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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칼럼] 한국대학신문
[기고]국내박사 할당제, 학문발전 위해 필요
권해수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한 나라의 학문이 발전하려면 우수한 연구자들이 많아야 한다. 열심히 연구하는 교수와 학자군,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우수한 연구보조 인력이 선순환 되어야 한다. 우수한 연구보조인력은 학문후속세대로 육성되어야 한다. 그래야 이들이 희망을 갖고 젊음을 투자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급속한 경제발전과정에서 선진 외국으로부터 학문을 지속적으로 유입해왔고, 이 결과로 높은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이제 선진국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의 학문발전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경제발전에 상응하는 자생적 학문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주요 대학교의 교수 대다수가 미국 출신박사로 구성되어 있으며, 우수한 제자들을 미국으로 유학 보내고 있다. 국내 대학원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국내 대학원에 대한 불신은 자신의 교육체계에 대한 불신이다.

이로 인해 학문후속세대의 자생적인 육성체계가 구축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학문발전의 선순환구조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지속가능한 지식생산체계와 교육시스템의 문제다. 한국의 대학원에서 배출한 박사의 수가 급증하고 있지만 소위 ‘명문’대학에서는 이들을 교수로 임용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학문의 재생산구조와 교수 충원구조는 긴밀하게 맞물려 있으며, 이러한 구조는 미국 대학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재생산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학문의 지속성은 담보되지 못한 채 지적 종속성을 더욱 강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외형상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독자적 기반을 구축하지 못함으로써 학문의 재생산구조를 훼손하고 있다.

최근 주요 대학교에서 경쟁적으로 우수연구자를 충원하고 있지만 그 대상자는 철저하게 미국중심적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과정에는 SKY대 출신의 미국 명문대 박사학위 소지자가 주요 대상이 된다. 한국에서 수많은 박사들이 배출되고 있지만 이들은 관심 밖이다. 국내박사학위 소지자의 대량 배출로 인해 경쟁력 기반이 약화되고 있으며, 이는 전문성의 부재 및 차별화의 실패로 나타나게 된다.

물론 여기에는 취약한 대학원 프로그램과 교육시스템이 영향을 주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회적 편견이 나타나고, 우수 학생이 국내 대학원을 기피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연구인력의 유입과 이들을 명문대학에서 지속적으로 충원하는 구조, 그리고 이들이 주류적 학문세력을 형성함에 따라 우수학생이 미국의 대학원으로 유학을 가고, 이러한 구조가 강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SKY대 사회과학분야(경제·경영·사회·인류·심리·사회복지·정외·행정·교육·언론·지리학) 교수 633명중 4.7%인 30명만이 국내박사학위자이다. 더욱이 이 수는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이는 의학분야를 제외하고, 인문학·자연과학·공학 분야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의 학문 발전을 위해서 이러한 악순환 고리를 단절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대학원 교육프로그램의 차별화·특성화로 질적 발전을 도모해야 하며, 국내박사 학위자에 대한 임용할당제를 실시해야 한다. 외생적 학문발전시스템으로 선진 학문을 구축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현재와 같은 학문후속세대 육성방식으로는 영원히 선진 학문과의 간격을 메울 수 없다. 국내박사 쿼터제의 조속한 도입을 통해 학문후속세대 양성의 선순환구조를 만들고, 학문발전의 토대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칼럼 | 입력 : 10-11-04 오전 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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