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대와 인하대가 배구선수 스카우트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 ‘이중 계약’ 논란으로 해당 선수는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경기대와 인하대는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합의가 쉽지 않다. 오히려 법적인 단계까지 간 상황이다. 앞날이 유망한 선수가 이중 계약 문제에 휘말리며, 선수생활을 그만둘 수 있는 위기에 처했다.
이달 18일 양 대학에 따르면, 갈등이 시작된 시점은 지난 2009년. 당시 인하부고 졸업반 김태현 선수는 계약금 4000만원에 경기대에 진학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후 김 선수의 부모가 인하대와도 계약하면서 이른바 ‘이중 계약’ 문제가 발생했다.
당시 정황에 대해 이경석 경기대 감독은 “경기대에서 4000만원을 지급하고 그를 스카우트 했다. 그런데 김 선수 측에서 인하대와도 이중 계약을 했다”며 “인하대에서도 우리가 스카우트 한 사실을 알면서도 그와 접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천식 인하대 감독은 “김태현 선수와 그의 형인 김동현 선수는 인하부중 시절부터 같이 운동했다”며 “그의 중·고교시절부터 우리는 그에게 투자를 했다. 그래서 타 대학팀에게 김태현 선수에 대한 스카우트 자제를 요청했다”고 이견을 보였다.
한국대학배구연맹의 규정을 보면, 각 선수들은 반드시 선수등록지원서를 제출한 팀에서 뛰어야 한다. 현재 김 선수는 인하대에서 훈련하고 있지만, 선수등록지원서는 경기대에 있다. 결국 양 대학 어디에서도 경기를 뛸 수 없는 상황이니 김 선수도, 대학들도 답답하고 곤란하다.
이경석 경기대 감독은 “위약금은 계약금의 2배이기 때문에 경기대는 8000만원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경기대가 교육기관이고 원만한 문제 해결을 위해 원금 4000만원만 받으면 원만히 해결할 방침”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의 부모는 지난 2006년에 파산신청을 하는 등 원금을 변제할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대측은 “김태현 선수의 부모가 4000만원을 갚으면 되는 일”이라며 “그렇지 못해서 문제가 꼬였고, 김태현 선수만 경기를 못 뛰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김 선수는 인하대 입학 후 2010년에 단 한 개의 경기도 뛰지 못했다. 또 시합에 참가할 수 없는 것은 물론 벤치에도 앉아있을 수 없어 관중석에서 관전하고 있다. 이 사태가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을 경우 그는 대학 시절 내내 출전을 못해 운동을 그만둬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두 대학 관계자들은 “젊은 선수의 미래를 망칠 수는 없다”며 수차례 이 문제에 대해 논의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경기대측은 “인하대에서 자신들의 책임은 없지만 선수를 살리기 위해 일정 금액을 제시했다”며 “그러나 그 금액은 우리가 김태현 선수에게 투자한 4000만원에 미치지 못해 거절했다”고 했다. 그러나 인하대측은 “우리가 경기대에 김태현 선수 관련해서 금액을 제시한 적이 전혀 없다”며 “다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측이 만나고 있는 건 사실이다”고 말해 양측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결국 경기대는 지난 11일 김태현 선수 부모를 상대로 ‘지급명령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류태일 경기대 체육육성팀장은 “법적인 절차는 가능한 피하려고 했다”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법적 조치까지 하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최천식 인하대 감독은 “김태현 선수가 1년간 출전하지 못해, 실전감각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문제가 빨리 해결돼, 선수로 활동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