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려오는 수험생’ 신바람 나는 대학들
대기업 입사 보장으로 점수·경쟁률 ‘급등’
파격적 교수 채용, 기업 인수 등도 효과적
각 대학들의 신입생 유치전이 해마다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입시에서 차별화된 특성으로 승전보를 울린 곳들이 있어 주목된다. 특히 해당 대학들은 본래부터 수험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의료·간호·보건계열 외 전공의 지원율을 높이는 데 성공해 의미가 더욱 크다.
■‘대기업 입사 보장’ 수험생 호감 급증
최근 졸업 후 취업 보장을 조건으로 ‘맞춤형 인재 육성’에 협력하는 대학·대기업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순천대·경북대 등은 지난해 대기업과 맞춤형 인재 육성 협약을 체결, 2011학년도 입시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우선 지난해 10월 포스코(광양제철소)와 맞춤형 인재 양성 협약을 맺은 순천대는 올해 정시모집 최초 합격자 평균 점수가 전년대비 10.25점(300점 만점)가량 상승했다. 특히 포스코 입사를 전제로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미래전략신소재공학과의 경우 입시 점수가 무려 48점이나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전략신소재공학과의 정시모집 경쟁률 역시 2010학년도 가군 3.4대 1, 다군 2.6대 1에서 올해 가군 5.2대 1, 다군 5.67대 1로 상승했다.
신은주 순천대 입학관리본부장은 “지역 대학 졸업생들이 대기업에 취업하기란 정말로 어렵다. 더불어 포스코는 학생들이 굉장히 선호하는 기업이기도 하다”며 “협약을 맺은 지 2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신소재공학과 졸업예정인 학생 몇 명이 벌써 포스코에 취업했다. 졸업 후 포스코에 입사할 수 있다는 점이 수험생들에게 굉장한 메리트로 다가갔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경북대가 삼성전자와의 맞춤형 인재 양성 협약에 따라 올해부터 신설하는 모바일공학과에 대한 수험생들의 관심도 상당하다. 모바일공학과는 2011학년도 수시모집에서 과학능력우수자전형을 통해 신입생 정원 중 절반을 선발했다. 당시 모바일공학과의 경쟁률은 6.47대 1로 과학능력우수자전형에서 신입생을 모집한 18개 학과 중 가장 높았다.
■파격적 교수 채용 효과도 ‘Good!’
국가·학벌을 뛰어넘은 파격적인 교수 채용으로 수험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대학들도 있다. 건국대·연세대·초당대 등이 대표적이다.
건국대는 지난해 분자생명공학과에 인도 출신 교수들을 대거 영입, 2011학년도 신입생 모집에서 효과를 봤다. 현재 분자생명공학과 교수 12명 중 6명이 인도 출신인데, 수험생들로썬 평소 접하기 어려운 국적의 교수들과 일상적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매력적이다. 이에 따라 분자생명공학과가 속한 응용생명과학부의 정시모집 일반전형 경쟁률은 지난해 나군 3.64대 1, 다군 16.75대 1에서 올해 나군 4.1대 1, 다군 20.67대 1로 올랐다.
올해 정시모집에서 건국대 응용생명과학부에 지원한 이모씨(19)는 “이공계 외국인 교수하면 보통 서양인만 떠올리곤 했는데, 인도인이라니 흥미로웠다”며 “입학하면 인도 출신 교수님들께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국제 감각까지 익힐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박세원 건국대 농축대학원장은 “인도 출신 교수들은 영어에 능통한데다가 세계적인 연구 역량까지 갖추고 있다”며 “실력파 인도 교수들이 학생들의 전공 능력 향상, 글로벌 마인드 함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세대·초당대는 학사 출신 인사를 실력만으로 총장 예우로 초빙했다. 지난해 7월 연세대 글로벌융합공학부 교수로 부임한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 3월 초당대 조리과학부 교수로 임명된 허버트 요셉 클링크해머 전 서울힐튼호텔 수석주방장이 주인공. 학벌을 뛰어넘어 총장급 교수로 초빙될 만큼 탄탄한 실무 능력을 갖춘 인사들이기 때문에 이들에게 지도받길 원하는 수험생들도 많다.
이재용 연세대 공과대학장은 “이기태 교수 영입이 연세대의 우수 학생 유치에 큰 힘이 됐다. 이 교수가 속한 글로벌융합공학부가 송도 국제캠퍼스에 신설되는 학과임에도 수시모집 당시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왔다”며 “총 16명을 선발했는데, 합격자 개개인이 정말 탁월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또 조영송 초당대 입학전략실장은 “조리과학부는 초당대의 간판 학과 중 하나로 해머 교수 영입으로 수험생들의 선호도가 더욱 높아졌다. 올해 입시 경쟁률이 대폭 상승했다”며 “세계적 수준의 조리 명인에게 직접 요리를 배울 수 있다는 점이 수험생들의 대학 선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업 인수’ 기대감에 수험생 몰리기도
대기업 인수로 발전 가능성이 커지면서 수험생들이 대거 몰리는 대학들도 있다. 특히 최근에는 지난 2008년 두산그룹이 인수한 중앙대가 재단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실제로 두산그룹 인수 이후 중앙대 서울캠퍼스의 수시모집 평균 경쟁률은 2009학년도 25.58대 1, 지난해 34.38대 1, 올해 45.85대 1로 매년 크게 상승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총 8만 명이 넘는 수험생이 중앙대 수시모집에 지원, 서울 소재 주요 대학 중 가장 많은 학생들이 몰렸다. 이와 함께 중앙대 입학생의 수능 평균 백분위 역시 두산그룹 인수 후 매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중앙대 입학처 홍영훈 팀장은 “재단이 두산으로 바뀌고 나서 중앙대에 대한 수험생·학부모들의 선호도가 상당히 높아졌다”며 “재단의 전폭적인 투자로 중앙대의 교육 여건이 상당히 좋아졌는데, 이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학이 빠른 시간 내에 성장할 것이란 기대감이 많은 수험생들이 중앙대를 선택하고 있는 결정적 이유”라고 밝혔다.
또 서울 한 대학 교수는 “지난 1996년 삼성이 성균관대를 인수한 후 급속한 성장을 이뤘던 전처가 있어 중앙대의 미래에 대한 수험생들의 기대가 더욱 크다”고 설명했다.
■“입학 후 관리·지원도 철저히”
우수한 수험생을 많이 끌어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학이 입학 후 학생들에게 어떤 교육·지원을 제공할 지는 더욱 중요하다. 대학의 본질은 교육이고, 뛰어난 졸업생을 배출해야 우수 신입생 유치도 장기간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 입시에서 좋은 성과를 일군 대학들은 “입학 후 학생 관리·지원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한다.
이재용 연세대 공과대학장은 “글로벌융합공학부는 지식경제부의 ‘IT 명품인재 양성사업’ 선정에 따라 신설된다. IT 역량을 기본으로 인문·예술·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를 총 망라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할 것”이라며 “신입생 전원에게 기숙사, 숙식·생활비를 지원하고 우수 학생에겐 연구 인센티브, 인턴십, 해외 연수, 개인 학습 공간 등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신은주 순천대 입학관리본부장도 “포스코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맞춤형 인재 육성’이라는 말에 걸맞은 교육을 실시할 것이다. 기업이 만족할 만한 인재로 육성하겠다”며 “더불어 미래전략신소재공학과에 대학수학능력시험 2등급 이내인 학생이 입학할 경우 4년간 등록금 전액, 기숙사비, 교재비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학생들이 실력을 쌓고 견문을 넓히는 데만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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