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 조선대 시간강사 서모씨가 대학가의 교수 채용 비리, 논문 표절 등을 폭로한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으나, 경찰 조사 결과 사실과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은 서씨의 유서 원본 중 일부.
올해 5월 한 시간강사가 자살하며 남긴 유서의 내용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결론지어졌다.
광주서부경찰서(서장 최정환)는 조선대 시간강사 서모씨(45)가 유서에서 폭로한 △교수 채용 비리 △논문 대필 등에 관해 지난 5개월 간 수사한 결과, 해당 대학·교수의 혐의점을 찾을 수 없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은 “서씨가 유서에서 교수 채용을 대가로 돈을 요구했다고 언급한 전남 소재 전문대학, 수도권 소재 사립대를 상대로 사실 관계를 확인했다”며 “전남의 대학에는 서 씨의 전공과정 자체가 개설돼 있지 않았고, 수도권 대학은 해당 전공에 외국인만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 서 씨는 이 대학들의 교수 임용에 지원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은 “서씨는 유서에서 ‘지도교수의 논문을 대필했다’고도 언급했으나, 사실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논문 작성은 지도교수가 논문의 주제와 방향 등을 정하고 관리하면, 서씨가 직접 논문을 쓰는 방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적인 공동 논문 작성 관행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찰 조사 결과, 학회에 발표된 모든 논문에는 지도교수와 함께 서씨의 이름도 게재, 공동논문의 형식을 띄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외에도 경찰은 서씨가 유서에서 제기한 △지도교수의 연구비 유용 △조선대 교수 채용 탈락 등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최종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서씨가 유서에서 제기한 대학, 교수를 상대로 비정규교수 노조 등과 함께 의혹을 밝혀내려 했지만 어떠한 사실 관계도 확인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처럼 서씨의 유서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으나, 대학가에선 교수채용 비리, 지도교수 논문 대필 등이 자행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지적한다. 14년간 시간강사로 생활했던 서울 한 대학 교수는 “서씨가 유서에서 지적한 해당 대학, 지도교수가 무혐의일 수는 있겠지만, 이것이 전부를 대변하는 진실은 아니다”라며 “국내 대학들의 교수 채용 비리, 교수들의 논문 대필은 분명히 존재한다. 정부·대학은 이를 반드시 기억하고 개선에 총력을 다해야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조선대에서 10여 년간 시간강사로 일해 온 서씨는 지난 5월 25일 밤 11시경 ‘이명박 대통령님께’라는 제목의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 당시 유서에서 서씨는 “약 2년 전 교수 채용 대가로 전남 한 사립대학에서 6000만원, 2개월 전 경기도 한 대학에서 1억 원을 요구받았다”며 “조선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고 시간강사로 근무하면서 교수님의 논문을 공공연히 대필했다. 교수님과 함께 쓴 논문 모두는 내가 쓴 것으로 교수는 이름만 들어갔다”고 폭로해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