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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분교 설립완화,‘4대 요건’ 풀리나
“숨통 트인다” 세부규칙 마련에 대학 반겨
국내 대학의 국외분교 설립 완화를 위해 지난해 8월 입법예고한 ‘대학설립운영규정 개정안’의 세부규정이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사학진흥재단이 내놓은 세부규정 연구결과에는 국외분교 형태를 3개로 나누고, 구체적인 설립기준 등이 담겼다. 그동안 문제점으로 꼽히던 ‘4대 요건’을 완화하자는 내용도 들어 있다.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고 일부 마무리를 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지만, 전체적인 골격은 이번 연구결과대로 유지될 예정이다. 세부규정은 오는 3월 확정이 유력하며, 이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국내대학들의 해외진출 러시도 예상된다.

■4대 요건 완화 핵심=입법 예고된 개정안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국내 대학이 해외에 분교를 설치할 경우 국내 신설규정이 아니라 해외 현지 규정을 충족만 하면 이를 허용하는 것(제2조 4항). 둘째는 분교가 아닌 일부 시설(캠퍼스·교육원)은 관련 세부규칙을 마련하는 것이다(제2조의7 신설).

지금까지는 국내 대학이 해외에 분교를 설치할 때 분교, 캠퍼스, 교육원 등에 따른 구분이 없었다. 기준 역시 ‘교지·교사·교원·수익용 기본재산’ 등 이른바 ‘4대 요건’을 국내와 동일하게 확보토록 하는 등 까다로웠던 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합법적으로 해외에 분교를 세운 국내 대학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바꿔 말하자면, 지금까지 대학들이 불법적으로 해외 분교 등을 설립·운영해오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영환 한국사학진흥재단 교육경영연구TF팀장이 내놓은 세부규정안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선 국외분교는 설립유형에 따라 △해외분교 △해외캠퍼스 △해외교육원 등 3가지로 나뉜다. 법인회계를 활용할 경우 3가지 형태 모두 가능하며, 규정 역시 진출 국가 규정만 충족하면 된다. 진출 국가 규정이 없는 경우 국내 규정을 지키면 된다.

다만, 교비회계를 활용하는 경우에는 문제가 달라진다. 사립학교법 29조에 따라 교비회계 수입은 다른 회계에 전출 또는 대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해외분교는 법적으로 별개의 독립된 학교이기 때문에 사학법 개정이 아닌 이상 설립 자체가 불가능하다. 국외분교에서 해외캠퍼스와 해외교육원에 대한 개념이 생기면서 교비회계 활용이 가능해지고, 4대요건을 이에 맞춰 완화하자는 게 연구결과의 핵심이다.

■4대 요건 중 3개 완화=이 팀장은 이에 대해 “현재 기준을 적용할 경우 4대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대학은 전체 301개 중 83개교에 불과하다”면서 “대학 설립 4대 요건 중 3대 요건만 적용한다든지, 4대 요건 충족하면서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율을 평균이상으로 하는 등 완화를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사의 경우 보유면적 부분은 ‘학교법인이 소유권을 갖고 있어야 함’을 ‘임차도 인정’토록 했다. 기준면적 부분은 ‘5대 계열별로 1인당 인당 12~20㎡까지 산입’을 ‘계열과 상관없이 1인당 12㎡까지 산입’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교지의 경우 보유면적 부분은 교사와 마찬가지로 ‘학교법인이 소유권을 갖고 있어야 함’이 ‘소유권 아니라 임차도 인정’으로, 기준면적 부분은 ‘학생 정원에 따라 교사기준면적의 2배까지 적용’을 ‘학생정원과 상관없이 교사기준 면적 50%만 적용’으로 완화했다. 수익용 기본재산 역시 ‘대학은 운영수익 전부를, 원격대학 및 중등이하는 50%만 적용’하던 것을 ‘운영수익의 50%만 적용’으로 낮췄다.

교비회계를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도덕적인 비난에 대한 완화책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팀장은 “적립금을 활용해 캠퍼스·교육원 설립하더라도 법적인 제약은 없다. 대학평의회의 자문을 거치고, 이사회의 신청을 얻어 관할청에 보고토록 하면 된다”면서도 “그렇더라도 도덕적인 비난은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극복할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재산관리의 경우, 국외분교 설립·운영에서 부동산 취득 및 임대는 해외직접투자의 개념을 도입해 재산관리를 수행하고, 부동산 투자와 송금 시에 교과부에 신고하는 형태로 하는 것이 포함됐다. 회계의 투명성과 신뢰성·안정성을 확보를 위해서 계정과목을 신설하는 한편, 대학들의 국외 진출을 지원하고 모니터링을 전담하는 기구의 신설도 들어있다.

■대학들 해외 진출 이어질듯=이에 따라 현재 해외 분교를 추진 중인 대학들의 행보 역시 빨라질 전망이다. 해외캠퍼스의 경우 재학기간을 국내·국외로 반반씩 나눠 ‘2+2학제’를 운영할 수 있다. 특히 어학연수가 거의 필수코스화 하는 추세를 고려할 때, 해외캠퍼스를 활용하는 방안 등도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홍익대의 경우 몇 년 전부터 LA에 미술·디자인 특성화 교육원을 설립하려는 계획을 세웠다가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번 세부규정 마련에 따라 다시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LA가 영상·영화·테마파크 복합 중심지이고, 국내 초빙이 어려운 저명인사를 확보하기가 수월하다는 장점 때문에 해외 교육원을 추진했지만, 법적인 규제 때문에 추진을 못했던 바 있다. 김유진 홍익대 기획부처장은 이와 관련 “현재까지는 교비회계 사용불가와 4대 요건 만족 때문에 현실적으로 하지 말라는 이야기나 다름 없었다”면서 “우리처럼 해외진출을 노리던 대학들이 애타게 기다리던 발표”라고 말했다. 김 기획부처장은 이에 대해 “확정된 세부규정이 나오면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을 논의하겠다”라며 “조건완화와 함께 부작용이 최소화하도록 해달라”고 전했다.

파키스탄, 말레이시아 등에 해외분교를 설립하려 했던 한양대 역시 현재 잠정 중단한 상황. 외환이 오르는 등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법적인 규약 때문이다. 이기정 한양대 국제협력처장은 이와 관련 “대학에 자율권을 준다면서 사실상 불법이라고 규정해놓곤 했던 게 사실”이라며 “교비회계 활용과 완화 규정들이 나오면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국제협력처장은 또 “요건을 완화하더라도 경험이 부족한 대학들의 경우 해외진출이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대학들간의 컨소시엄 형태나 연합형태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izoong@unn.net) | 입력 : 11-01-11 오후 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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