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홈 > 뉴스 > 교육정책

목록
프린트 스크랩
“수능개악, 국영수 치중 불 보듯 뻔해”
서울대 사범대 주관 토론회서 수능 맹비판


“벌써 고등학교에는 국영수과목의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심지어 도덕 교사에게 ‘전과하라’ ‘사회를 하거나 영어를 해라’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지난해 12월 △집중이수제 도입 △창의적 체험활동 강화 △특성화된 교육과정 운영 △선택적 과목이수 등을 골자로 한 ‘2009교육과정 및 수능개편안’에 이어 지난 8월 △입학사정관제 도입 △선택과목 축소 등을 담은 ‘2014학년도 수능시험 개편안’이 내년 3월 시행을 앞둔 가운데, 서울대 사범대 교수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0월 성명을 내 “2014학년도 수능체제 개편안은 개선이 아닌 개악”이라고 주장한 이례적인 사건 후 열린 토론회에서다.

서울대 사범대 교수협의회와 고교 교사 등은 10일 서울대 교육정보관에서 ‘2009 개정교육과정과 수능개편안,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를 열고, 교육계에 불어올 수능 개악에 대해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기조발제를 맡은 김종철 서울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2009개정교육과정과 2014수능개편안에 대해 “청사진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의사소통능력은 더욱 중요해지는데 관리의 편의를 위해 국어의 듣기 능력 측정을 폐지하고, 다변화된 세계 교류는 흐름인데 제2외국어교육을 포기하려 한다. 통섭이 새로운 화두인데 수능시험은 문과, 이과로 나눈다”며 “학생 개개인의 적성과 진로에 따른 교육을 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수능 과목은 선택 대상이 일률적으로 제한될 것이 아니라 확대돼야 하며, 입학사정관제가 비교과 활동만 보는 것이 아니라면 교과 활동에서 드러나는 수험생의 다양한 능력과 소질을 파악한다면 역시 응시 과목을 확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창의적 체험활동과 교과교육은 서로 보완적인 관계이지 대체관계가 아니다. 이번 수능 개편안은 수능의 정체성과 위상을 혼돈에 빠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승현 숭실고 교사(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 정책실장)는 지난 2007개정 교육과정이 채 본격적으로 실행되기 전에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졸속으로 실행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 교사는 이에 대해 “정책의 변화속도를 학교가 쫓아오지 못하고 입시 경쟁에 유리한 방식으로 자의적으로 해석하면서 선택교과, 특히 심화교과와 전문교과가 파행적으로 운영될까 우려스럽다”면서 “지금과 같이 일방적이고 조급하게 정책이 추진되기 보다는 충분한 정책검토를 통해 정교한 정책과 로드맵을 세우고 학교현장과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영하 서울여상 교사 역시 “현장교사들은 내년 3월부터 수업을 해야 하는데, 관련자를 불러 물어보지도 않고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사는 이에 대해 “일단 보류시키고 최소한 6개월이든 1년이든 시범학교를 운영하고 문제를 보완해야지, 느닷없이 하라고 하면 되겠느냐. 학교에서 가르치는 교사들은 정말 혼란스럽다”면서 “2009개정교육과정은 즉각 폐기하고, 교육주체들의 의견을 들어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9개정교육과정과 2014수능개편안이 국영수 중심의 사교육 경쟁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컸다. 패널토론자로 참석한 김진영 강원대 사범대 학장은 “국영수만 하느라 진짜 시도해봐야 할 것은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대학에 들어가 방황하는 제도는 막아야 한다”면서 “국영수가 중요하다면 여러 번 시험을 치루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김 학장은 이에 대해 “국영수 과목에 한정해 고등학교 전 학년 동안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국가가 채점하는 방식을 도입하는 것을 어떻겠느냐”고 설명했다.

김덕수 서울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2014수능개편안의 근본적인 문제는 선택과목수의 축소”라면서 “사회과 교과가 고등학교 2·3학년의 선택교과제로 운영되면서 학생들의 과목 이수율에 심각한 불균형이 생겼다. 학생 자신이 수능에서 선택하지 않는 과목은 수업에 집중하지 않거나 타 과목을 학습해 수업분위기가 나빠지는 등 공교육 현장의 고질적인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 선택과목 축소는 이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해 “사회탐구영의 경우 근본적으로 선택과목제도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기중 기자 (gizoong@unn.net) | 입력 : 10-11-10 오후 11:39
ⓒ 한국대학신문(http://unn.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목록
프린트 스크랩
이 름 내 용 비밀번호

1

최신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