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은 상호 WIN-WIN 차원 이뤄져야
가톨릭대와 부경대가 통합에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이들 대학들은 통합을 통해 서로가 윈-윈(WIN-WIN) 게임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통합 후 서로가 얻게 될 이익을 분명히 인식하고 통합을 추진했다는 점이 통합 성공의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상호 간의 윈-윈 전략 없이 진행되는 통합 추진이나 논의, 또는 전시성 통합 제스처는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가톨릭대는 당시 통합 전 가톨릭대의 경우 신학대학과 의과대학만을 가진 단과대학이란 점과 성심여대의 경우 여대라는 점에서 공통적으로 학교 발전에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이에 따라 두 대학은 대규모 종합대학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시작했고 가톨릭 계 내 동일법인인 두 대학은 자연스럽게 통합 논의를 하게 됐다. 특히 두 대학의 특성상 중복학과가 없었다는 점이 논의를 더욱 수월하게 만들었다.
부경대의 경우 통합 전 부산공업대와 부산수산대는 대입 지원자의 감소, 대학 간 무한경쟁 등 교육 환경이 급변하면서 중소규모 지방대로서 점차 생존 위기에 몰리고 있었다. 장선덕 당시 부산수산대 총장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에 부산공업대와 부산수산대는 각각 공업대와 수산대라는 특성화대학으로서는 더 이상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종합대학으로서의 도약을 다짐하며 손을 잡게 됐다.
■ 통합 추진은 장기적 관점에서
현재 천안공대와 통합을 추진 중인 이해준 공주대 기획연구처장은 “대학 통합에는 2~3년 정도의 시일이 걸린다”면서 “최근 대학 간 통합 논의가 무성한 데 대학들이 이런 부분을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말은 곧 통합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철저한 준비를 통해 진행돼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의미다.
가톨릭대가 처음으로 통합 논의를 시작한 것은 1988년. 하지만 초기에는 구성원들의 반발이 심해 무산될 수밖에 없었다. 가톨릭대는 비록 통합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었지만 무리하게 통합을 추진하지 않았다. 그러나 초기에 강력히 반발하던 구성원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통합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에 통합 재논의가 1993년부터 시작됐으며 가톨릭대는 2년간의 준비과정을 거쳐 1995년 통합에 성공했다.
부경대 역시 부산공업대와 부산수산대가 1994년 통합논의를 시작한 뒤, 2년이 넘는 준비과정을 거쳐 비로소 통합대학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특히 부경대는 군산대와 군산수산전문대의 통합사례와 고려대, 연세대 등 사립대의 과거 흡수합병 사례 등 타대학 통합 자료를 수집하고 현장 방문을 통해 통합추진에 필요한 절차와 일정 계획 등을 구체적으로 작성하는 등 통합 추진을 위한 준비를 철저히 했다.
■통합 이후 상황도 미리 고려해야
가톨릭대와 부경대는 통합에 성공하고 나서 우수학생들이 몰리는 등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하지만 통합 추진 당시에는 예상치 못했던 문제나 미결과제로 인해 고심하고 있다. 가톨릭대는 여대와의 통합으로 학과가 여대생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는 것이 현재 가장 큰 골칫거리다. 따라서 최근 인간복지학부 사회복지학 전공(야간)을 폐지하고 해당 전공의 인원 40명을 각각 사회과학부 사회복지학전공(주간), 법학부 법학전공과 신설되는 디지털문화학부의 디지털문화컨텐츠학부에 나누어 배정하는 내용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하지만 반발도 심해 후유증을 앓고 있다.
부경대는 후발 국립대학으로서 발전기금 모금이 어려워 교육, 연구를 위한 자원조달이 곤란하다는 점, 지역거점대학으로서 아직 위상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 등 통합 이후 과제를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