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우린 장애인이란 말에서 왠지 모를 거부감과 어색감을 느끼고 도와줘야 할 사람들이란 생각을 하곤 한다. 하지만 진정한 도움은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친구로 마음을 열어주는 게 아닐까?
크리스마스트리가 시내에 나오고 구세군도 등장하는 요즘, 1990년 창단 이후로 청각장애인에게 주기적인 봉사활동과 연극, 장애체험 등을 통해 우리 주위의 진정한 이웃으로 활동하고 있는 ‘손짓사랑회’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수화를 통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으로 봉사하는 ‘손짓사랑회’는 2000년 현대아산재단에서 ‘봉사대상’ 을 받은 ‘범생 동아리’이기도 하다.
◆ ‘또 다른 언어로 세상과 만남’
‘손짓사랑회’는 매 월요일마다 수화기초반을 운영, 신입생들에게 기본교육을 시킨다. 한 학기가 지나면 총각장애인 전문기관인 청음회관에서 수료식을 갖고 본격적인 봉사활동을 시작한다고 한다.
주말에는 조계종 광림사에 있는 연화원에서 청각장애인들을 만나 그들과 대화를 나누고 청소, 식사 등을 돕는 봉사를 한다. 회장을 맡고 있는 최명호군(멀티미디어공학·2)은 “청각장애인분들은 일반인들과 대화하는 걸 참 좋아해요. 가끔씩 너무나 순수한 모습에 깜짝 놀라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그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와 같은 세대를 살고 똑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란 생각을 가지게 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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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각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수화로 노래를 부르는 '손짓사랑회' 회원들 |
이런 장애인 분들과 만남을 통해 오히려 배우고 반성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대학에 들어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이 동아리를 가입했다는 김유리양(화공·1)이 이런 경우이다.
“내가 도움을 줘야 된다는 생각부터 잘못됐다고 느꼈어요. 단지 말하는 방법이 다른 뿐인데, 은연중에 내가 낫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 부끄러웠어요.”
‘손짓사랑회’ 회원들은 청각장애인 분들이 다양한 표정을 가지고 숨김없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에서 어쩌면 이런 것이 일반 사람들이 갖지 못하는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많이 했단다.
◆ 어색함에서 반가움 그리고 친구로···
청각장애인들과 정말 마음을 터놓고 친구로 다가설 수 있는 계기는 ‘사랑이 보이네요’라는 제목으로 수화연극을 준비하면서부터 였다고 한다. 한 달을 거의 합숙을 하다시피하면서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됐고 연극연습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고···
거기에 학기 중에 있었던 일일찻집에서 5곡을 수화로 발표하고 그 기금을 모아 봉사활동을 하면서 더욱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김기문군(경영·2)은 “수화는 또 다른 언어였고 가슴으로 사람을 사귀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었다”고 속내을 밝혔다.
인터뷰 내내 한쪽 구석에서 공부(?)만 하고 있던 이 동아리 최고참 김차훈군(전기공학·4)은 한마디 해달라는 부탁에 이 말만 했다.
“전 수화를 잘하지도 못하고 활동도 열심히 하지 않았어요. 근데 여기 사람들은 참 좋은 친구들인 것 같아요.”
열 손가락으로 세상에 사랑을 전하고 있는 ‘손짓사랑회’, 올 겨울에도 가슴 훈훈한 활동으로 청각장애인들과의 만남을 이어가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