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에서 연재하는 칼럼입니다.
이 장 희 (한국외대 교수, 법학전문대학원)
'개발의제'를 슬로건으로 내건 G20정상회의가 세계화를 반대하는 국내외 많은 시민단체의 강한 시위 속에서 큰 충돌 없이 12일 끝났다.
이번 G20정상회의는 G20 체제가 출범한 이후 주요 선진 7개국(G7) 이외의 신흥국에서 열린 첫 회의였다. 서울정상회의에서 관심의 초점은 환율과 경상수지 불균형 문제였다. G20정상회의는 경제위기 이후 세계경제의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을 이루기 위한 ‘서울액션플랜(실천계획)’을 담은 선언문을 채택하고 폐막됐다.
환율에 대해서는 경제의 펀더멘털이 반영될 수 있도록 시장결정적 환율제도를 이행하고, 환율의 경쟁적 통화 평가절하를 자제한다는 종전의 결의를 재확인했다. 경상수지 불균형 문제에 대해서는 목표치는 채택되지 않았으나 내년 상반기까지 글로벌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예시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상호평가의 기준으로 삼기로 했다. 더불어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개혁이 이뤄졌다.
G20 정상들은 선진국들의 IMF 지분 중 6%를 신흥국으로 이전하고 유럽 국가들이 가진 9명의 이사 의석 중 2석을 신흥개도국들에 양보하는 IMF 개혁 방안을 최종 승인했다. 이렇듯 이번 G20회의에서 한국은 선진-개도국을 잇는 가교역할을 하는 등 세계 중심무대에서 글로벌 리더로 우뚝선 우리의 새로운 국격을 국제사회에 보여 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단국가 입장에서 볼 때 G20회의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보다 구체적 평화외교 노력을 보여 주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G20회의에서 국가원수들 사이에 벌어진 정상회담을 보면서 우리는 남북관계의 발전을 위한 우리의 평화외교와 통일외교를 생각해 본다. 특히 한국은 11일 중국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관계에 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한국은 북한이 중국의 변화를 따라올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고, 후진타오 주석은 인도주의적 지원과 군사 실무회담이 남북관계 분위기 개선에 유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MB정부 들어 계속된 대북강경책은 중국의 적극적인 참여 없는 북한에 대한 압박과 제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입증했을 뿐이었다. 오히려 포용정책을 포기한 한국과 미국의 강경책은 오히려 북한을 중국의 영향권으로 밀어넣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런데 최근 중국은 미·북 적대관계의 산물인 북핵문제는 근본적으로 미국이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장기적 과제이고, 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지만 북한과의 전통적 협력관계를 계속 강화해 나가는 것이 국익이 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즉,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고 북한과의 관계발전을 증진하면서 북핵문제도 해결해 나가려는 전략인 것이다. 동북3성 진흥계획을 추진함에 있어서 북한과의 경제협력이 필수적인 중국은 북한과의 전략적 협력관계를 강화 발전시키는 정책을 채택하고, 북한을 더 적극적으로 끌어안기 시작했다. 한반도의 평화통일이 간단치 않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우리는 결코 북한을 잃어서는 안 된다.
MB정부도 이제는 미국의 남북대화 권고를 받아들일 뿐만 아니라 오히려 주도적으로 국면전환에 나서야 할 때다. 이제 MB정부는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와 평화체제 확립이라는 확고한 목표와 비전을 갖고 ‘통일지향적 평화체제’ 외교를 구축하도록 주도적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G20정상회의가 미국·일본 일변도의 외교에서 중국과의 다양한 채널의 외교를 착실하게 다져놓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