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백신의 아버지’로 불리며 매년 노벨상 후보자로 거론되는 피터 김 머크(Merck)사 연구소 사장<사진>이 포스텍의 3호 명예 박사로 추대된다. 포스텍은 11일 열리는 졸업식에서 피터 김 사장에게 명예 이학 박사 학위를 수여한다고 밝혔다.
재미교포 2세인 피터 김 사장은 미국 코넬대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20대에 MIT 생물학과 교수로 채용됐다. 이후 세계적 의학연구소인 화이트헤드와 하워드 휴즈 연구소, 미국 국립보건원 등에서 수준 높은 연구 활동을 펼쳐왔다. 그간 ‘네이처’·‘사이언스’지 등 유명 학술지에 3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특히 그는 1997년 발표한 ‘에이즈 바이러스의 인체 세포 침투 메커니즘’ 연구로 일약 세계적 과학자로 올라섰다. 이 연구는 그가 진행해온 ‘작살 구조(coiled coil)’ 단백질 관련 연구에 바탕한 것으로, 에이즈 바이러스에 작살과 같이 붙어있는 단백질이 세포막을 뚫어 발병하는 메커니즘을 구명했다.
당시 의생명 분야의 대표적 미해결 문제로 남아있던 바이러스 침투 메커니즘을 밝혀낸 그는 30대에 미국 국립학술원 회원으로 선임됐다. 지난 2000년 다국적 제약기업인 머크사의 연구 책임자로 자리를 옮겨 현재는 약물과 백신 R&D 부문을 책임지고 있다.
포스텍 측은 “피터 김 사장은 MIT 교수직에 머물지 않고 과감히 제약 산업에 도전했고, 학술 연구가 이론이 아닌 인류 삶의 질 향상에 실제 도움이 되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왔다”며 “이런 점이 이공계 학자, 학생들에게 귀감이 될 것으로 판단해 명예 박사 학위를 수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피터 김 사장은 “개교 당시 아시아에서도 주목받지 못했던 포스텍이 짧은 시간 동안 세계적 대학으로 성장한 사실이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 자랑스럽다. 포스텍의 명예 박사로 함께 할 수 있게 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앞서 포스텍은 2003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로데릭 매키넌 록펠러대 교수에게 지난 2006년 처음 명예 이학 박사 학위를, 지난해 김종훈 벨연구소 사장에게 두 번째로 명예 공학 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피터 김 사장은 이번에 포스텍의 세 번째 명예 박사로 추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