 큰 시세차익을 올리는 등 경영권 승계의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는 공격성 광고를 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또한 고 정몽헌 회장의 4400억원 사재출연과 경영정상화 노력 등을 근거로 현대건설 채권단 지분 우선매수청구권도 요구하고 있다. 인수 당위성의 명분을 앞세우고 있는 셈이다.

현대건설은 현대건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최적의 기업에 매각해야 할 것이다. 인수희망가격을 높게 써낸 기업에 무조건 매각하는 것은 대우건설, 대우조선해양 등의 매각 사례에서 보듯이 ‘승자의 저주’를 초래할 수 있다. 금호그룹은 재무 투자자와 불리한 옵션까지 맺어가면서 대우건설을 인수했다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사태가 발생했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이 인수가격 이외에 인수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자금조달의 건전성을 반영하겠다고 밝힌 것도 근거가 있다.

한국 재벌의 고질적인 병폐 가운데 하나가 문어발식 확장이다. 현대자동차도 계열분리 이후에 계열사를 끊임없이 확장해왔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경쟁력 유지를 위해 막대한 선제적 투자가 필요한데 인수합병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 자금을 돌릴 경우 협력사의 경영을 압박하고 주력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여기에 더해 현대건설 매각에 대해 정부가 현대자동차그룹을 지원해 온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그동안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에 관심 없다고 해 오다가 갑자기 인수전에 뛰어든 배경이 의문이다. 한국정책금융공사가 매각기업의 규모로 봐서 초고속 매각 절차를 발표한 것도 이례적이다.

그리고 외환은행과 채권단은 재무구조 개선 약정 체결을 압박하기 위해 신규 여신 공여 중단과 만기도래 여신 회수를 결의했다.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체결하게 되면 현대그룹은 실질적으로 현대건설 인수를 포기해야 한다.

따라서 현대그룹은 결의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재판과정에서 외환은행 담당자들의 증언을 통해 여기에 금융감독원의 압박이 작용했음이 드러났다. 법원은 이를 근거로 상부 금융기관의 압박을 받고 기업활동의 손발을 묶으려 한 외환은행과 현대그룹 채권단의 행위가 위법하다고 판결, 현대그룹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 아들 이시형씨가 최근 입사해 근무하는 자동차부품회사 (주)다스가 현대자동차그룹과 특별한 거래관계를 맺고 있는 사실도 주목된다. 이러한 정황들을 근거로 “현대그룹 인수전이 형식적 경쟁을 거칠 뿐 현대자동차그룹으로 넘어갈 것이 뻔하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현대건설은 현대그룹의 주력 기업이었지만 오너의 무리한 경영으로 부실에 빠졌다가 국민의 세금으로 다시 경영이 정상화된 기업이다. 국민의 부담으로 회생한 기업을 정권의 의중에 따라 특정 재벌에게 넘겨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 현대그룹이 인수하는 것도 현대그룹의 자금 여력이 크지 않아 외국 건설자본을 끌어들여야 하는데 이것이 현대건설의 글로벌 경영에 장애물이 되지 않을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

이러한 재벌체제가 초래할 여러 위험을 막기 위해서는 한국정책금융공사의 지분을 모두 매각하지 않고 인수기업 재벌 대주주의 무리한 경영을 견제할 수 있는 지렛대로 확보해 두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또 현대건설의 회생에는 대규모 감원과 임금 삭감 등 노동자들의 희생도 큰 기여를 했다. 인수 후 노동자 경영참여를 보장하는 것도 기업경영의 안정과 대주주 견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장상환 칼럼 | 입력 : 10-11-01 오후 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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