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 예비비로 총학 해외 탐방 보내 논란
예비비 2000만원 들여 홍콩으로 ‘글로벌 문화탐방’ 보내
학교 측, ‘매년 보냈던 리더십 트레이닝이다’ 일축
아주대가 총학생회 해외 문화 탐방으로 예비비 2000만원을 지출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어용총학을 만들기 위한 물질적 보상이 아니냐는 대학평의원회의 의혹이 제기되면서 교수회, 학생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4일 아주대 대학평의원회가 작성한 ‘예산자문을 통해 드러난 문제점’ 문건에 따르면 학생자치기구 임원과 총학생회 집행부 등 13명은 지난해 8월 27일부터 홍콩으로 ‘글로벌 문화탐방’을 다녀왔다. 그러나 학교 측이 학생들 부담금 260만원을 제외한 2000만원을 학교 예비비에서 지출한 것이 드러나면서 대학평의원회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대학평의원회 관계자는 “예비비는 말 그대로 계획하지 않았던 긴급한 일이나 중요한 일에 대비하기 위해 미리 책정된 돈“이라며 “학생 간부 문화탐방이 그동안 해오던 행사라면 학생처에서 예산을 편성하는 게 맞고, 그렇지 않더라도 예비비 사용 전에 중요하고 시급한 일인지 판단하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지출에 대한 적합성을 따져 봤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예비비를 쓴 것은 불법이 아니지만 벌어진 상황을 보면 학교와 총학생회 간 일종의 유착이고, 학교가 당근으로 총학생회를 회유한 것이란 의심을 지우기 힘들다”며 “실제로 지난해 총학생회 학생들은 자신들의 현수막으로 교수회가 걸어놓은 현수막을 가리고 걸어놓은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문화 탐방이 ‘어용총학 만들기’라는 지적이다.
한 교수회 관계자는 “학교 측은 정책적 판단에 따라 학생 간부들의 해외 문화 탐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며 “학생들 문화 탐방은 정책적 판단이 아니라 교육적 판단에 따라 이뤄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어 말했다.
이번 논란을 두고 아주대 학생들 사이에서도 학교 측과 총학생회에 대한 질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아이디 ‘차우차우’는 “차 안 뽑은 대신 여행 다녀 왔네”라며 학교 홈페이지에 올라온 대학평의원회 글을 학생 커뮤니티에 올렸다. 이 글을 본 학생들은 ‘놀랍고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아이디 ‘이플’은 “학생회 간부하면 20만원만 내고 해외여행 다녀올 수 있는건가요?”라며 반문했고, 아이디 ‘속꽉남99.9’는 “당신들은 우리 부모님이 피땀 흘려 벌어 내 주신 내 등록금이 그렇게 우스워 보입니까?”라며 학교 측과 학생 간부들을 비판했다. 아이디 ‘벌레’ 는 “커뮤니티 안온 사이에 충격적인 일들이”라며 탄식하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학교 측에 따르면 ‘글로벌 문화탐방’은 학생 간부들에게 리더십 트레이닝(Leadership Training·이하 LT)의 일환으로 2006년부터 보내왔던 것이고, 예산도 매년 비슷한 수준이다. 예비비 지출에 대해서도 학생처 예산을 학교 측 예비비로 맡겨둔 것 뿐 이라고 해명했다.
학생처 관계자는 “총학생회 LT 비용은 학생처에서 책정되는 게 맞다. 하지만 각 행정부서마다 이월금액이 많을 경우 예산을 뻥튀기했다는 학생들의 지적이 이어지면서 예산을 타이트하게 잤다”며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행사 비용 등이 줄었고, 때문에 2007년부터는 추경 예산을 배정하거나 이번처럼 예비비로 문화 탐방을 보내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글로벌 문화탐방은 2006년부터 총학생회가 LT의 일환으로 간 것이고, 해외로 간 것도 올해가 처음이 아니”라며 “본래 제주도로 3박 4일 다녀오려 했으나 홍콩 2박 3일이 더 저렴하다고 해 해외로 다녀온 것 뿐”이라고 논란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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