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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해규 한나라당 의원“공공성 해치는 인사, 정이사 배제돼야”
교과위원에게 듣는다(3) 임해규 한나라당 의원
“정부 등록금 동결 요청은 대학자율화와 배치”
“정부 안 나서도 시장에 의해 구조조정 될 것”

“대학의 공공성을 해치는 특정인물은 정이사 선임에서 배제해야 한다.”

교육학을 전공한 임해규 의원은 국회 ‘교육통’으로 통한다. 재선의원으로 교육위(17대)·교과위(18대) 간사를 지냈다.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ICL) 등 현 정부의 굵직한 교육정책도 그가 대표 발의해 빛을 볼 수 있었다.

오랫동안 교육문제에 천착해 와서인지 인터뷰 내내 ‘소신 발언’이 쏟아졌다. 정부가 등록금 동결을 독려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대학 자율화와 배치된다”고 주장했을 정도다.

법인화와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소신을 폈다. 대학 구조조정에 대해선 “부실 대학은 시장에 의해 자동 퇴출되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지 않아도 된다”고 지적했다. 국립대 법인화는 “고등교육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합의과정을 충분히 거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학에 대한 재정지원에 대해선 체계화된 방향을 제시했다. “내국세의 8%인 10조원 정도로 정부 재정지원을 늘리고 5조는 등록금에, 2조는 교육의 질 관리, 3조는 연구비 투자에 써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현 정부출범 전 이명박 후보의 선대위 교육정책위원장을 지냈다. 임기가 절반이 훌쩍 넘은 시점에서 아쉬운 교육정책이 있다면. 아울러 그것에 대한 복안이 있다면 말해 달라.

“교육과학기술부에서 ‘교육’의 영역이 축소됐다는 점이다. 2008년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가 통합, 지금의 교과부가 되면서 교육에 할애하는 부분이 줄었다. 지금 교과부는 초중등과 유아교육 일부에 너무 치중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였을 때는 고등교육부터 직업훈련 교육까지 포괄하는 ‘평생교육체제’를 표방했다. 초고령사회 진입단계에서 평생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이를 더 발전시켜야 하는데 교과부로 통합되면서 오히려 축소된 것이다. 그래서 이주호 장관에게 올해를 평생교육체제를 만드는 해로 해보자고 제안했다. 이제는 고교 입시 문제로 온 나라가 들썩거리는 산업시대 아젠다에서 벗어나 평생교육체제를 확립하는 데 교과부가 힘을 쏟아야 한다.”

- 임 의원께서 출간한 책 ‘교육대통령대계’를 보면 등록금 문제에 많은 고민을 할애하고 있다. 현 정부의 핵심 등록금 정책인 ‘든든학자금’의 이용률이 정부 예상보다 저조한데... 등록금 문제를 타계할 대안이 있다면?

“그간 대학등록금 부담은 학부모의 몫이었다. 이는 노후를 담보로 하는 것이다. 이를 학생과 학부모가 분담하자는 게 바로 ICL제도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이 제도를 이용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보편화 될 것으로 본다. 그러나 아직까지 “내 자녀 학비는 내가 낸다”는 학부모들의 인식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제도의 이용을 꺼리는 학생들로 인해 이용률이 저조하다. 이 제도가 모든 학생에게 학비부담을 떠안기는 것은 아니다. 제도 자체가 10%의 결손률을 예상하고 있다. 일정 소득이 발생하지 않는 사람들을 예상, 국가가 대출금의 결손비용을 보전하는 것이다. 이처럼 ICL은 소득재분배 요소까지 포함한 합리적 제도다. 최근 정부가 사립대에 등록금 동결 요청을 했는데 이는 대학자율화 기조에 배치된다. 등록금 부담은 ICL제도를 통해 학부모와 학생이 분담하고, 결손비용에 대해선 국가가 부담하며 해결해 나갈 수 있다.”

-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 재정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2009년에는 내국세 8%를 고등교육 교부금으로 확보, 대학 재정지원을 늘리도록 법제화 한다고 했는데, 현재 어디까지 추진이 됐으며, 대학 재정지원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면?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 재정지원을 OECD 평균인 GDP 1%정도로 올려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0.5%수준이다. OECD 국가의 평균 취학률이 우리보다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OECD평균에 대입하는 것이 꼭 합리적인 기준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1%까지는 올려야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다. 내국세의 8%(10조원)면 OECD평균수준에 이를 수 있다. 이를 모두 등록금에 투입하지 않고 5조는 등록금, 2조는 교육의 질 관리, 3조는 연구비 투자 등을 통해 대학재정을 늘리는 데 사용해야 한다.”

- 고등교육재정지원법안은 현 대학가의 화두인 구조조정 문제와도 연관이 있다. 대학평가기관에서 인증을 받지 못했거나, 정원 미달학교에는 교부금을 지원하지 않는 것이 골자인데, 임 의원이 구상하는 대학 구조조정 방향은?

“부실대학은 시장에 의해 자동 퇴출된다. 정부가 나서지 않아도 된다. 이들 대학의 퇴출을 돕는 제도는 이미 만들어지고 있다. 재단에 잔여재산을 환원해 주는 법안이 그 것이다. 다만 대학의 부실을 초래한 재단에 재산을 돌려주는 것에 대해선 논란의 소지가 있다. 때문에 학교법인이 다른 법인으로 우선 청산하게 하고, 일정 액수만 설립자가 환수하는 식으로 법안을 다듬을 필요가 있다.”

- 임 의원은 국정감사 등에서 국립대 문제(국립대 시간강사 의존도, 입시전형료 장사 등)를 집중 거론해 왔다. 그렇다면 법인화에 대한 견해는 어떠한가?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문제점 중 하나가 공공성이 낮다는 점이다. 고등교육의 최저안전판은 필요하다. 그게 바로 국공립대다. 수도권 집중현상과 지역편차로 인한 교육격차가 ‘소득격차’로 이어지는 현실이다. 국가가 각 지역의 거점 국립대를 잘 유지해 교육의 공공성을 지킬 필요가 있다. 일각에선 국립대와 사립대의 등록금 차이를 불공평의 문제로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지방 국립대에 가는 학생들에 대한 인센티브로 필요하다고 본다.”

-서울대 법인화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서울대 법인화 법이 통과된 이후 지역 거점국립대에서도 법인화 논의가 한창인데.

“전체적으로 봤을 때 국립대 법인화는 맞는 방향이다. 법인화를 통해 연구력 쇄신 등의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쟁만을 위한 법인화는 무리라 본다. 서울대가 법인화를 통해 성공적 사례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지역 국립대의 경우에는 교수들이 반대한다면 법인화가 쉽지 않을 것이다. 지역 국립대가 법인화 될 경우, 경쟁력이 있는 지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각 지역 국립대 교수들이 서울대 진행과정을 보면서 지역 국립대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각자의 방안을 모색, 제안해도 된다. 섣불리 법인화를 추진하기보다 고등교육 전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합의과정을 충분히 거쳐야 한다.”

-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현 정부 들어서, 분규 사학에 종전이사 중심의 정이사를 선임하고 있다. 그로 인해 조선대 등은 정상화 이후 1년이 지났음에도 내홍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데, 사학의 공공성보다는 사유재산권을 중시, 종전이사측에 이사진 과반수 이상을 배분하는 것에 대한 견해는?

“사분위 위원장은 대법관이 추천한 법조계 출신이 맡고 있다. 법조계는 사립대의 특성상 공공성 보다는 사유재산을 더 중시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정이사라도 대학의 공공성을 해치는 특정인물은 배제해야 한다고 본다. 다만 제도가 보여주는 한 두 가지 부작용을 문제 삼아 제도 자체의 존폐를 논해서는 안 된다. 사분위의 권위를 확립하고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선 독립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 사분위가 독립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사분위원 가운데 전임, 상근자를 두고 독립적인 사무국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그에 앞서 사학법인이 대학의 공공성을 높이는 일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필요도 있다. 사유재산이 갖는 의미는 쉽게 퇴색된다. 전통 있는 대학을 만들기 위해선 공공성을 쌓아야 한다.”

홍여진 기자 (dike@unn.net) | 입력 : 11-01-26 오전 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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