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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교협총회]등록금 동결, 정부-대학 ‘시각차’
대교협 총회서 대학 총장들 불만 봇물
상한제에 동결 요구까지 재정압박 호소
대교협 3개 특별위서 동결 부정적 입장

[부산 = 신하영 기자]
등록금 동결을 둘러싼 정부와 대학 간 시각차가 대교협 정기총회에서 불거졌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이 직접 총회에 참석해 등록금 동결을 요청했지만, 대학들의 불만은 여전했다.

■ “등록금 인상 동결, 자율성 침해” = 대학들의 불만은 총회 첫날인 20일부터 표출되기 시작했다. 이날 열린 특별위원회 분과회의에선 대학자율화추진위·국공립대학발전위·대학재정대책위원회 등에서 정부의 등록금 동결 방침에 대한 불만들이 접수됐다.

21일 특별위원회 회의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그 내용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대학자율화추진위원회는 “등록금 상한제 실시로 인해 대학 재정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정부의 등록금 동결 요구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며 “대학들이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를 통해서 상한선 범위 내에서 자율 결정하도록 하는 게 등록금 상한제 도입 취지에 맞다. 정부가 이를 존중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국공립대학발전위원회도 정부의 등록금 동결 요구에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장병집 국공립대발전위원장(충주대 총장)은 “올해 공무원 임금이 5.1% 인상되면서 등록금 인상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며 “시간강사 강의료 인상 등 지출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등록금 인상을 못하게 하면, 중소 규모 대학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대학 재정압박 심화 동결바람 미지수 = 이런 불만은 등록금 상한제에 이어 등록금 인상 동결 요청이 대학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에 터져 나온다. 대학들은 등록금 상한제가 도입되면서 최근 3년간 평균 물가상승률의 1.5배(5.1%) 내에서만 등록금 인상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마저도 정부의 동결 요청 때문에 여의치 않다는 것. “등심위를 구성해 5.1% 안에서 인상률을 자율 결정하라더니, 지금은 될 수 있으면 올리지 말라고 한다”는 불만은 이런 이유에서 제기됐다.

때문에 등록금 동결 바람이 전체 대학가로 확산될 지는 확신할 수 없게 됐다. 실제로 고려대는 최근 등심위를 통해 5.1% 인상안을 제시했다. 심의 과정에서 인상률이 다소 조정될 전망이지만, 현 대교협 회장이 총장을 맡고 있는 고려대가 등록금을 인상하면 그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교과부 장관과의 대화’가 끝난 뒤 서울의 한 사립대 총장은 “현재 등심위에서 등록금 인상률을 논의 중에 있다”며 “등심위 결정이 인상 쪽으로 결론나면 거기에 따를 것”이라고 밝혀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줬다.

■ 교과부장관 “교육역량강화 예산 2배 확대” = 정부의 등록금 동결 요청과 맞물려 교육역량강화사업에 일정 부분 변화가 예상된다.

첫째는 예산 확대다. 이주호 장관은 이날 등록금 동결을 요청하며 “대학교육역량강화사업을 확대하겠다. 내년에 이와 관련해 지원되는 예산을 2배로 늘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학교육역량강화사업 예산은 지난해 2600억원에서 2570억원으로 30억원 삭감됐다. 이에 따라 지원 대학은 지난해 91개 대학에서 올해 80개 대학으로 줄어든다.

내년에 관련 예산이 확대돼도 선정대학 수는 늘지 않을 전망이다. 오태석 대학선진화과장은 “선정 대학 수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선정된 대학에는 대학별 예산 지원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선정 대학 수는 비슷하게 가져가면서, 대학별 지원 규모를 늘리겠다는 얘기다.

교육역량강화사업에 대한 진입 장벽도 풀린다. 이날 총회에서 문성모 서울장신대 총장은 “교단 운영 신학대는 교육역량강화사업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며 신청 제한을 풀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기봉 교육선진화정책관은 “신학대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역량강화사업을 대폭 손질하고 있다”며 “사업 신청과 관련한 진입 장벽은 모두 풀어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에 올해 사업계획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 대학 구조조정에서도 입장 차 = 대학 구조조정에 관한 의견 교환도 있었다. 이주호 장관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초·중·고교에 대한 지원을 고등교육으로 돌려야 한다”는 요구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 장관은 “모든 대학에 보편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은 향후 10년 후를 생각하면 가능하지 않다”며 “학생 수가 급감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지원 방식은 오히려 정부가 대학 구조조정을 지연시킨다는 비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균등 지원보다는 대학 경쟁력을 강화하고 구조조정을 촉진하는 방향을 유지할 것”이란 말도 덧붙였다.

급감하는 국내 입학자원을 해외 자원으로 대체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박철 한국외대 총장은 “대만의 경우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규모인데 4년제 대학이 160개나 있다”며 “급감하는 국내 학생을 외국 학생으로 대체하면 대학이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대학 구조조정이 긍정적 시나리오로 갈 수 있다. 그러려면 우수 해외 학생을 유치할 수 있도록 대학들의 질적 제고가 선행돼야 한다”며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 구조조정이 오히려 고등교육이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모든 대학이 경쟁력을 갖춰 해외 학생을 유치하는 긍정적 시나리오를 정부도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 : 한명섭 기자
신하영 기자 (press75@unn.net) | 입력 : 11-01-21 오후 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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