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파일 논의가 불법도청 쪽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번 X파일 사건의 핵심은 정치권, 재벌기업, 언론사의 상호 유착이라는 악폐가 드러났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기관과 검찰이 재벌의 검은 돈을 받았다는 데에서 더욱 문제가 크다. 그런데 현재 X파일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보면 불법도청 문제 쪽으로 치중되고 있다. 정당과 보수언론들은 자기 입맛에 맞게 사안의 본질을 왜곡, 변질시키고 있다. 이에 우리 당은 이번 기회를 통해 정경유착의 고리를 확실히 끊겠다는 생각으로 본질에 맞는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최근 본지가 교수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정경유착 등은 현재도 자행되고 있다고 교수들은 대답했다.
“이건희 회장, 홍석현 전 주미대사 등 X파일의 핵심 관계자들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사람들이 건재한 만큼 X파일 같은 사건은 언제든지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 97년도의 사건이 구조적으로 달라질 이유는 없다고 본다.”
-일각에서는 삼성의 국가기여도를 인정해야 한다는 삼성 옹호론도 있는데.
“삼성의 매출액이나 국가 경제 기여도는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삼성의 불법, 위법적인 행위를 묵과할 수는 없다. 오히려 잘 나가는 기업일수록 사회적 통제가 필요하다. 이번 X파일 사태 이후 삼성에 대한 비판도 잘 나가는 기업의 발목을 잡자는 것은 결코 아니다. 삼성이 명실상부한 일류기업으로서 거듭날 수 있도록 유도하자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이건희 회장의 사퇴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이건희 회장은 비자금 문제를 포함해 5번 정도 이번과 비슷한 혐의를 받은 적이 있다. 그 때마다 이건희 회장이 아닌 실무자가 모든 책임을 졌다. X파일에서 이건희 회장이 실제 중요한 역할을 했음이 어느 정도 드러났기 때문에 이건희 회장이 처벌을 피해가는 것은 부당하다고 본다. 우리 당은 이건희 회장이 청문회에 서게끔 할 계획이다.”
-X파일의 진실 규명을 위한 민노당의 활동은.
“당 차원에서 삼성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노동분야는 단병호 의원이, 경제분야는 심상정 의원이, 법률 등의 분야는 노회찬 의원이 각각 맡고 있다. 우리 당은 진실이 명확히 밝혀지고 책임자들은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시민·사회 단체 등과 함께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를 위해 X파일과 관련한 특검 도입과 국정조사 실시를 현재 열리고 있는 임시국회에서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또 앞으로 인간 띠 잇기, 삼성그룹 건물 앞에서의 1인 시위, 삼성관련 지역 센터의 지구당 조직 등의 활동도 벌여나갈 계획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삼성의 잘못된 관행들을 바로잡자는 것이 우리 당의 의지다.”
-다른 당의 반응은 어떤가.
“열린우리당은 시간을 문제 삼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안은 검찰 수사 이후 결국 특검으로 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처음부터 특검으로 가자는 것이 우리 당의 입장이다. 또 열린우리당은 국정조사를 실시하면 정쟁이 발생할까 우려하고 있는데 이는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본다. 한나라당의 경우 특검 도입을 주장하고 있지만 X파일을 불법도청 쪽으로만 몰아가고 있다. 이는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이며 변죽을 울리는 것에 불과하다. 우리 당은 특검 도입과 국정조사 실시가 관철될 수 있도록 다음 주 중으로 다른 당을 설득하는 작업을 할 계획이다.”
-삼성의 대학 투자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가.
“각계에 삼성 장학생들이 있다. 삼성은 우리 사회 위에 존재하는 빅 브라더 행세를 하려 한다. 삼성의 대학 투자 문제는 대학 개혁 문제와 맞물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거대자본이 대학에 침투해 지성인이 아닌 기업 입맛에 맞는 인재를 양성하고 있는데 이를 개혁해야 한다.”
-삼성 내에서도 삼성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있을 텐데.
“민주노총 산하에 삼성일반노조가 있다. 그러나 삼성은 최근 일부 노동자들이 노조 결성을 추진하려고 하자 위치추적을 하는 등 철저히 무노조 정책을 지켜왔다. 하지만 삼성의 무노조 정책은 70년대 개발정책이 빚어낸 폐해다. 이번 사태 역시 삼성의 무노조 정책이 부른 결과다. 노동자의 참여를 보장해 기업이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며 삼성이 이러한 과제를 극복하지 못하면 삼성의 미래는 암담하다고 본다.”
-향후 민노당의 계획이라면.
“X파일 같은 사건이 재발되지 않으려면 사회구조적인 통제 시스템이 필요하다. 우리 당은 금산법 개정안 통과, 출자총액제한제도 도입 등은 물론 노동자를 비롯한 사회구성원들이 재벌기업을 통제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될 수 있도록 주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