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총장 백성기)은 정성기 전 총장<사진>이 지난달 말 2억 5천만 원의 발전기금을 전하고 조용히 강단을 떠났다고 1일 밝혔다.
정 전 총장은 지난달 28일 ‘케미컬 바이올로지(Chemical Biology)의 최근 동향’이란 주제로 미니 심포지엄을 연 데 이어 동료 교수와 직원, 제자들과 함께 조촐한 퇴임 기념 만찬을 가졌다. 포스텍 측은 정 전 총장을 명예교수로 추대했다.
지난 1998년부터 2002년까지 포스텍 제3대 총장으로 재임하며 대학 발전을 이끌었던 그는 국내를 대표하는 생유기화학자로 알려져 있다. 총장을 지내면서도 17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하고 국내·외 특허를 여럿 보유할 정도로 왕성한 연구·교육 활동을 펼쳤다.
정 전 총장은 퇴임 전에도 교수로 재직하며 2억 2천만 원의 발전기금을 내놨다. 이 기금으로 선친의 호인 ‘아운(亞雲)’을 따 세계적 석학 초청 프로그램 ‘아운강좌’를 만들었다. 또한 박사 학위 수여 예정자 가운데 기초과학 분야 우수 논문 발표자에게 주는 ‘정성기 논문상’을 제정하는 등 후학 양성에도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특히 아운강좌에는 노벨화학상 수상자 장 마리 렌(Jean-Marie-Lehn) 교수,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피터 도허티(Peter Doherty) 교수를 비롯해 필즈상 수상자 에핌 젤마노프(Efim Zelmanov) 교수 등 쟁쟁한 석학들이 초빙돼 강연하기도 했다.
총장 재임 시절에는 소수정예 우수 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춰 커리큘럼을 전면 개편하고 조기입학제, 무(無)학과제 도입을 이끌었다. 이와 함께 포스코로부터 4천억 원의 기금을 출연받아 대학 발전의 토대를 닦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정 전 총장은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얼바나샴페인)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예일대 연구교수, 텍사스 A&M대 교수를 역임했다. 1987년 포스텍 개교 당시 화학과 교수로 부임해 교무처장, 화학과 주임교수 등을 거쳐 총장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