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올리는 게 정부지원 보다 낫다(?)
3% 초과 인상 시 등록금 수입액 > 교육역량강화 지원금
수도권 평균지원 23억, 등록금 수입 증가는 50억 안팎
“내년 등록금 인상률에 올해 인상분 누적 반영” 계산도
올해 교육역량강화사업이 공고됐다. 지난해보다 등록금 인상지표의 반영비율이 높아진 게 특징이다. 그럼에도 등록금 인상률을 3% 넘게 올린 대학들이 있다. 재정지원사업과 등록금 인상 간의 함수관계를 따져보자.
최근 교과부가 발표한 ‘2011년 대학 교육역량강화사업 기본계획’에 따르면, 사업 선정 시 등록금 인상수준 지표가 10% 반영된다. 작년에 비해 반영비율이 5% 높아진 것이다.
다른 변수를 동일하게 설정하면, 등록금을 동결한 대학과 5% 인상한 대학 간의 점수 차는 3.6점이다. 인상률 3%까지는 점수 차가 크게 나진 않지만, 3%를 넘긴 대학은 동결한 대학과 점수 차가 크기 때문이다. 100점 만점 중 1~2점에 따라 사업 선정·탈락이 결정된다는 교육역량강화사업의 특성상 3점이 넘는 점수 차는 상당하다.
그럼에도 등록금 인상률을 3% 넘게 결정한 대학들이 있다. 이들 대학의 속내는 어떨까. 올해 등록금 인상률을 4.9%로 결정한 동국대는 재정압박이 너무 심해 5% 가까운 인상이 불가피 했다는 입장이다. 동국대 관계자는 “2009년과 2010년 등록금을 동결하면서 재정적 어려움이 컸다”며 “물러나는 오영교 총장이 등록금 인상에 대한 짐을 지고 가겠다는 뜻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작년에도 교과부가 2010년 등록금을 동결하면 교육역량강화사업에 반영하겠다고 했는데 2008년~2010년까지 3년치의 평균값 반영하더라”며 “올해 등록금을 올리더라도 지난 2년간의 동결한 결과가 반영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실제 교과부는 지난해도 교육역량강화사업 선정 시 ‘등록금 인상’ 지표를 반영했다. 3년간의 등록금 인상액·인상률을 포함한 지표 값을 쓴 것이다. 2010년·2009년의 인상 수준을 알아보기 위해 각각 2009·2008년 등록금 데이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당시보다 반영률이 5%에서 10%로 늘었다. 또 인상률을 3%를 초과하는 대학은 3% 미만 대학보다 점수를 낮게 받도록 설계된 계산식을 쓴다.
때문에 동국대의 경우 똑같이 2년간 등록금을 동결한 대학과 비교할 때 이 부분에서 점수 차가 3.5점 정도 차이가 날 수 있다. 2010년과 2011년의 등록금 절대수준·인상률을 합산하는 지표에서, 올해 등록금 인상률을 제외한 다른 조건을 동일하게 설정했을 때 나타나는 차이다.
그렇다면 등록금을 4.9% 올렸을 때와 교육역량강화사업의 재정지원을 받았을 때의 손익계산은 어떨까. 동국대의 경우 오히려 등록금을 4.9% 올렸을 때의 재정 수입이 더 많았다.
2010년 현재 동국대 학부 등록금 총 수입액은 977억4866만원이다. 등록금 1%를 올리면 9억7700만원의 재정 수입이 발생한다. 4.9% 인상한다면 47억8700만원의 추가적인 등록금 수입이 생긴다는 예기다.
교과부 교육역량강화사업 공고에 따르면 올해 예산은 2419억6000만원이다. 이중 사업관리비(13억원)를 제외한 순수 대학 지원금은 2406억6000만원이다. 이를 수도권 28개교, 지방 52개교에 배분한다. 수도권 대학엔 대학 당 평균 23억원이 지원된다.
손익 계산만으로 따진다면, 재정지원사업을 포기하고 등록금을 4.9% 올리는 게 ‘남는 장사’다. 그러나 동국대 관계자는 “올해 등록금을 올리더라도 과거 2년간 동결한 실적이 있기 때문에 (지표상으로)그렇게 밀리지 않을 것이란 판단을 했다”며 이 같은 손익계산이 있었음을 부인했다.
하지만 올해 등록금 인상률은 차기년도 등록금 수입에도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차기 연도 등록금 인상률을 결정할 때 올해 인상분이 누적 반영되기 때문이다. 동국대를 예를 들면, 올해 4.9% 인상 시 내년도 학부 등록금 수입액은 올해 997억4800만원에서 1045억3500만원으로 늘어난다. 내년 인상률엔 이 누적액을 반영한 등록금 인상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올해 4.7% 인상률을 결정한 건국대도 비슷한 사례다. 건국대 학부 등록금 총 수입액은 1124억5400만원이다. 등록금을 1% 올릴 때 재정수입에서 11억2400만원이 늘어난다. 4.7% 인상안이 그대로 실현된다면 총 52억8300만원의 추가 등록금 수입액이 발생하는 것이다. 교육역량강화사업 수도권 평균 지원액 23억원의 2배가 넘는 액수다.
건국대 내부에선, 교육역량강화사업 선정 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본부에서 4.7% 인상안을 결정했다. 이 과정에 이런 손익계산이 전혀 없었다고 보기가 어려운 대목이다.
대학 측은 이를 부인한다. 건국대 관계자는 “등록금을 올리면 포뮬러 지표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을 냈지만, 지난 2년간 등록금 동결로 재정압박이 심하다는 점이 더 크게 반영됐다”며 “등록금 인상 지표에서 손해를 봐도 취업률 등 다른 지표가 있기 때문에 교육역량강화사업을 포기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 방식을 3.9% 인상률을 결정한 인하대에 적용해도 마찬가지다. 인하대는 2010년 학부등록금 총 수입액이 1300억원 정도다. 3.9% 올리면 총 50.7억원의 재정수입이 발생한다. 교육역량강화사업 평균 지원액 23억원을 2배 넘게 초과한다.
물론 대학들이 이런 손익계산만으로 등록금을 인상했다고 볼 수 없다. 그런 만큼 재정압박이 심했다는 얘기다. 건국대 관계자는 “등록금 인상 여파로 교육역량강화사업에서 탈락한다면 대학입장에선 안타까워할 일이지만 ‘설마 떨어지겠나’ 하는 생각이 있다”며 “특히 올해는 본·분교가 분리돼 신청할 수 있기 때문에 사업선정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 등록금 동결 분위기 속에서도 인상을 결정한 연세대 등이 교육역량강화사업에 선정되면서, 이를 보상 받고자하는 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년간의 동결로 절대액수가 비교적 낮아졌고, 그간의 재정압박을 보상받겠다는 계산도 깔려있단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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