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방역에 비상등이 켜진 상황. 이에 건국대 수의대 학생과 대학원생으로 구성된 수의자원봉사단은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4일까지 경기 여주와 양평 등 5개 지역을 찾아 방역 봉사활동을 펼쳤다.
연말연시를 봉사활동으로 보내고 추가 봉사 활동을 준비 중인 건국대 수의대 학생회장 정진세(본과 1, 이하 정)씨와 원혜원(본과 2, 이하 원) 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정) 안동에 구제역이 처음 터졌을 때, 한창 시험 때였어요. 구제역은 수의대 안에서 대단히 크게 다루는 질병인데, 책에서만 보던 내용이 실제로 터졌다는 소식에 놀랐지만 뭘 도울 수 있을지 막연했죠. 그런데 12월 중순쯤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경기도청에서 수의대 학생회로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줄 수 있느냐는 공문이 왔어요.”
학생들이 구제역 방역을 하기 위해 찾은 농가의 분위기는 침울했다. 농민들은 구제역을 방지하기 위해 맞는 백신에 혹시 소가 잘못되는 것은 아닐까 전전긍긍했다. 농민들을 바라보는 학생들의 마음도 편치 않았다.
“(원) 수의사들이 구제역 백신 접종을 하는데 농민분들이 계속 괜찮은지 물으시더라고요. 소가 전 재산이신 분도 계시고, 자식같이 여기는 분도 계셔서 근심이 크셨어요. 말 붙이기 죄송할 정도였죠.”
현장은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수의대 학생들은 현장에서 수의사와 군청 직원들과 한 팀을 이뤄 구제역 백신 접종을 도왔다. 농장 상황은 학생들이 생각했던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정) 저는 소들이 가만히 있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일일이 수의사분들과 저희가 소들을 붙잡으러 다녀야만 했죠. 빠른 시간 안에 많은 동물을 접종해야 하니까 체력적으로 힘들었어요. 그밖에는 주사기에 백신을 일정량씩 뽑아 놓는 일, 백신이 얼지 않게 관리하는 일. 이표 확인, 백신 맞은 소에 스프레이로 접종 사실을 표시하는 역할 등을 했습니다.”
“(원) 제가 지난 학기에 전염병 수업을 들었는데, 이론으로만 배우던 것을 실제 상황으로 보니까 수의사들의 노고를 더 깊게 느꼈죠. 저희 팀 수의사 중에서 한 분은 일하다 소의 발에 채인 분도 계셨어요. 날아가 기절해서 응급실에 갔는데도 쉬지 못하고 복귀해서 백신 접종을 하시더라고요.”
학생들이 이번 봉사에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소독이었다. 구제역 방역을 도우러 가서 오히려 구제역 옮겨서는 안 되기 때문에 사전에 철저히 교육을 받았다.
“(원) 절대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옮기지 않았어요. 또 농장에 들어갈 때마다 방역복을 따로 입었죠. 한번 썼던 방역복은 태우고 다른 농장에 가서는 또 다른 방역복을 입었죠. 제가 속해있던 팀은 위험지역만 다니는 팀이라 다른 지역 친구들이랑은 아예 숙소도 따로 잡았죠. 또 여주 봉사가 끝나고도 집에서 며칠 쉬면서 외출을 자제했어요.”
“(정) 경기도 지역은 백신접종을 거의 마친 것으로 알고 있어요. 항체가 얼마나 형성됐는지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2차 접종이 필요하다고 하면 2~3주 후에 경기도청과 협의해 봉사활동을 시작할 예정이에요. 지난 봉사를 통해 구제역이 단순히 책에서 보고 넘길 질병이 아니고 정말 큰 질병이라는 걸 느꼈죠. 저희가 작은 힘이라도 보태서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사진 (위) 윤수경 기자, (아래) 여주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