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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칼럼] 한국대학신문
대학가 비정규직 문제, 상생의 길은 무엇인가?
장백기 전국대학노동조합위원장
대학만큼 한 사업장에 다양하고 많은 비정규직이 존재하는 곳도 드물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계약직은 물론 임시직·용역·파견·촉탁... 거기에다 조교 노동자(대학에서 일반 행정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조교노동자들도 엄연한 비정규직임)까지. 대학은 그야말로 ‘비정규직 백화점’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대학에서 일하는 경비·청소 등의 기능직 노동자들은 대부분 용역이나 파견형태로 전환됐다. 자연 감소나 명예퇴직 등으로 생긴 사무직 자리에는 어김없이 임시직·계약직·촉탁직 등의 비정규 노동자로 채워 이제 그 숫자는 정규직 규모를 능가하고 있다. 2005년 국정 감사에서 확인된 대학 내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40%라고 나왔지만, 이는 상당 부분 축소된 것이며 최근의 조사에 따르면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의 비율은 대학별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60%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몇 년 전부터 대학에서 끊이지 않는 청소와 미화 업무를 담당하는 노동자들의 고용승계투쟁은 비정규직의 폐해를 여실히 보여준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대부분 대학에서 청소와 경비 업무를 용역업체에 맡긴다. 대학은 용역업체와 계약을 통해 대학의 청소 업무를 위탁하고 용역업체는 개별 노동자와 계약직 형태로 고용관계를 맺는다. 이 과정에서 개별 노동자에게 지급되어야할 임금이 용역업체를 거쳐서 지급되므로 노동자들의 수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마음편이 밥 먹을 장소도 없는 청소 미화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굳이 들지 않더라고 용역회사를 통한 간접고용으로 임금이 줄어 청소미화 노동자들은 허리띠를 더욱 졸라맬 수밖에 없다. 거기에 잦은 용역회사 변경과 노동조합 결성을 이유로 인한 계약해지 위협 등 고용불안도 상시적이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 청소 미화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대학마다 노동조합이 대거 만들어지고 있고 파업과 투쟁이라는 홍역을 치르고 있다. 서울 지역만 해도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 성신여대, 덕성여대 등이 지난 몇 년간 노조 설립이후 노사 분쟁을 겪었으며, 최근에는 동국대와 홍익대도 같은 전철을 밟고 있다.

대학이 비정규직 형태의 고용을 선호하는 이유는 인건비 축소와 해고의 용이성, 노동법상 책임 회피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대학 경영진은 청소미화 노동자를 용역회사를 통해 간접 고용했을 경우 얻게 되는 비용 절감액이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 진지한 성찰을 해야 한다. 해마다 재계약 여부로 고용불안에 떠는 청소 미화 노동자들에게 정성을 다해 일 해주기 바라는 것은 이기적이다.

과거처럼 청소미화 노동자를 직접 고용한다면 노사 분쟁은 사전에 막을 수 있다. 미미한 고용절감을 위해 노동자들을 간접 고용하는 행태는 청소 미화 노동자들의 노동의욕을 떨어뜨리고 고용불안만 가중시킬 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발생할 수밖에 없는 노사 분쟁은 대학 발전에 아무런 득이 되지 않는다.

대학은 이윤과 효율을 우선시 하는 곳이 아니라 교수와 직원, 학생 등 3주체가 합심해서 민주적인 소통과 논의를 통해 올바른 교육을 실천하고 국가와 사회발전에 주도적 역할을 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곳이다. 따라서 임시직·계약직·단시간 노동자 등의 비정규 노동자 고용은 이윤과 효율을 앞세우기보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이유’가 있을 경우에만 한정하고 이외에는 정규직을 고용하도록 해야 한다. 청소 미화 노동자들의 고용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겉으로 보기에 “청소는 단순한 일이니 비정규직을 써도 된다”는 근시안적이고 반 노동적인 사고가 불필요한 노사 분쟁을 불러일으킴을 명심해야 한다.
한국대학신문 칼럼 | 입력 : 11-01-13 오후 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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