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묘년(辛卯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토끼의 순결함과 평화로움이 온 누리에 가득한 한 해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한 해가 공허한 흐름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는 늘 자신을 새로운 존재로서 정립하고 스스로를 열어야 할 것입니다. 묘(卯)시는 농부들이 논밭으로 나가 하루의 일과를 시작하는 시간입니다. 우리의 조상들은 토끼의 해를 성장과 풍요를 상징하는 해라고 믿고 실천하여 왔습니다. 그러나 성장과 풍요의 삶은 거저 주어지는 선물은 아닐 것입니다. 산은 오직 스스로 올라야 그 끝에 닿을 수 있습니다. 신묘년 우리의 다짐과 각오가 더욱 새로워야 할 것입니다.
지난해 말 통과된 서울대 법인화법을 생각하면 더욱 그러합니다. 올해는 호남을 대표하는 거점국립대학으로서 전남대학교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어떤 길을 걸어갈 것인가를 선택해야 하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큰 바다로 나가고 있습니다. 어제와 똑같은 항해 기술을 가지고 오늘과 내일의 바다를 헤쳐 나가고자 한다면 그것은 맹목적 자기 과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징표일 것 입니다. 과거에 안주하고 지난날의 성과에 만족하려 드는 것은 매우 경계해야 할 일입니다. 너무 늦게 오는 자는 삶의 벌을 받는다고 합니다. 대학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사업들의 추진력을 높이고 유사ㆍ중복학과 해소와 같은 숙제들을 풀기 위해 특별한 혜지가 필요한 한 해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같음을 추구하되 다름을 남겨두는 구동존이(求同存異)의 지혜가 필요할 때입니다.
주지하다시피 대학들도 지금 치열한 경쟁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경쟁에서 뒤떨어진 자에게 구원의 은총은 주어지지 않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그리고 이 경쟁에는 결승 라인이 없는 듯합니다. 교육과 연구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선택과 집중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정신일 것입니다. 무엇보다 열심히 가르치고 연구하는 교수님은 그에 합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완성시켜 나갈 것입니다. 뒤떨어진 취업률의 제고를 위해서 책임 진로 지도교수제를 실시하고 통합형 학생 경력관리, 취업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합니다. 학과별로 외국어 수업 비율을 높여서 글로벌 인재양성에도 노력할 것입니다. 아울러 취업보장형 교육트랙을 보다 확대하고, 지역산업과 동반 성장이 가능한 분야를 적극적으로 발굴, 육성하여 나가고자 합니다.
새해에는 총장후보 선거규정에 대한 마무리도 해야 할 것입니다. 대학의 발전을 위해 쓰여야 할 에너지가 선거로 인해 소진되는 일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기를 희망합니다. 대학의 에너지가 선거로 인해 엔트로피화 되는 것을 이제는 막아야 할 것입니다. 통합 이후 오랜 시간 매듭을 짓지 못했던 유사ㆍ중복학과 해소 문제는 수요자 중심의 특성화 전략과 함께 그 해결책을 찾고자 합니다. 최선의 교육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최상의 방안이 무엇인지를 함께 고민하여 주시기를 특별히 당부 드리는 바입니다.
국제교류는 양보다 질을 우선시할 것입니다. 21세기는 이미 Chimerica의 시대가 되었습니다만 그럴수록 국제협력을 다변화하고 아세안 사이버대학 설립 등 아세안 국가와의 교류 폭을 넓혀가는 일도 적극 모색할 것입니다. 200억원 규모로 금년에 착공하게 될 동아시아 녹색성장 교육센터는 우리대학의 국제화를 위한 새로운 요람으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캠퍼스 환경을 창조적 지성을 위한 소통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은 지속될 것이며, 구성원들을 위한 쉼의 공간, 소통의 공간을 마련하는 일도 계속할 것입니다. 1년 앞으로 다가온 개교 60주년 준비도 서서히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친애하는 교직원과 학생 여러분!
식물은 자신을 감싸고 있던 딱딱한 껍질을 스스로 열어젖히고, 완강히 닫고 있는 대지 속에 뿌리를 내리는 동시에 열려있는 하늘을 향해 새싹을 피워 올려야 살아갈 수 있습니다. “No pain, no gain”이라고 합니다. 고통이 없이는 얻는 것도 없을 것입니다. 학부모와 20만 동문 그리고 지역민은 우리 전남대학교가 희망과 감동을 주는 World Class 대학으로 도약하기를 염원하고 있습니다.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자세로 신묘년을 헤쳐 나가십시다. 변화는 결코 두려워할 파도만은 아닙니다.
2011년 한 해 우리 모두에게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 충만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전남대학교 총장 김 윤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