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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대앞 식당가 철거 논란
래미안 아파트 주민들 민원제기가 사태의 발단
식당가 주인∙학생들 “구청의 일방적 행정 문제”

한국외대 식당가는 가격이 싸고 서비스가 좋아 오랜 시간 학생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런데 동대문구청의 도시계획으로 한국외대 식당가가 내년 전면 철거될 예정이다. 당사자인 식당가 주인들의 의견수렴 없이 지자체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일이어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 아파트 주민들 민원으로 식당가 철거 위기 = 철거 예정지역에 속해있는 ‘곰식당’ 주인 김재완씨는 “얼마 전 공사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동대문구청에서 이미 철거한다는 결정을 내린 상황이었고 우리는 일방적인 통보만 받았다”며 “미리 의견수렴을 하면 반발이 있으니까 먼저 결정하고 통보한 것 같다. 앞으로 구청에 계속 항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대문구청은 식당가 일부를 철거해 외대역 근처 도로부터 래미안 아파트까지 도로를 확장할 예정이다.

래미안 아파트 재개발이 이뤄지면서 식당가에 교통량이 많아졌다. 아파트 주민들이 외대역에서 아파트까지 가려면 신호등을 4~5개 거쳐야 하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신호등을 피할 수 있는 좁은 식당가 골목으로 차를 몰고 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나 식당가 골목은 좁고 늘 학생들이 가득 차 있어 통행이 어려운 상황. 이에 아파트 주민들은 아예 식당가 일부를 철거, 도로를 만들자고 민원을 제기했고 공사계획이 확정됐다.

▶ 이 식당가 골목이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으로 철거위기에 있다. 양 옆 식당들이 철거되고 도로가 확장될 예정이다.


김재완씨는 “아파트보다 식당가가 훨씬 먼저 생겼다. 그런데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는 것처럼 아파트 주민들이 자신들이 불편하니까 민원을 제기했다”며 “자신들이 조금 편하자는 생각에 우리들과 학생들의 공간이 없어진다”고 말했다.

‘용답동’ 주인도 “이런 식당가는 대학 앞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대학의 풍경이라고 본다”며 “도로가 확장된다고 해도 교통상황이 크게 나아질 것 같지 않다”고 했다.

■ 학생들, 여론 확산 움직임 = 학생들은 소중한 공간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 식당을 운영하는 분들의 생계 문제에도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일부 학생들은 이 사실을 학내 커뮤니티와 트위터 등을 통해 알리고 있다. 서명운동이나 총학생회 차원의 대응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외대생 박홍규(경영학과 4)씨는 “이번 철거공사는 오로지 래미안 아파트 등 일부 주민에게만 혜택이 돌아간다”며 “그동안 학생들의 추억이 깃든 곳이 아파트 주민들의 이기심으로 인해 철거돼, 무척 화가 난다”고 심경을 밝혔다.

유재곤(아랍어과 3)씨도 “식당가 주인 등 당사자들의 의견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된 것은 문제다. 왜 장사하시는 분들이 피해를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 식당가 주인들의 권리가 지켜져야 한다”고 했다.

한국외대 온라인 커뮤니티인 ‘훕스라이프’에서 닉네임 ‘SHTNGSTR’은 “이 식당가는 단순한 상가가 아니다. 학생들의 추억과 문화가 담겨있으며, 식당을 운영하시는 아버님·어머님·이모님들의 삶과 생계가 담긴 곳이다. 이런 소중한 것들이 하찮게 여겨지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원 한국외대 총학생회장은 “아직 학생들에게 정식적인 건의가 들어오지 않았다”며 “학생들의 건의가 있다면 상황을 알아보겠다. 만약 부당한 처사라면 그에 합당한 행동을 취하겠다”고 했다.

김재홍 기자 (duncan21@unn.net) | 입력 : 11-01-17 오후 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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