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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 통합지원금 받고도 구조개혁 뒷전
감사원 감사결과, 5개 대학 중복학과 그대로 유지
대학 자체평가 “실제보다 관대한 평가” 문제 지적
“산업체 부담 10% 미만 계약학과 77개...부실 운영”
교과부의 국립대 통합(구조개혁)사업이 예산투입에 비해 구조개혁 효과가 미비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지적됐다. 감사원은 이외에도 대학 자체평가의 공정성과 계약학과 부실운영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감사원은 지난달 29일 ‘대학경쟁력 강화사업 추진실태’ 감삭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교과부가 국립대 통합 시 유사·중복학과 통폐합을 조건으로 제시했지만, 감사 결과 5개 대학이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 5개 국립대 통합 조건 미이행=교과부는 지난 2004년부터 대학 구조개혁 정책을 추진했다. 지금까지 18개 대학이 9개 대학으로 통합됐다. 특히 2005년부터 2011년까지 투입되거나 투입될 예정인 사업비는 2136억원으로 대학 당 200~300억원에 달한다.

교과부가 매년 통합 시너지 효과를 위해 ‘국립대 통폐합 기준’을 고시하면서 유사·중복학과 통폐합을 승인 조건으로 제시했지만, 5개 대학이 이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감사원은 9개 통폐합 국립대의 유사 학과를 대상으로 교육과정을 비교, 통폐합 이행 여부를 확인했다. 그 결과 A대학은 통합되는 캠퍼스 간 거리가 멀거나 지역 정서가 다르다는 등의 이유로 39개 유사·중복학과를 그대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08년 3월 통합 후 현재까지 구조개혁사업비를 지원받아 온 C대학은 통합 이행계획서에서 제시한 입학정원 감축목표인 832명·420명에 각각 145명·86명이 미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대학원 전환을 위한 학부인원 감축 등 등 구조개혁 사업 성과로 볼 수 없는 정원 감축만을 해 온 것.

■ 통합 지원금도 다른 용도로 사용=D대학의 경우 입학정원 감축목표에 비해 감축인원이 50명 부족한데도 지난 2009년 보건계열 5개 학과 신설을 승인해 줬다. 감사원은 “결과적으로 총 정원이 140명이나 증가해 입학정원 감축목표에 미달하는 인원이 50명에서 190명으로 더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2008년 3월 통합 이후 매년(2008~2011년) 구조개혁사업비를 지원받고 있는 3개 통합 국립대의 사업비 집행실태를 조사한 결과, 총 6억6742만원을 △학생 세계교육경비 △간담회 경비 △단순물품구입비 등 구조개혁사업과 관련 없는 분야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학당 지원된 200억~300억원 가량의 지원금을 유사·중복학과통폐합 등 구조개혁에 필요한 경비로 사용토록 했지만,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대학 자체평가도 도마에 올랐다. 자체평가는 대학이 스스로 2년에 1회 이상 교육·연구·조직· 시설 등 학교운영의 전반을 종합적으로 점검 평가하고, 그 결과를 ‘대학알리미’ 사이트에 공시하는 제도다. 대학 자율화 요구에 부응하면서도 교육 수요자에게 정보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지난 2009년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감사원이 138개 대학의 자체평가 결과를 조사한 결과, 단 18개 대학(13%)만이 69점 이하로 평가했다. 대부분의 대학이 스스로를 관대하게 평가하고 있는 셈이다.

■ 대학 자체평가, 신뢰성 의심=감사원은 “일부 대학은 교과부로부터 경영부실 사립대학으로 평가받고도 자체평가에서 70점으로 평가하는 등 평가결과의 신뢰성이 의심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E대학은 교과부로부터 교육분야가 부실(D등급)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자체평가에선 70점으로 평가됐다.

이는 평가과정에서 외부 위원을 참여시키는 등 공정성 확보노력이 미흡했기 때문이다. 자체평가를 실시한 206개 대학 중 19개(9.2%) 대학만이 자체평가 과정에 외부위원을 참여시켰다.

아울러 대부분 대학이 자체평가과정에서 성과지표를 활용하기 보다는 투입지표나 과정지표를 사용했다. 취업률, 학생만족도, 산학협력실적 등 성과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보다 외국인 학생 비율, 1인당 교육비 등 투입지표나 과정지표를 선호했다.

감사원은 “대학 자체평가의 객관성·공정성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기준인 자체평가 지표와 방법, 외부위원 참여범위 등에 관한 근거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교과부에 통보했다.

■ 계약학과 산업체 운영부담 10% 미달 수두룩=산업체와 대학이 계약을 맺고 학과를 설치, 운영하는 계약학과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됐다. 감사 결과 전체 323개 계약학과 중 산업체 부담분이 10%도 되지 않는 학과가 77개에 이르렀다. 법령상 산업체가 부담해야 할 교육경비(최저비율 50%)를 산업체가 부담하지 않는 학과가 111개로 34.4%에 달했다.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협력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학생이 부담하는 납부금의 총액은 계약학과 운영에 필요한 경비의 100분의 50을 초과할 수 없다. 이를 구체화 한 ‘맞춤형 직업교육 체제 구축을 위한 계약학과 운영요령(2008. 12. 30. 교육과학기술부)’에선 교육경비의 50%이상을 산업체가 부담토록 돼 있다.

자격이 미달되는 학생이 입학한 사례도 지적됐다. 감사원은 “68개 대학의 252개 학과(8620명)에서 등록 산업체와 고용보험상의 산업체가 일치하지 않아 산업체 소속으로 보기 어려운 재학생이 2327명(27%)에 달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68개 대학 중 10개 대학은 국가기관 지자체 산업체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은 단체와 계약을 체결하거나 산업체에 근무하지 않는 사람을 입학시키는 등 계약학과가 편법 운영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감사는 지난 2009년 6월 7일부터 같은 해 7월 13일까지 진행됐다. 25일간 27명(외부감사인원 5명 포함)의 감사 인원이 투입됐으며, 감사원 내부 검토과정을 거쳐 지난해 11월 30일 감사결과를 최종 학정했다.
신하영 기자 (press75@unn.net) | 입력 : 11-01-04 오후 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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