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창 개각을 위한 인사청문회 소식이 뉴스의 주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국민들의 반응이 시큰둥하다. 그 사이 정치에 염증이라도 느꼈는지 금세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리기 일쑤다. 하기야 이번 정권에 들어와서 여러 차례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으니 사람들이 식상해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 같이 산골에 사는 늙은 학구가 국가경영을 어찌 알겠는가마는 가끔은 ‘정말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하는 윗분들 하는 말 중 단골메뉴는 ‘국민을 대변’하고, ‘국민을 위한다’는 것이다. 정말로 그럴까? 그런 분들이 계신다면 먼저 언행부터 조심해야 한다. 어린이부터 늙은이까지 모두가 윗분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바라보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데 기억 상실증 환자가 아닌 다음에야 어제 들은 말을 오늘 잊어버리기야 하겠는가 말이다.
더욱 경악스러운 것은 며칠 전 높은 직위에 천거되었다가 중도에 하차하여 세상을 향해 서운함을 토하시는 말씀이다. 삼십여 년의 공직을 마치고 새로 구한 직장의 한 달 보수가 천문학적 숫자인데도 그게 뭐 많은 거냐고 한다. 우리나라 퇴직 공무원 중 그 만큼 지내고 나와 매달 받는 연금이나마 계속되었으면 하고 바라며 사는 분들은 무엇이라고 설명해야 할까? 아무리 능력별 사회라고는 하지만 정말로 능력 때문에 그렇게 많은 급료를 받았는지 알 수가 없다.
나라를 불문하고 그 나라의 지도자를 뽑는 공동적인 잣대는 ‘청렴도’와 ‘능력’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나 같은 산골 늙은이 앞에서도 떳떳하게 말하고 행동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래서 옛 사람들은 공직자의 표본을 일러 ‘청백리’라 하였다. 지금이 무슨 조선시대냐 하겠지만 정말 그때였다면 유배를 가고도 남을 분들이 참 많다.
높은 자리에 있는 분들은 모두 능력 있고, 배움도 많고 또한 영리한 분들 일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잊은 것이 있는 것 같아 몇 마디 고언을 드린다.
먼저, 높은 자리를 만들고 그 자리의 주인을 천거하여 앉힐 수 있는 분께 한 말씀드리고자 한다. 세상을 향해 널리 사람을 구하지 않고 ‘인재가 없다’고 하면 곤란하다. 인재를 버리고서 ‘나라에 인재가 없다’라고 한다면 어떻게 인재를 찾을 수 있겠는가. 나라가 작다고 탓할 일도 아니다. 국가를 경영하는 일에 어찌 지역과 친소가 따로 있겠는가?
다음은 높은 자리에 앉고 싶은 분들께 한 말씀드린다. 그러한 큰 꿈이 있었다면 진즉 그 꿈을 위해 살았어야 한다. 주변을 정리하고 자기 몸을 낮추는 일말이다. 오죽하면 ‘수신제가’라 했겠는가. 세상의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높은 자리 하다면 원했다면 그것을 위해 다른 것을 버리고 살았어야 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준비하고 사는 사람도 많을 것이라 믿는다.
도덕군자를 뽑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복잡하고 까다로우냐고 묻는다. 나는 이렇게 반문하고 싶다. 나랏일을 맡으려면 그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